삶에서도 축구에서도 다음 모퉁이를 돌면 어떠한 일이 나타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어제까지만 해도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일을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대도 있다. 아무런 일도 제대로 풀리지 않다가 갑자기 기회가 나타난다. 오랜 시간 기다려 온 보람도 느끼게 된다.
얼마 전 나는 윤석영이 QPR 주전에 들어갈 확률이 매우 낮다는 의견을 드러냈었다. 그 확률은 소녀시대 유리가 트위터로 내 전화번호를 묻고 커피 한잔 마시자는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트위터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받았다면 마음을 가라앉힌 뒤 멋진 문장으로 답변을 보냈겠지만, 유리가 내 앞에서 직접 그렇게 말했다면 얼굴이 빨개져서 더듬거리며 아무 말도 못 했을 것 같다!
그러한 나의 반응을 2만 명의 사람들이 직접 보고 전 세계 수백만의 시청자에게 전달되었다면 어땠을까? 지난주 리버풀전에서 윤석영에게 일어난 일도 비슷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고 1월에 다시 임대를 갈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윤석영이 선발로 출전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는 나에게 삼겹살-오겹살에 이어 축산업자들이 칠겹살도 개발한다는 이야기만큼이나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윤석영은 실제로 경기에 출전했고 그 상대는 지난 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준 팀이었다. 양 팀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에서 리그에 데뷔했고 전 세계의 많은 팬들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윤석영은 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이하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