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태연은 갔습니다.
분홍 산빛을 깨치고 엑소 플레닛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다만세는 차디찬 티끝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발차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의 향기로운 태연의 노랫소리에 귀 먹고 꽃다운 태연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팬질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
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열애설은 뜻밖에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열애설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태연은 갔지마는 나는 태연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태연의 사랑을 휩싸고 돕니다.
--------------------------방연게에 님은 갔습니다란 댓글을 달려다 문득 생각나서 끄적거려봅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