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쩜 좋아(Mamma Mia), 우리 딸.” “엄마!”
영락없는 모녀 사이다. 비록 무대에서 모녀로 맺어졌지만 무대 밖에서도 살갑게 이야기를 하고 장난 치는 모습이
실제 모녀라고 봐도 좋을 정도였다. 18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시어터에서 만난 최정원(47)과 서현(25)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들은 24일∼6월 4일 샤롯데시어터에서 펼쳐지는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 뮤지컬인 ‘맘마미아’의 주인공 도나와 그의 딸 소피로 출연한다.
마치 뮤지컬의 한 장면 같았다. 최정원(오른쪽)과 서현은 사진기자가 주문하기도 전에 포즈를 착착 맞추는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특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극 중 노래인 ‘허니, 허니’를 똑같은 순간에 같이 불렀다.
스웨덴 출신의 혼성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절묘하게 엮어 만든 이 작품은 2004년 국내에서 초연됐다.
이후 서울을 포함해 33개 도시에서 1400여 회 동안 17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국내 최고 수준의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도나’ 역 최정원
2007년부터 맡은 역인데 또 오디션 악몽 꿀 정도로 마음고생 심해
‘소피’ 역 서현
350 대 1 경쟁률 뚫고 배역 꿰차 ‘소녀시대’와 다른 나를 보여줄 것
최정원은 2007년부터 도나 역으로 맘마미아와 인연을 맺은 뒤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 역할로 사랑받아왔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서현은 이번이 세 번째 뮤지컬로 35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소피 역을 꿰찼다.
최정원에게 이번 도나 역은 남다르다. 도나 역이라면 누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그였지만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냈다.
오디션 자체가 자존심 상할 법도 했다. “도대체 나에게 뭘 원하는 건지 걱정도 됐어요.
오디션을 앞두고 악몽을 꿀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죠. 결국 고민 끝에 4년 전 마지막 공연 때의 느낌으로 갔어요.
다행히 제가 꿰차게 됐죠(The Winner Takes It All.)”
서현에게 ‘맘마미아’ 같은 대형 뮤지컬은 처음이다.
게다가 최정원 남경주 신영숙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부담이 크지만 자신만의 소피를 보여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제가 친한 사람 앞에서는 다 보여주는 스타일이에요.
이번 맘마미아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댄스도요(Dancing Queen.) 제가 살아온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피를 보여주고 싶어요.”
‘맘마미아’는 도나와 소피, 모녀지간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특별한 사춘기를 지낸 서현과 사춘기를 겪었던 딸을 둔 최정원 모두에겐 특별할 수밖에 없다.
“확실히 사춘기를 겪은 딸을 경험해 보니 도나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딸이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Slipping Through My Finger)이 들었어요.
어쩌면 도나의 감성에 맞는 나이가 된 것 같아요.”(최정원)
“10대 때는 숙소에서 거의 생활했어요. 그만큼 어머니와 함께 지내지 못했어요.
성인이 된 뒤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사춘기 때 못한 다툼을 하긴 하지만 좀 더 어머니의 도움(SOS)도 받고, 그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서현)
최고의 자리를 오래 유지하고 있는 최정원과 평생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I Have A Dream)이 있는 서현.
모두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다른 길을 걷지 않고 뮤지컬 무대만 20년 넘게 지킨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거예요.
제 연인(Honey, Honey)이죠. 계속 무대에서 살고 싶어요.”(최정원)
“지금껏 가장 잘한 선택이 뮤지컬 배우예요. 음악으로 맺어진 덕분이죠.(Thank You For The Music)
공연을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최정원 선배님처럼요. 하하.”(서현)
※기사에 나오는 영문은 모두 ‘맘마미아’에 나오는 노래 제목이다.
http://news.donga.com/3/all/20160224/766504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