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가 동시대의 걸그룹 카라 등보다는 음역대를 낮게 설정하던 그룹이기는 해도, 걸팝을 부르는 팀이 나직한 저음을 전면에 선보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돌아보면 소녀시대의 활동곡 대부분은 중-고음역대를 힘있게 불러내는 튠이었고 그래서 윤아의 이런 목소리를 들어볼 기회는 거의 없었다. 별스러울 것 없는 기타팝이지만, 윤아 보컬의 발견만으로도 충분히 들어볼 가치가 있다. 실로 디스커버리라 할 만하다. 가을 날씨에 곁에 두기 좋을 트랙.
리드미컬한 질감이 살아있는 어쿠스틱 기타가 섬세하게 톤 변화를 보이면서 정조를 담아낸다. 곡의 흐름은 보컬이 주도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질감이 상당히 넓은 공간에 퍼지며 떠도는 공기처럼 표현된다. 거의 챔버팝에 가까운 기분마저 드는 분위기가 보컬의 ‘예쁨’을 두드러지게 하면서 또한 공간감의 좋은 조화를 선보인다. 바람결처럼 연출된 드럼이 문득 빠져나가고 리듬 악기는 퍼쿠션만 남은 상태에서 약 1분이 지속되는데, 속도감의 변화에서 오는 공허하고 쓸쓸한 느낌이 매력적이지만 에필로그로서는 조금 길어 여운을 흐린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