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예지원(44)과의 인터뷰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했다. 무용을 주제로 한 1인극이랄까. 말을 할 때마다 표정이 바뀌었고, 크고 작은 몸짓이 뒤따라왔다. 그는 10월13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서울무용영화제 홍보대사 맡은 배우 예지원
예지원은 무용과 인연이 깊다. 10살 때부터 무용을 배우기 시작해 35년째 해오고 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기 전엔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현 국립전통예고)에서 한국무용을 배웠다. 그는 “연기 오디션을 볼 때도 춤을 춰서 통과가 됐다”고 말했다.
2000년 개봉한 영화 ‘아나키스트’에서 조연으로 출연했을 땐 재즈댄스 실력을 뽐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생활의 발견(2002)’에선 아예 무용수로 나왔다. 당시 연기로 춘사영화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예지원은 “꼭 춤을 추는 역할이 아니라도 무용은 내 모든 연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슬랩스틱 코미디(몸짓이 크고 과장된 연기가 주를 이룬 희극)를 할 때도 무용이 큰 도움이 됐다.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에서 맡았던 엉뚱한 노처녀 캐릭터가 그 예다. 영화 ‘더 킥(2011)’에선 액션도 선보였는데, 역시 무용 덕분에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용이라고 하니 좀 어려운 느낌이 든다’고 말을 건넸다. 예지원은 “무용이든 춤이든, 내재된 흥을 표출하는 움직임이란 점에서 모두 같다”고 답했다. 이어 “걸그룹 댄스도 이런 점에서 발레와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소녀시대의 춤을 굉장히 좋아해요.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런 춤을 소화할 수 있지?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표현력도 정말 뛰어나죠. 가수를 떠나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투애니원도 그렇고, 빅뱅도 대단한 것 같아요. 한때 저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녀시대 춤을 따라해본 적도 있어요. 걸그룹 댄스를 즐기듯 무용도 즐기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