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강유전성 200% 증가 확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하프늄옥사이드(HfO2)'에 이온빔을 쪼여 강유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강유전성은 외부 자기장 등에 의해 물체의 일부가 양극이나 음극을 띠게 한 후, 그 성질을 유지하게 되는 것으로, 강유전성이 크면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보다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이런 성질 때문에 나노미터의 매우 얇은 막 상태에서도 우수한 강유전성을 통해 반도체 소자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최근 메모리, 트랜지스터 등의 산화물 기반 소자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강유전성을 지니는 물질(강유전체)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50나노미터 이하에서는 강유전성이 급격히 사라지고, 현재 반도체 산업공정에 적용할 수 없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위한 새로운 소재로 하프늄옥사이드가 주목받고 있으나, 반복적인 전기장 인가를 통해 강유전성을 높이는 후처리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여러 공정 조건들이 강유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공정상 한계가 있어 실제 구현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후처리 과정이나 복잡한 최적화 과정 없이 이온빔으로 하프늄옥사이드의 강유전성을 손쉽게 조절하고,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강유전성의 발현 정도는 산소 공공(산화물 재료의 결정 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져 비어있는 자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온빔을 이용해 산소 공공을 조절해 강유전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온빔을 실제 적용한 결과, 강유전성의 증가 원인이 산소결함 밀도와 연계된 결정구조 변화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온빔을 적용하지 않을 때보다 강유전성이 200% 이상 높아짐을 확인했다.
김윤석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온빔을 활용해 강유전성을 높여 고효율 반도체 소자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13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