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수요 줄고 재고 쌓이고 가격 내리고...반도체 혹한기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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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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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26개월만에 수출 역성장한 韓반도체올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팹리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시장의 매출 감소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거시경제 불확실성, 인플레이션 등으로 생활가전, 모바일 등의 수요가 하락세에 들어서면서 반도체의 판매량 또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메모리는 수요가 줄자, 가격이 하락세에 들어섰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의 혹한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올해 반도체 성장률 16.3→13.9%...8월 반도체 수출 7.8% 감소

시장조사업체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16.3%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말 13.9%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26.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5.1%에서 4.6%로 수정했다.

반도체 중에서도 메모리의 낙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WSTS는 올해 메모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7%에서 8.2%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는 0.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메모리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 빨강불이 켜진 것이다.

반도체 수요 감소는 곧장 국내 반도체 수출 감소로 나타났다. 메모리 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를 공급하는 팹리스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반도체 수출은 107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동월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26개월만에 감소한 것이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에서 20%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 품목이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요인은 스마트폰, 가전, TV 등의 소비 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지난 7월 발표에 따르면 올해 TV 출하량은 2억200만대로 전년 보다 3.8% 감소될 전망이다. 이는 2010년(2억1천만대) 이후 12년만에 최저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3.5% 감소한 13억1천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의 생산량이 줄어들자 반도체는 과잉 재고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제조업체가 다수 위치한 중국에서 부품 재고 증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올 2분기부터 중국 고객사에 칩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중국 고객사들이 칩을 미리 대량 구매했는데, 올해 세트제품 생산이 줄어들면서 고객사의 칩 재고가 많이 쌓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 재고 증가로 메모리 가격 줄줄이 하락세

메모리 수요처의 재고가 쌓이자 엎친데 덮친 격으로 메모리 가격은 하락세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당초 8~13% 하락한다고 전망했지만, 지난달 말 이를 13~18%로 확대했다. 이어 이달 1일에는 낸드플래시 웨이퍼 고정거래가가 30~35%로 더 떨어질 것으로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웨이퍼는 4분기에 20%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며 "업계가 4분기와 1분기 사이에 가격을 협상하는데, 재고 증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로 말했다.

D램 가격도 하락세다. 지난해 7월 D램 고정거래가격을 4.1달러로 정점을 찍고, 지난 8월 2.85달러로, 전월(2.88달러) 대비 1.04% 내렸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4분기 D램 가격이 10~15% 가량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과 그간 축적된 재고 등으로 인해 당분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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