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TSMC” 삼성전자, 혹한기 이겨낼 M&A 밑그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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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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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국내외 패키징 기업 M&A 물색 중
삼성 파운드리 최대 취약점, 반도체 IP 확보
TSMC 20~30%에 머무르고 있는 IP 보유량
디자인하우스와 파트너십 강화해 속도·생산성↑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전 세계적인 반도체 한파 속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다수의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자산(IP)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레거시(구공정) 시장에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M&A가 최선의 선택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1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최근 국내외 파운드리 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업계에서 패키징(포장)을 비롯한 후공정(OSAT) 기술력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어 미국계 기업이자 세계 2위 패키징 기업인 앰코(AMKOR)를 비롯해 크고 작은 기업이 삼성의 M&A 쇼핑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로 단기간에 각종 설계자산 확보 목표

반도체 분야는 기업 간 M&A가 매우 활발한 영역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확장현실(XR) 등은 분야에 따른 전문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반도체기업(IDM)은 모든 부문에 연구개발 투자를 하기보다 M&A를 선호한다.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각종 반도체 IP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 역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동차용 반도체, IoT, AI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인텔은 7년 전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전문 기업인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며 서버용, IoT,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화된 칩을 설계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너바나(Nervana) 등의 AI에 특화된 반도체 스타트업을 거액을 들여 인수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에 합류한 마코 치사리 부사장. /삼성전자 US 뉴스룸

삼성 안팎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M&A 사전작업은 DS부문 반도체혁신센터장인 마코 치사리 부사장이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사리 부사장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에 합류한 인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을 거쳐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에서 반도체 투자를 담당했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M&A 전담팀에서 다양한 대상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고 앞으로 삼성이 파운드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성장하기 위한 빈 퍼즐을 맞춰나가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고질적인 IP 부족 문제 해결해야 TSMC 잡는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업력이 TSMC보다 짧은 만큼 반도체 IP의 절대적 보유량에서 TSMC에 밀리고 있다. 반도체 IP란 자주 사용되는 하나의 반도체 설계가 하나의 ‘블록’으로 재산권이 된 것을 말한다. 특정 기능의 칩 설계를 마치 레고처럼 생산과정에 붙이는 방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즉 매번 칩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생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칩 출시를 가속화하는 한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TSMC가 최첨단 공정뿐만 아니라 14㎚(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28㎚ 등 구공정에서도 삼성에 늘 앞서는 것도 풍부한 반도체 IP를 기반으로 한 빠른 생산속도와 낮은 비용 덕분이다. 현재 TSMC가 보유하고 있는 IP는 지난해 기준으로 3만5000~3만7000개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TSMC의 20~30% 수준인 7000~1만개 수준의 IP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기업 종류별 사업 영역. /삼성전자

M&A와 함께 삼성은 올해 파운드리 관련 파트너 생태계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 경영진은 미세공정 고도화와 함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디자인하우스’ 기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하우스란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과 파운드리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가령 가전제품 기업이나 자동차 회사가 직접 원하는 성능과 기능을 갖춘 칩을 만들고 싶을 때 이를 디자인하우스에 의뢰하면 디자인하우스가 비용 대비 최적화된 칩을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해 납품하는 방식이다. 현재 에이디테크놀로지, 가온칩스, 세미파이브, 코아시아, 하나텍 등의 기업이 현재 삼성전자와 디자인솔루션파트너스(DSP)라는 이름으로 연합체를 구성하고 있으며 삼성은 올해 지속해서 관련 생태계를 키워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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