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마치고 쉬다가 도배시러님이 내주신 숙제를 뒤늦게 보고는 날밤 샜네요
애초에 저는 '登州東北海行'을 오해했습니다
이 것을 "등주에서 동북 방향 바닷길"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는 서북을 동북으로 잘못 적은 게 아니냐1), 동북이면 위치며 거리며 다 엉망이 되는데 실제로는 등주에서 연안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도는 바닷길이었을 것2)이고 이렇게 봐야 위치며 거리가 이치에 맞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정에서 1)은 틀리고 2)는 맞다는 것을 날밤을 새면서 확인을 했습니다
'登州東北海行'는 '登州海行入髙麗渤海道'을 설명하기 위한 글의 첫 도입부입니다
즉 登州東北海行는 "등주에서 동북 방향 바닷길"이 아니라 "등주에서 동북(지역)으로 가는 바닷길"로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이죠
가탐도리기에서 우리와 관계된 것은
ㅡ 영주에서 안동도호부로 가는 (육지) 길
ㅡ 등주에서 고구려ㆍ발해로 가는 바다 길
입니다
즉 등주에서 배를 타고 고구려ㆍ발해 지역으로 가는 경로를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북은 뱃길의 나아가는 방향이 아니라 등주에서 목적지로 삼은 고구려ㆍ발해의 위치인 것이죠
이 경로를
ㅡ 신당서 가탐도리기
ㅡ 성경통지
ㅡ 장황의 圖書編
ㅡ 독사방여기요
를 교차하여 고찰하였습니다
1. 신당서 가탐도리기
登州海行入髙麗渤海道
登州東北海行 過 大謝島 龜歆島 淤島 烏湖島 三百里, 北渡烏湖海 至馬石山東之都里鎮 二百里.
東傍海壖. 過 青泥浦 桃花浦 杏花浦 石人汪 橐駝灣 烏骨江 八百里, 乃南傍海壖.
2. 장황의 圖書編
沙門島爲解宋寨界 單山爲黃縣界 桑島爲馬停寨界 龜島爲昌邑縣界 歆末島爲壽光界 都里鎭爲蒲臺界 靑島爲利津界 黃島爲賓州界 直沽口爲寶低縣界 塔山爲盧龍衛寨界 南半洋山爲昌黎縣界 計一千二百里,抵遼東北半.
3. 성경통지
桃花島
新唐書地理志登州東北海行過大謝島龜歆島烏湖島三百里至都里鎮二百里東傍海壖過青泥浦桃花浦杏花浦
金史地理志興城縣有桃花島 按桃花島即桃花浦明初海運泊船于此今在寧逺州城南
1-S 가탐도리기의 경로
1) 300 리
등주(登州) ~대사도(大謝島) ~ 구흠도(龜歆島) ~ 어도(淤島) ~오호도(烏湖島)
2) 200 리
북쪽으로 오호해(烏湖海)를 건너서 마석산(馬石山)의 동쪽에 있는 도리진(都里鎮)
3) 800 리
도리진 ~ 청니포(青泥浦) ~ 도화포(桃花浦) ~ 행화포(杏花浦) ~ 석인왕(石人汪) ~ 탁타만(橐駝灣) ~ 오골강(烏骨江) ~ 오골강 인근 남쪽의 해연(海壖)
4) 총 1,300 리
등주 ~ 오골강 인근 남쪽 해연(해안)
2-S 도서편의 경로
沙門島(解宋寨) ~ 單山(黃縣) ~ 桑島(馬停寨) ~ 龜島(昌邑縣) ~ 歆末島(壽光) ~ 都里鎭(蒲臺) ~ 靑島(利津) ~ 黃島(賓州) ~ 直沽口(寶低縣) ~ 塔山(盧龍衛寨) ~ 南半洋山(昌黎縣) ~ 遼東北半.
計一千二百里
3-S 성경통지의 경로 (신당서 지리지를 인용하고 있으므로 가탐도리기와 같습니다)
登州 ~ 大謝島 ~ 龜歆島 ~ 烏湖島 ~ 都里鎮 ~ 青泥浦~ 桃花浦 ~ 杏花浦
먼저 가탐도리기와 도서편의 코스는 출발지가 등주, 목적지가 동북(도서편의 요동)인 점, 그리고 그 총 거리가 1,300 리로 같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경로를 나타냈다고 봐도 좋을 텐데요 경로상의 지명이 모두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도서편 경로에 가탐도리기와 일치하는 게 있습니다
가탐도리기의 龜歆島가 龜島와 歆末島도로 나타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중간 기착지는 都里鎭으로 같습니다
출발지와 목적지. 중간 기착지, 그리고 총 거리가 같다면 동일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서편에 경로상에 위치한 섬들이 속한 것으로 표시된 지명을 독서방여기요에서 찾아봤습니다
1) 解宋寨, 黃縣, 馬停, 昌邑, 壽光, 蒲臺, 利津, 賓州, 寶低
ㅡ 모두 산동에 속한 지명이었습니다
ㅡ 蒲臺(포대)의 경우 독서방여기요에서 찾을 수 없었는데 1420년에 익도(益都)를 점거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명나라의 당새아라는 인물이 산동 포대 사람인 것에서 포대가 산동에 속한 지명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즉 도리진은 산동에 있다는 말이죠)
2) 盧龍, 昌黎
ㅡ 너무 유명한 지명인데요 북직, 즉 지금의 하남ㆍ하북에 속한 지역입니다
즉 가탐도리기 경로와 출발지, 목적지, 중간기착지, 총 거리가 같은 도서편의 경로는 등주에서 출발하여 시계방향으로 산동ㆍ하북의 해안을 따라 요동으로 나아가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음은 성경통지의 경로입니다. 성경통지의 경로는 신당서를 따르고 있으므로 가탐도리기와 동일한 경로입니다 그런데 포인트는 거기가 아니라 그 다음의 금사 지리지를 인용한 부분입니다
金史地理志興城縣有桃花島 按桃花島即桃花浦明初海運泊船于此今在寧逺州城南
금사 지리지에 의하면 흥성현에 있는 것이 도화도이며 도화도, 즉 도화포는 명나라 초기에 이곳까지 배가 오가며 정박하였다.
지금 영원주의 성 남쪽에 있다
영원주는
지금의 랴오닝 성 후루다오 시(葫蘆島市), 즉 호로도 시는 임둔 태수장 봉니가 발견된 곳으로 금주(진저우) 시 근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