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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15 11:30
[기타] 목참판 묄렌도르프
 글쓴이 : 관심병자
조회 : 2,388  

http://m.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01051170217#Redyho

심한 근시안의 서양사람 하나가 안경을 쓰지 않은 채 고종황제에게
비틀거리며 세 번 엎드려 큰절을 했다. 「시니 구이구게 와 폴로
포시니ㅡ(신이 귀국에 와 불러 보시니ㅡ)」로 시작되는 충성 서약을
한다. 우리말을 로마자로 써서 며칠 전부터 외우게 한 충성 서약이다.
어른 앞에서 안경을 쓰면 안 된다는 주변의 권고를 지켜 안경을 벗었기로
거동이 비틀거리자 고종은 친절히 안경을 쓰도록 허락했다. 제도 개화를
위해 조정에서 청나라 이홍장 대신에게 인물 추천을 의뢰했고,
선택된 것이 독일인 묄렌도르프요, 대궐에 들어가 통리아문 차관급인
참판으로 임명받던 날의 광경이다. 목인덕이라는 한국 이름이
내려지고 참판 흉배의 관복에 남바위를 쓰고 출퇴근을 한 한국 거주
최초의 독일인인 것이다.

목 참판이 부인을 데리고 와 산 집은 민씨 세도의 핵심인물로 임오군란
때 살해당한 민겸호의 전동 집으로, 흉가로 비워두었던 집이었다.
천장이 낮아 허리를 굽혀야 하고 문지방이 높아 뛰어야 들 수 있는
것 이외엔 불만이 없다 했다. 그는 상해에 가 막대한 차관을 얻어다
세관·전신·우편·조선·광산제도와 기술을 근대화하고 유리공장을 

세웠으며, 새돈 찍는 기계를 독일에 발주했다. 800개의 소학교와 84개의
중학교를 세워 신식교육을 시작했고, 온가족이 연루되어 종이 되는
형사제도를 고치기도 했다. 목 참판의 주선으로 조선땅에 들어와
산업근대화에 종사한 서양인만도 수십명에 이르고 있다. 이 목 참판의
100주기를 맞아 오늘 그의 한국근대화에 미친 영양을 재평가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갑신정변이 일어났던 우정국 개국잔치 현장에는 목 참판도 있었는데 칼
맞은 민영익을 응급치료하고 자기 전동집에 데려가 의사 알렌을 부른
것도 목 참판이었다. 그를 중국에서 데려온 장본인이요 정치적
후견인이던 조영하가 살해당한 데다 영국·러시아의 역학구도에서
고종황제가 떠나지 말라고 만류하는 데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조선에 돌아가고 싶다」고 일기에 자주 써남겼지만 뜻은
이뤄지지 않았고, 조선을 위해 충고한다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왕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누구의 말에나 귀를 기울이지 말고, 공무에
관한 보고는 소관 대신으로부터만 듣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독일 사람으로 구한국의 외교고문. 한국 이름은 목인덕(). 할레 대학에서 법학과 동양어를 전공한 후, 청국주재 독일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중 82년(고종 19) 이홍장의 추천으로 구한국 통리아문의 참의() · 협판()을 역임하면서 외교와 세관업무를 맡았다. 84년 러시아 공사 베베르와 협조, 한 · 러수호통상조약을 맺는 데 거들었으며, 갑신정변 때는 김옥균의 개화파에 반대, 수구파를 도왔다. 한성조약이 체결된 뒤 특명전권대신 서상우()와 함께 부대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외교업무를 수행하고 돌아왔다. 조선에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였다 하여, 외무협판에 재직 중인 85년 이홍장의 압력으로 해임되었으며, 중국 영파()에서 죽었다. 한국역사와 만주어에 조예가 깊어 동양학에 기여한 공이 크다. 저서에 <만주어문전(滿)>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묄렌도르프 [Möllendorff, Paul Georg von] (한국근현대사사전, 2005. 9. 10., 가람기획)


https://blog.naver.com/crete22/220593263676

구한말에 한반도에서 활동한 외국인이 여럿 있다. 프러시아 사람으로 외교고문을 지낸 묄렌도르프, 한반도 근대 의학의 창시자 가운데 하나인 앨런, 3·1 운동을 세계에 알린 스코필드와 테일러, 선교사 언더우드 등은 이 시기 한국사를 살피다 보면 한 번은 만나게 되는 외국인이다. 하지만 이중 묄렌도르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미지는 좋지 않은 편이다.

 

격동의 구한말 김옥균 등 개화파에 반대해 수구세력을 도왔고 열강의 각축 속에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였다는 점 등이 실점(失占)의 요인인 것 같다. 묄렌도르프를 자기 곁에 두려 했던 고종의 이미지와 맞물려, 그에게 조선 망국의 책임이 있다는 선입견마저 품게 된다. 필자 역시 ‘구한말의 긴박한 정국을 헤쳐나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했던 외국인’ 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이런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만주어 공부를 시작하면서였다. 초급 만주어 교과서 맨 앞에는 만주 문자를 알파벳으로 어떻게 표기하는지가 나와 있었다. 교과서에서는 그 표기법을 ‘묄렌도르프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 묄렌도르프하고 구한말에 한반도에서 활동한 묄렌도르프는 같은 사람일까, 다른 사람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찾아보니, 정말로 그 묄렌도르프였다.

 

묄렌도르프는 1882년 양무운동을 주도했던 청나라 말기 정치가 이홍장(李鴻章)의 후원으로 조선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홍장의 뜻과는 달리 러시아를 조선에 끌어들이려다가 1885년에 청나라로 강제 송환됐다. 그 후 그는 중국 동해안의 국제 무역항 닝보(寧派)에서 해관 세무사로 근무하면서 『만주어 문법』(A Manchu Grammar, 1892년)을 비롯해서 중국과 유라시아 동부 지역에 대한 많은 책을 썼다. 그리고 1896~97년엔 영국 왕립 아시아 학회 중국지부의 지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묄렌도르프가 죽은 뒤, 그의 부인 로잘리는 묄렌도르프가 남긴 문건을 정리해서 『전기』(신복룡·김운경 번역 참조)를 간행했다. 전기의 서문에서 로잘리는 외교관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학자로서의 남편의 모습을 부각해 그리고 있다.

 

 

최근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독일의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를, 그리고 연세대의 허경진·유춘동 팀이 러시아의 동방학연구소에 소장된 한국 고서를 조사해서 그 결과를 보고했다. 이들 기관에는 묄렌도르프가 수집한 한국 유물과 고서가 다수 소장되어 있으며, 모두 학술적 가치가 크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묄렌도르프는 외교관·정치인·세관원임과 동시에 중국학자(sinologist)였을 뿐 아니라,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컬렉터이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발견을 통해 필자는 “내가 정말로 묄렌도르프라는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지난 100여 년간 한국에서는, 묄렌도르프라는 사람의 다양한 측면 가운데 하나의 모습만을 바라보면서 왈가왈부해온 것이 아닐까. 나아가 조선국의 존립을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한 묄렌도르프를 눈엣가시로 여긴 서구 국가들의 관점에 물들어, 그가 조선에서 펼치고자 한 뜻을 폄하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다. 목인덕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어서 ‘목 대감’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관직을 받았던 그를 미국 외교관이 “조선 왕처럼 행세한다”고 비난했던 것처럼 말이다.

 

묄렌도르프에 대한 나의 평가는 아직 의문부호다. 묄렌도르프와 조선. 애초에 현실 정치에 뛰어들기에는 부적절한 학자가 어설프게 정치적 야망을 품고 동양의 작은 나라에 왔다가 실패한 것일까. 아니면 ‘동양을 경영해’ 이름을 날리려다 그 뜻이 좌절되자 학문에 몰두한 케이스일까. 어떤 경우든, 다양한 영역에 걸친 묄렌도르프의 활동을 모두 검토한 뒤에야 그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묄렌도르프의 공과에 대한 판단은 그런 뒤에 내려도 늦지 않을 것이다.

 

김시덕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교수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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