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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1 00:49
[한국사] 優台는 누구인가? 2
 글쓴이 : 지수신
조회 : 286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B에 의하면 소서노는 우태에게 시집가서 아들 둘을 낳았는데 그것이 비류와 온조이고, 우태가 죽은 후 과부로 지내다가 다시 주몽과 결혼했다고 한다. 이에 따른다면 주몽은 비류온조 형제의 계부이고, 형제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우태인 것이다.

A는 모호하고 B는 상세하다. 모호한 진술보다는 상세한 진술의 신뢰성이 높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A보다 B의 신뢰성이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범죄 사건에서 상충하는 진술을 판단하는 흔한 기준에 따라 B를 따르면 그만인 것일까? 비류온조 형제의 아버지는 우태라고만 보면 끝일까?

“B는 진술이 자세한데 A는 두루뭉술하잖아? A 너 이색히 왜 거짓말해!”

만약 수사기관이 범죄 사건을 이런 식으로 띄엄띄엄 수사한다면, 억울한 사람이 양산될 것이다.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AB의 주장의 골자를 살펴보면 이러하다.

시조 온조왕을 위한 기록인 A, 아버지가 주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조 비류왕을 위한 기록인 B, 아버지가 우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말했듯이 BA보다 상세한 기록이므로, 일차적으로는 B가 신빙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왜 A는 서술도 모호한 주제에 굳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A시조 온조왕의 아버지는 주몽이라고 외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한 가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무의식적 고정관념에 대해 의심해 보아야 한다.

비류와 온조의 아버지는 정말 같은가? 라는 의문이다.

AB가 모두 비류온조 형제를 한 세트로 묶어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는 은연중에 형제의 아버지는 같다고, AB는 모순이므로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혹시 둘 중 하나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닌가?’라고 의심할 수 있다면, ‘형제의 아버지는 같다는 은연중의 인식이 사실이 아닐 수 있음도 당연히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다시 한 가지 사실을 주목하게 된다. 비류가 형이고 온조가 동생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AB에서 일치하는 사실이다.

온조를 위한 기록인 A나 비류를 위한 기록인 B나 하나같이, 비류가 형이고 온조가 동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동생이라는 표현을 생물학적 연령이 아닌 휘하 세력의 우열에 대한 정치적 비유로 읽고자 하는 견해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한 견해들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일단은 기록이 전하는 내용 그대로를 파악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물론 기록을 비틀어 읽기는 그 속성상 왜곡이 일상일 수밖에 없는 역사기록의 해석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 왜곡된, 비틀린 기록은 다시 반대로 비틀어야 본 모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틀어 읽기는 먼저 기록의 내용을 똑바로, 있는 그대로 파악해보고 나서, 뭔가 석연치 않다고 여겨질 때에 시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AB의 내용을 종합하여 그대로 읽어보면 이러하다.

비류가 먼저 태어났고, 온조가 나중에 태어났다.

그리고 형제의 어머니인 소서노는 먼저 우태에게 시집갔고, 나중에 주몽에게 시집갔다.

먼저 태어난 비류는 어머니 소서노의 앞선 남편인 우태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고, 나중에 태어난 온조는 어머니 소서노의 나중의 남편인 주몽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답이 나왔다. 온조와 비류의 주장은, AB는 모두 사실로 볼 수 있다. 서로 모순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류는 우태의 아들이고 온조는 주몽의 아들이라고 보면, 당장에 기록 내에서 한 가지 문제가 설명된다.

B에서 보면 비류가 온조를 설득해 고구려를 떠나고 있다. 왜 비류가 온조를 설득하는 그림이 나왔을까? 단지 형이기 때문에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동생을 가르쳤던 것이고 동생은 그저 든든한 형을 따랐던 것일까?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이건 권력의 문제다. 권력이란 형제간이든 부자간이든 나눌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비류는 고구려를 떠날 뜻을 굳혔지만 온조는 결정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세력을 이끌고 갈 필요가 있는 비류가 설득에 나섰을 것이라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왜 비류는 쿨하게? 탈고구려를 결정하였는데 온조는 그렇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비류가 설득하자 따라나섰을까? 일국의 왕자가, 더구나 나중에 한 나라의 시조로 기록될 정도의 족적을 남긴, 야심과 지도자적 기질을 가진 인물인 온조가 줏대 없이 남의 말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멍청한 인간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온조 또한 이미 이성적으로는 고구려를 떠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무언가 비이성적 요인으로 인해 최종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일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비류가

공연히 여기에 남아서 답답하고 우울한 잉여가 될 것이냐?”

팩트폭력을 가하면서, 자신을 따라오면 좋은 대우를 할 것임을 약속함으로써 거래 성사! 마침내 결심하고 따라나설 수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온조를 심란케 한 비이성적 요인이란 무엇이었을까?

우태의 아들인 비류에게 고구려 왕 주몽은 계부. 형식적으로만 아버지일 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 그러나 온조에게 고구려 왕 주몽은 친아버지다. 그렇다면 왜 같은 상황에 처한 同母형제의 태도에 온도차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마도 비류와 온조 즉 소서노계 세력의 탈고구려 과정은, 실제로 그처럼 쿨한 천사표는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비류가 스스로 쿨하게고구려를 떠날 것을 결단한 것이 아니라, 왕위계승권을 놓고 북부여에서 온 유리 태자와 소서노계 왕자들 간에 내전이 벌어졌고, 그 결과 소서노계가 패배하여 쫓겨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주몽이 40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은 것도 의심의 눈길이 갈 수 있다. 당대로부터 먼 훗날에 정치적 목적에 의하여 재정리되었음이 분명한 AB와 같은 기록에 의해 진실이 묻히고 순화 미화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당대 기록이라고 해서 그것이 곧 진실성을 보증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역사 기록의 해석에서는 여러 가지 상상과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추정이든 기록과 그에 대한 비판에 근거하여야 함은 분명하다. 기록에 근거하지 않는 상상은 역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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