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업계 집단휴업 검토…엔저로 연료비 증가
어선 20만척 내달 조업중단 예정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의 어업계가 최근 엔화 약세로 인한 어선 연료비 부담이 가중되자 집단 '파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의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정부에 연료가격 급등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는 차원에서 다음달 전국 어선 약 20만척의 일제 휴업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 어선들의 집단 휴업은 2008년 7월을 마지막으로 5년 가까이 없었다. 실현될 경우 일본 생선 가격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1단계 조치로 오는 26∼27일 연합회에 소속된 전국오징어조업협의회 소속 오징어잡이 어선 약 3천척이 일시 휴업에 들어간다. 오징어 조업의 경우 야간에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한 조명에 연료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연료가격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종이다.
또 연합회는 정부와 여당에 연료비 상승에 따른 소득 손실을 보충하는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만족할 만한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내달 중 일제 파업을 단행할 계획이다.
일본 수산청에 따르면 어선 연료에 사용하는 'A중유'의 경우 작년 10∼12월 ℓ당 평균 87엔이었으나 이달 1일 약 99엔까지 치솟았다. '아베노믹스'(양적완화를 골자로 한 아베 내각의 경제정책)의 영향으로 엔화 약세가 가속화함에 따라 연료 수입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연합회는 2008년 여름 세계적인 고(高) 유가 추세 속에 A중유 가격이 ℓ당 124엔까지 상승하자 그해 7월15일 20만척의 일시 파업을 단행했다. 그 직후 오징어, 꽁치 등의 도매가격이 7∼40% 뛰자 정부는 어업계 보조금 등 명목으로 745억엔(8천438억원)을 긴급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