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동아시아 게시판
 
작성일 : 13-07-02 17:17
[기타] 러시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글쓴이 : doysglmetp
조회 : 2,429  

 
 

[데스크 칼럼] 러시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강승아 국제팀장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은 분명 크게 달라져 있었다.

1년간의 기자 연수를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첫발을 디뎠던 2007년 8월. 시골 기차역만큼이나 좁아 터진 아르촘 공항은 입국 수속부터 짐을 찾아 나오기까지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지금은 그 '인내의 시간'이 30분으로 대폭 줄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진 왕복 4차로 도로도 시원하게 뚫렸다. 러시아인 운전 기사는 "이 도로를 계속 따라가면 우수리스크, 하바로프스크가 나오고 쭈욱 더 가면 모스크바"라는 농담을 건넸다. 차선이 다 지워지고 도로 곳곳이 움푹 패어 위험천만이던 예전 공항 길을 떠올리며 감동하려는 순간 도로가에 잔잔한 바다가 펼쳐졌다. 차는 연륙교 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5년 만에 다시 찾은 블라디보스토크가 안긴 감동은 시내로 들어서는 순간 끝이 났다. 역시 블라디보스토크는 달라지지 않았다.

러시아 연방정부는 블라디보스토크 APEC 프로젝트에 무려 210억 달러(약 23조 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APEC 정상회담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지금까지도 이 프로젝트의 절반가량은 미완성인 채 남아 있다. 이 부실한 결과물을 두고 "떡고물이 사라진 게 아니라 떡판 몇 개가 통째로 없어졌을 것"이라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치른 도시니 제반 여건은 나아졌을까. 진출 기업들은 "세법이나 행정절차가 갈수록 복잡해져 비즈니스 여건은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며 한숨짓는다.

5년 전 기자 연수를 마치고 쓴 책 '극동 러시아 리포트'는 슬프게도 상당 부분 여전히 유효할 듯하다. 그 사이 부산항만공사가 나홋카 항 현대화 사업에 투자했다 실패하는 등 투자 실패 사례만 늘었지 추가된 성공 사례는 없다.

APEC 프로젝트 중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루스키 섬 오페라하우스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눈물의 실패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건설 사업을 수주한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하청을 받은 우리나라 기업이 부도가 나면서 재하청을 받았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빈손으로 철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원의 보고' 극동 러시아는 과연 진정한 '기회의 땅'일까.

지난해 말 기준 한-러 총 투자액은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액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만큼 러시아가 힘든 시장이란 의미일 것이다. 사실 러시아에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에 비치는 러시아는 여전히 양극단이다.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기회의 땅'(주로 극동 러시아를 이야기할 때)이거나 스킨헤드가 설치는 '무서운 땅'이거나. 연해주를 이야기할 땐 '아득한 그리움의 땅'이라는 감성적인 접근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러시아는 잠재력만 믿고 뛰어들기엔 분명 무서운 땅이며,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실망만 더할 그들의 땅이다.

게다가 러시아엔 '모스크바와 모스크바 아닌 도시'가 있을 뿐이다. 모든 인프라는 수도 모스크바에 몰려 있다. '모스크비치'의 자부심은 '서울특별시민'의 자부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들은 우랄산맥 동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심도 없다.

자원부국 러시아가 진출 기업들에게 진정한 기회의 땅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러시아 시장에선 피눈물 나는 인내도 필수 조건이다.

거의 성사 단계인 한·러 무비자 협정은 이제 한·러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지난해 WTO에 가입한 러시아는 2017년까진 느린 걸음이라도 글로벌 기준을 갖출 것이다. 지금은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시장 진출만 무책임하게 독려할 게 아니라 그 위험성이 무엇이며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알려 줘야 한다.

9월로 예정된 한·러 정상회담은 결국 쓸모없어질 MOU 체결에 힘쏟는 이벤트가 아니라 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실질적인 경제협력 약속을 얻어낼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seung@busan.com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20,01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1) 가생이 08-20 88919
5787 [다문화] 우와.. 전지금까지 다문화에대해 중도적인생각을 갖… (11) 오오미ss 07-07 2487
5786 [일본] 한국에 밀린 일본 반도체 공장, ‘양상추 공장’ 전… (4) 프라이드 07-07 4065
5785 [기타] 일본의 한국사 왜곡에 대한 최태영 박사 인터뷰 (7) milal 07-06 4732
5784 [일본] 한국어와 일본어의 수사 (7) sssangi94 07-06 4086
5783 [일본] 1990년대 일본 정부를 공포에 떨게한 西成暴動! (3) mist21 07-06 3264
5782 [기타] 세계의 환빠들 (14) 예맥 07-05 10262
5781 [기타] 한국국민의 정체성의 대한 의문 (23) 벡터맨 07-04 4254
5780 [일본] 일본땅이라더니 '고지도' 제작연도 조작·가… (11) 블루하와이 07-04 5109
5779 [기타] 신라의 대 백제관계 및 수서 신라전 (2) KilLoB 07-04 2936
5778 [기타] 고구려와 왜의 사신 연회기록속의 심리전 KilLoB 07-04 2832
5777 [일본] (펌글)일본은 한번도 외침을 당한적 없는 나라다...?? … (6) KilLoB 07-04 4391
5776 [일본] '욱일전범기 논란' 워게이밍, 현지화 공부부… (5) doysglmetp 07-03 4256
5775 [일본] 고삐풀린 日혐한파 언어폭력..온라인 표적공격까지 (2) doysglmetp 07-03 1913
5774 [일본] 日 언론, 2020 올림픽 개최지 선정 앞두고 반크 견제 (4) 닭꽃등심 07-03 2679
5773 [다문화] 프랑스총리 "다문화 GG" (5) 회도남 07-03 3015
5772 [일본] 日 "朴대통령 안중근 기념비 언급, 日견제 의도" (11) doysglmetp 07-03 4002
5771 [중국] 여진족역사, 한국사편입주장에 사학계파장 (21) gagengi 07-02 8831
5770 [다문화] 내셔널헬스님 요새 안보이지 않나요 (7) 명문대생 07-02 1833
5769 [기타] 한국남자와 개는 출입금지 백인남성 전용클럽!!![펌] (7) doysglmetp 07-02 12546
5768 [다문화] 방글라 불체자 한쿡 여자 임신시켰으니 쫒아내지마!!… (8) doysglmetp 07-02 7924
5767 [다문화] 파키 개슬람 사촌과 근친혼 막는 한쿡 나빠요!!!!| (9) doysglmetp 07-02 2964
5766 [다문화] 파키 방글! 강간 해서라도 한국여성 임신시켜라!!!! doysglmetp 07-02 2655
5765 [기타] 러시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doysglmetp 07-02 2430
5764 [일본] 방숭이들이 한국을 멸족시키려는 이유!!!! (9) 치우비 07-02 3369
5763 [기타] 파키스탄에 시집간 한국여성들의 끔찍한 모습!!! (10) 치우비 07-02 25250
5762 [기타] 경악!!! 파키 하나에게 시집간 2명의 한국여성 (5) 치우비 07-02 4316
5761 [기타] 예맥한 일통을 놓고 싸운 근초고왕과 고국원왕 (1) 예맥 07-02 1983
 <  521  522  523  524  525  526  527  528  529  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