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드니서 한인 유학생 집단구타 사건 뒤늦게 밝혀져
호주 시드니에서 한인 유학생이 집단 구타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진 사실이 뉘늦게 밝혀졌다.
유학생의 가족들은 우리 영사관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영사관 측은 무책임하게 현지 경찰의 말만 대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유학생의 가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2일 호주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김모씨(38)가 레바논계 호주인 청년 3명으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당시 김씨는 이들이 PC방에서 소란을 피우자 "나가라”며 밖으로 쫓아내다가 변을 당했다.김씨는 이 사건으로 아직까지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최근 가족들에게 쌍방과실로 사건을 종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씨가 밀어내 정당방위 차원에서 대응한 것"이라는 레바논 청년들의 진술에 따른 것이다.
특히 김씨가 잠시 의식을 되찾았을 때 병원을 찾아온 경찰관에게 "내 탓이다"라며 횡설수설하며 말을 했는데 현지 경찰은 이를 김씨가 잘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김씨 가족들은 호주 영사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영사관 측은 “가해자가 백인이 아니니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을 하지 말라”는 등 무심한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
?"가해자가 정당방위를 했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는 현지 경찰의 말만 전달하면서 오히려 가족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 폭행사건이 연달아 일어나 교민 및 유학생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멜버른에서는 30대 유학생이 백인 10대 청소년 10여명에게 인종차별적 집단폭행을 당하고 흉기로 손가락을 잘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월에는 30대 회사원이 괴한들이 휘두른 골프채에 맞아 크게 다쳤고, 11월에는 20대 청년이 백인 청년 2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현지 언론들도 한국인 연쇄폭행사건을 크게 보도하며 39년 전 폐기된 '백호주의'의 유산이 아직도 남아있음을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