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한국 여행은 xx 행위입니다. 모두 주의하세요!"

일본의 한 인터넷 매체가 한국을 겨냥한 악의적인 기사를 보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 확정으로 '홧병'이 난 한국인들이 일본인 여행객을 상대로 해코지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인데, 일본 혐한 네티즌들은 기사를 돌려보며 한국 비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의 부치뉴스는 지난 10일 '도쿄올림픽 결정으로 한국·스페인 여행 요주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여행 대리점이 한국과 스페인 여행자에게 주의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부치뉴스는 자사 소개글을 통해 '매일 연예뉴스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뉴스 토픽과 사회 뉴스 등을 중심으로 보도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매체는 여행사 관계자의 말을 빌어 "스페인과 한국에서만 도쿄올림픽 개최에 격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인 피습예고까지 나오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내용까지 내보냈다.

스페인과 한국이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올리는 것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됐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놓고 도쿄와 경합을 벌였던 스페인의 경우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장을 미리 건립하는 등 올림픽 개최에 공을 들였지만 실패해 반발하고 있고, 한국의 경우 방사능 피해 등을 우려하는 지적이 높다는 것이다.

부치뉴스는 아울러 "한국 네티즌이 모이는 사이트에서는 '2020년까지 일본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의 분노를 가볍게 보지 말라'는 불온한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매체는 "스페인과 한국 모두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지금 여행을 가서 돈을 쓰는 것은 xx행위일 수 있다. 아무쪼록 조심해 달라"는 여행 대리점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더 큰 문제는 수준 미달의 혐한 네티즌들이 이 같은 황당한 기사를 자의적·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데 있다. 실제 혐한 네티즌들은 거대 커뮤니티 2CH(2채널)에 기사를 올리며 "사정이 이 정도인데, 외무성은 여행 위험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뭘 하는가"라거나 "한국에 가서 몹쓸 일 당하는 건 결국 자기 책임"이라는 식의 댓글을 올리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