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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16 00:57
[국산애니] 한국애니메이션의 현황에 대해
 글쓴이 : 태니태니
조회 : 4,058  

안녕하세요. 티니태니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난번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다가 밑에 올라온 글을 본김에 이것저것 추가로 해서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지난번에도 제가 국내 애니쪽에서 일을 해왔던것으로 말씀드린바 있는데, 정확히는 3년전까지 애니메이션업체에서 국내외 라이선싱마케팅사업부 총괄로 일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애니쪽이 아닌 순수 아트워크 캐릭터 (키티,리락쿠마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해왔던 곳이고 또 워낙 좁은 바닥이기에 애니쪽 사정도 어느정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쪽이 위기다 하는 이야기를 하시는데요. 네 맞습니다. 국내 애니메이션쪽은 위기가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부터 위기였던것 아니고 오래전 부터 앞으로도 계속 위기라는 말은 계속 나올겁니다.

일단 정리해서 올려도보도록 하죠.

국내에서는 10여년전에 애니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여기저기 투자가 많이 밀려오면서 (초기 게임산업처럼)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극장판이다 뭐다 해서 제작을 했었습니다. 애니를 좋아하시니 다 아시리라 생각하겠지만 아치와 씨O,원더풀데이즈에 이어서 마리이야기 등등..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어느것 하나도 초기 목표와는 달리 먼 실패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국내제작 애니메이션은 돈이 안되는 구나' 그러고 나서 애니를 제작하는 것은 쉽지가 않게 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죠.

한가지 알기쉬운 예를 들자면, 현재 남아있는 (일본,미국등의 외부 하청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아닌)국내 대표적 애니메이션업체의 자가자본율을 분석하면,,놀랍게도 아이코닉스등의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형편없습니다.

저 역시 회사 재직중에야 알게되면서 정말 놀라기도 했었는데, 그때 생각이 든게 '달리고 있는 자전거타는 모습'이더군요. 즉, 멈추지 않으면 바로 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무슨말이냐 하면..

일본이나 미국등 해외업체들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애니메이션업체는 자체 제작시스템이기에 애니메이터들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정직원이 아닌 계약직 고용직이기는 하지만 어쨌든간에 데리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나가지 않게 하려면 꾸준히 일감을 제공해야 하는거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는것이 애니를 제작한다고 하면 보통 TV시리즈를 제작합니다, 편당 10내외 길이로 40편 안팎을 제작한다고 할때 실제 제작기간은 1년이 조금 넘습니다. (이것도 작품의 퀄리티,편수 등등의 변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


자 여기서 생각을 해보죠.

먼저 제작비는 아까도 언급했듯이 자체적으로 회사돈으로 제작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어디서? 투자를 받는다면 그것도 운이 좋은경우이고 상당수는 코카등의 지원사업과 기보등에서 돈을 받아 제작에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빛이라고 할수가 있죠. 그런데 그것도 이제는 옛날처럼 넉넉하게 끌어올수도 없고 간당간당합니다.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지난번에 올린 글에서 계속 강조하면서 말을 했지만 애니메이션사업이라고 하지만 핵심은 캐릭터 라이선싱사업입니다. 캐릭터라이선싱이 안되면 애니메이션은 그냥 그걸로 끝나는겁니다. 그런데 캐릭터 라이선싱이 애니메이션방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활발히 되는냐? 아니요. 보통 애니메이션 첫 방영이 끝나고 난후에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제작이 끝나고 나서 1년은 지나야 가능성높은 애니메이션은 그나마 라이선싱으로 인한 어느정도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거죠.  그러면 그때까지 회사는 어떻게 버틸까요? 그리고 데리고 있어야 하는 식구들 (애니메이터)은 또 어떻게 해야하죠?

그렇다면 여기서 재빨리 계산이 들어갑니다. 라이선싱이 어느정도 될것 같다 싶으면 마케팅을 확충하고 그러면서 추가로 여기저기서 끌어다 버티면서 열매가 열리기를 기다리지만 그렇지 못한 상당수의 업체들은 문을 닫을까 아님 다시 다른 것을 제작에 들어갈까 고심을 하게됩니다. 뭐 또 돈을 여기저기서 끌어아 모아하는것은 변함이 없겠지만 말이죠. 뭐 그러다보니 일반적으로 회계장부상으로는 적자인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불행한 것이 경영진과 연출파트(감독)에서 라이선싱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도 어떻게해야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은 하지도 않고 막연히 애니만 괜챃게 만들면 다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만을 계속해서 갖고 간다는 거죠. 


때문에 애니쪽에서는 얼마큼 죽지않고 버티느냐가 중요한 상황이 되었고. 이것은 급작스럽게 요 몇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앞으로도 계속될 상황인것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시장등의 외부의 문제라기보다는 내부의 문제가 큰 편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뽀로로 이후로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은 거의 대부분이 유아동용외에는 없었습니다. 최근 라바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죠.

폴리가 성공한 이후로 폴리와 같은 변신하는 로봇물이 대세였습니다. 즉, 국내 에니메이션산업계만큼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쉽게, 안정적으로 가고자하는 경영진의 마인드자체가 지금의 위기를 이끌어낸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밤새도록  더 하고싶은 이야기야 많지만 오늘은 여기서 마치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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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 15-02-16 02:44
   
위기라는 말보다는 죽어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90년대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잘나가던 기억이 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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