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열차 안에서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보여주긴 싫었어
손흔드는 사람들속에 그댈 남겨두긴 싫어
삼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댄 나를 잊을까
기다리지 말라고 한건 미안했기 때문이야
그곳의 생활들이 낯설고 힘들어
그대를 그리워하기전에 잠들지도 모르지만
어느날 그대편질 받는다면
며칠동안 나는 잠도 못자겠지
이런 생각만으로 눈물 떨구네
내손에 꼭쥔 그대 사진위로
이등병의 편지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던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밖을 나설 때
가슴 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이여
친구들아 군대가면 편지 꼭 해다오
그대들과 즐거웠던 날들을 잊지않게
열차시간 다가올 때 두손 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짧게 잘린 내 머리가 처음에는 우습다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굳어진다 마음까지
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의 편지 한장 고이 접어 보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