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야구팀이 요미우리(도쿄 돔), 야쿠르트(진구구장) 2팀 밖에 없는데 뭐하러 돔구장을 또 짓습니까? 서울은 넥센(고척 돔), 두산+LG(잠실구장) 2팀이 한 구장을 같이 쓰기 때문에 돔구장 또 지어도 모기업의 유지비 부담이 적음. 거기다가 잠실구장 노후화로 어차피 야구장 새로 신축해야되는데 잠실구장이 두산+LG 2팀이 홈으로 쓰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 때 중립구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날씨와 상관없이 경기를 진행시킬 수 있게 돔구장으로 짓는 것이 필연적임.
돔구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위에 쿨쓰님께서 대략 말씀해주셨네요. 이게 단순히 야구계의 욕심이나 서울시의 허세 때문이 아니에요. 아이러니하게도 철저하게 상업적 이익을 따지다보니 돔구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저 위에 어떤 분은 교세라돔 말씀하시던데 거긴 고척돔 이전에 최악의 돔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애초에 돔구장이 들어설 곳이 아닌 곳에 들어섰다는 점, 착공 후 여러차례 설계가 변경되었다는 점, 교통 지옥이라는 점, 사후 관리도 답이 없다는 점 등 고척돔과 닮은 점도 굉장히 많죠.
서울시가 왜 돔으로 하려는지는 도쿄돔 참고하면 돼요. 지금 서울시가 하려는건 덩그러니 돔구장만 짓겠다는게 아니라 그 쪽을 금융/문화/스포츠/쇼핑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 문화단지로 조성하려 하기 때문이에요. 즉 미래 서울의 아이콘이 될 역작을 기획중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야구장이 아닌 복합 문화/컨벤션 센터 역할을 겸해야 하고, 그 해법이 돔구장인 겁니다. 컨벤션 센터 등을 따로따로 지으면 부지도 문제이거니와 비용만 더 늘어나고요.
참고로 지금 지으려고 하는 곳은 서울에서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 지역 중 하나에요. 경륜장 부술 때의 도쿄돔 지역과는 비교도 되지 않고요. 한마디로 서울에서 이런 큰 사업을 벌일 최적의 장소이자 유일한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민 민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혹시 저번에 서울시가 하프돔으로 짓는다고 발표 했던거 기억 하시나요? 그 때 서울시가 이유로 든게 '한강을 바라보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이었는데 이 쪽에 조금이라도 관심 가진 사람이라면 그건 변명이라는 걸 알 수 있죠. 구장이 들어설 부지는 주택가 바로 옆입니다. 때문에 민원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강 방향+하프돔으로 결정(?)했던 거죠.
다만 서울시 입장에서도 하프돔은 비용대비 측면에서 너무 비효율적이고 특히나 현재 잠실이 27000석 이상인 상황에서 25000은 누가 봐도 말이 안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발표까지 났던 건 역시나 고척돔.. 아무리 명분이 선다해도 돔을 지은 상태에서 또 짓는다는건 서울시 입장에서도 부담입니다. 일종의 외통수죠.
진짜 야게에서 정치 얘긴 하기 싫지만.. 이래서 지도자를 잘 뽑아야 돼요.. 정말 제대로 된 돔구장 하나 짓고도 남을 돈으로 그런 걸 지어놨으니.. (더 열받는건 앞으로 또 들어갈 거라는 거)
어쨌든 돔구장은 거의 확정이라고 보면 돼요. 오히려 문제는 다른데에 있죠. 가장 문제가 부지인데요. 이걸 지으려면 농구장을 부숴야 하는데 문제는 이곳 관할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따로 또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설령 협상이 완만하게 되었다고 해도 그 농구장은 sk 나이츠의 홈구장이에요. sk구단과 KBL 및 농구 단체들이 반발할 건 불보듯 뻔하죠. 이것도 접점을 찾는다고 해도 sk는 당장에 홈구장부터 알아봐야 하고 프로농구도 시즌 조정이 불가피 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민폐죠..
어떤 분은 잠실 리모델링 말씀하시는데.. 잠실은 리모델링이 불가능해요. 일단 너무 낡았고요. 기본 골격 자체가 어떻게 할 수준이 못 되기 때문에 설령 해도 돈XX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애초에 잠실구장 자체가 아마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이후의 플랜은 당연히 없는 상태로 지어졌고요. 더군다나 당시 한국인 체격이 굉장히 외소했기 때문에 배석 간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3만이 훌쩍 넘던 좌석을 27000여 석까지 대폭 줄이면서 관중 편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은 '좁아터진 간격'이죠.
증축을 하려해도 증축하기엔 너무 애매한 디자인이라 또 문제이고요.(앞서 말했듯 그런 것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짐) 무엇보다 주변의 땅이 너무 협소해요. 리모델링도 일부 뜯어고치는 게 아니라 전면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엘지/두산의 대체 경기장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요. 다른 지역으로 임시 이전한다 해도 또 해당 지자체랑 협의를 해야 하죠.
어쨌든 각설하고, 이거 현실로 이루어지려면 10년 이상 갈겁니다. 아니, 오히려 시장 바뀌고 정권 바뀌다보면 정치적 이익에 따라서 아예 엎어질 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