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동렬 감독님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랫글을 제가 좋아하지 않는 분에 대해 썼다고 감정적으로 비난하지 말라는 댓글들에 대해 따로 해명합니다. 제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분의 야구를 부정하는게 아닙니다.
선감독님의 야구는 강하죠. 다시 한번 쓰지만 선감독님이 재임하신 동안 삼성은 꾸준히 가을야구에 출석했고, 매년 우승후보로 불렸습니다. 딱히 외부 FA로 선수를 쓸어모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초기엔 박진만 등 대어들을 쓸어가긴 했습니다만 ...)
선감독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그분의 스타일은 명확합니다.
아래 글에서도 썼듯이 그분은 일본 야구의 영향( 정확히는 호시노 감독)을 받아서 인지 공격력 보다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수 있는 수비력을 중시하셨으며 일발역전의 홈런타 보다는 차근차근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고 공격을 이어갈수 있는 선구안과 컴팩트한 스윙을 중시하는 교타자를 선호하셨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최형우... 양신마저 지명타자로 벤치에서 시작했는데 최형우 만큼은 엄청난 키우려고하셨던)
수비의 안정화를 토대로 어린 투수들을 키워내셨고 삼성을 강력한 투수왕국으로 역전패따윈 허용하지 않는다는 무시무시한 팀을 만들어 냈죠.
하지만 이러한 강력함과 달리 타선은 장효조-이만수-양신- 이승엽 등으로 이어지는 천재타자의 맥을 잇지 못하고 다소 갑갑해 집니다. 이때문에 선감독 재임 시절 항상 강팀으로 분류되고 우승후보에 손꼽혔지만 지역 팬들에게는 외면받으며 결국에는 여러가지 불미스런일들과 함께 (손꼽히는 지도력을 뽑냈음에도) 사령탑에서 하차하게됩니다.
기아팬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삼성에서 보여준 선감독의 색깔을 보면 앞으로도 기아는 투수력은 분명히 강해질 것입니다. 이번 트레이드로 입단한 신승현, 송은범도 그렇지만 한승혁, 한기주 등 선감독님이 관심을 갖고 키워보겠다는 투수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타선만큼은 기대하시면 안된다고 봅니다. 오히려 최근까지 보여줬던 기아의 공격력이 기아 타선에서 보여줄수 있는 정점의 모습이었다고 생각하죠.(솔직히 LCK의 부활이다 라고 자신하셨을 정도 아니었나요?)
아래 글에서도 썼듯이 선감독님은 스몰볼을 지향하시는 분 답게 컴팩트한 야구를 추구하십니다.과거 09년과 같은 일발 장타보다는 꾸준한 진루타로 공격의 기회를 이어갈수 있는 작은 스윙을 선호하시죠. 예를 들자면나지완 선수가 살을 많이 뺐던데 이게 바로 선동렬 감독님의 야구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지완 이대호 같은 선수들은 덩치도 크지만 살도 많죠. 프로야구 선수인데 게을러서 안뺀게 아니라 장타를 생산 할 수 있는 근력을 체력손실 없이 유지하려면 덩치도 중요하거든요.(물론 추신수나 최정 같이 말라도 장타를 생산해내는 괴물들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선수상이죠) 하지만 그런 나지완 선수도 선동렬 호에서는 살을 빼기 시작했죠. 만약 예전처럼 팀의 장타를 생산해낼 거포의 역할을 맡았다면 굳이 그러지 않았을텐데 말이죠.(만약 여기에 동의하지 못하신다면 이대호 선수가 했던 "체중과 기량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기사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기아의 타격 코치가 황 모 코치로 09년도 코치인 걸로 아는데(아니어도 뭐 상관없음) 어쨌든 코치들이 타자를 훈련 시킬때는 자기 스타일 대로만 고집하지 않습니다. 선수를 훈련시킬때는 항상 감독님의 성향과 지시에 따라 팀에서 맡을 역할에 따라 훈련을 시키지요. (아 갑자기 선수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롯데의 모선수는 장타자로 유명했는데 감독의 지시하에 스윙을 중장거리의 교타자형으로 바꿨다가 홀라당 성적 말아먹고 코치와 선수 둘다 욕 바가지로 먹었던 사례도 있습니다) 선감독님의 스타일대로 조련 했다면 절대 09년도의 화력 3인방 시절 처럼은 힘들지요. 작년에도 그랬듯이 올해도 외부 FA영입으로 공격력이 극대화 되었지만 이범호도 그랬듯이 점차 선동렬 감독님의 색깔이 씌워지면 수비력과 투수력은 급상승 하겠지만 그만큼의 타선에서의 손실은 필수 불가결 하다고 봅니다. 즉 지금이 어쩌면 기아 타선의 정점 일지도 모른다는 얘기지요.
물론 시즌 말 성적표 자체 타선의 성적표는 예전보다 오르겟지만 그것은 기아의 타선이 강해져서가 아니라 투수력이 시망인 팀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NC나 한화...두산,엘지....ㅠ)
아무튼 여기까지가 선동렬 감독님의 지도하에서 기아가 더이상 타선이 강해질수 없다는 이유이고,
김상현 선수의 틀드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김상현 선수는 손목힘이 좋아서 크지 않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생산해내는 선수지요. 엘지에서도 그 때문에 차세대 거포로 키우겠다며 붙들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김상현 선수는 기본적으로 선구안도 좋지않고 스윙도 큽니다. 삼진 비율도 높죠.
수비 부문에서는 문제가 더 큽니다. 원래 주 포지션이었던 3루 수비력은 정말 눈뜨고 못볼 정도였죠. 외야로 옮겨서 나아졌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기본적으로 외야 수비는 발이 빨라서 수비 범위가 넓든지 아니면 타구 판단 능력과 수비 위치 선정 능력이 아주 뛰어나야 하는데 김상현 선수는 그렇지 못합니다.
외야 수비 능력을 간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외야 수비 능력은 상대 타자의 타구를 장타로 만드느냐 단타로 만드느냐의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능력입니다. 기아는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인데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이러한 수비력의 차이가 매우 중요하지요.( 단적으로 예를 들면 로이스터 시절 롯데가 4강에 안착하고도 항상 광탈해야만 했던 이유를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롯데팬분들 죄송)
김상현 선수 개인의 기량을 떠나 김상현 선수의 이러한 성향이 선동렬 감독님의 철학과는 맞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떄문에 기아에서 팬층이 두꺼운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틀드 대상이 된 거라고 생각해요. 틀드의 손익 여부를 떠나서 말이죠.
p.s. 하도 니가 선동렬을 시러해서 그렇지 라고 하는 분들떄문에 덧붙입니다. 제가 선감독님을 싫어하는 건 양신이 큽니다. 엘지에서 잘해줬던 양신을 좋아하는 데 너무 안타깝게 선수 생활을 끝내셔서 그것땜에 선감독님께 미운털을 박았죠. 위에서도 썼듯이 딱 그이유입니다. 그거빼곤 아무 생각도 없어요.
길어서 오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씁니다.
한 팀의 공격력은 결국 감독의 자질과 성향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게 요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