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허니컷 코치와 등판 여부를 놓고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그 분도 저랑 생각이 같았습니다. 다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가면 상체로만 던지게 되고, 상체만 쓸 경우 어깨나 허리에 무리가 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 상태와 마음을 정확히 읽어주시는 바람에 대화하기가 상당히 편했습니다.
물론 코치님이나 감독님께서는 가급적이면 제가 마운드에 올라가길 원하셨을 겁니다. 또 제가 등판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다면 굳이 만류하지 않으셨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코칭스태프에서는 전적으로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선수의 몸 상태는 선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고, 무리해서 올라갈 경우 콜로라도전 한 경기 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들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셨던 거죠. (투수의 정교하고 미세하게 맞춰져있는 투구폼과 밸런스를 생각해서라도 안던진게 현명했습니다. 가생이에는 이걸로 흉보는 분들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저도 사람인지라 팀한테 미안했어요. 특히 저로 인해 마이너리그에서 갑작스레 올라온 맷 매길 선수한테는 더더욱 미안했습니다. 6이닝 동안 7실점(6자책)하며 패선 투수로 기록됐으니까요. 맷 매길은 그 경기 이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습니다. 한없이 미안했던 제 마음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등을 두들겨 주는 걸로 마음을 대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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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사보니까 제가 홈일 때와 원정 경기일 때의 얼굴 표정이 다르다면서요? 홈일 때는 편안하고 여유있어 보이는 반면에 원정 중에는 피곤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요. 당연한 게 아닐까 싶어요. 원정 때는 시차로 인해 잠을 잘 못자니까 당연히 피곤한 모습일 것이고, 홈일 때는 일상적인 생활을 반복하는 탓에 피곤이 덜할 테니까요. 원정 경기 경험이 많아질수록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류뚱이 류현진 Ace vs Bad 김형준 칼럼을 읽었군요 ㅋㅋ)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380&article_id=000000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