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460263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지난 8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면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었던 그린 부소장은 워싱턴의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로 CSIS 일본석좌이기도 하다. 일본의 입장을 미국에 가장 잘 설명하는 전문가란 평을 듣는다.
그린 부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요즘 워싱턴에선 한·일 관계 악화가 북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중국이 아시아의 미 동맹국들을 갈라놓는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워싱턴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원죄는 일본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이어진) 갈등 상황은 한국이 시작했다고 보는 쪽이 많다"고 말했다.
그린 부소장은 "경제적인 면에서 일본이 한국에 의존하는 것보다 한국이 일본에 더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한·일 관계가 나빠지면 (한·일 각각의)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약화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은 (만일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 필요성을 강하게 옹호해왔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이 그런 역할을 중단하면 일본 안보에도 해롭겠지만 결국 한국도 입지가 좁아진다"고 했다.
그린 부소장은 "이런 우려는 워싱턴의 외교정책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얘기로,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동맹에 의미를 두지 않기 때문에 동맹국들 사이가 나빠지면 오히려 자신의 지렛대가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