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과학에서 과학은 그냥 순수하게 과학으로만 봐야 위에 계신분들이 그렇게 침을 흘리시는 노벨뭐시기상이라는 고지에 가까워집니다. 울나라 윗대가리들은 예전의 부국강병 마인드에만 사로잡혀 있는데 사실 이런 마인드 자체는 기술분야쪽에서는 어느정도 빛을 발휘할수 있지만 순수과학에서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순수과학도 경제논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윗대가리들이 정해놓은 정책방향에 따라 놀랄만한 아웃풋을 얻을수도 있고 효율이 떨어지는 아웃풋을 얻을수도 있습니다. 단지 효율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순수과학쪽에서는 본인들의 레벨을 맞춰줄수 있는 출력상의 고효율을 얻지 못합니다.
미리 정해놓은 레벨을 상정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만들었던건 진보보수를 망론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식으론 성과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의 수혜를 받는 랩이나 그걸 바라는 랩이나 연구의 방향이 순수한 호기심보다는 당장 결과를 쉽게 낼 수 있는 주제로 쏠리게 됩니다.
가뜩이나 2000년대 들어서 산학협력이 추세가 강화되고 연구단지들이 대학들에 많이 들어서면서 쏠림현상이 심해지는 추세죠.
순수과학은 위에 이런분 방식으로는 성공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됩니다.
노벨상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나라의 평판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윗대가리들이나 국민들이나 과학 그자체에 대한 무지에 비해선 비교적 많은 관심을 가지는 편이지만 수상 자체를 목적으로 예전의 개발시대의 테크노크라시 육성처럼 과학자를 육성하자 이런식이 되면 필연적으로 연구자들이 관료화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순수과학이 관료화되면 순수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실제로는 응용과학(남이 어느정도 해놓은거 살짝 변형시켜서)만 하게 됩니다. 결과를 빨리내야 하니까요. 그리고 남이 하는 주제쪽으로 흐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선한 연구를 하는 랩들을 보기 힘들어집니다. 결과적으로 남이 이미 만들어놓은 연구주제만 더 키워주는 꼴이 됩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울나라의 노벨상 수상에 기여하는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노벨상 수상에 기여만하고 자기 이름만 그 소사이이티에 걸쳐놓는거죠. 물론 남이 먼저 밟은 연구를 따라 이어가고 그것과 관련한 연구경험이나 지식을 축적하는것도 중요합니다. 최소한 이러한 단계라도 있어야 그 윗단계로 도약은 할수 있으니까요.
이런 점이 사실 울나라가 노벨상과 사이가 좋지 않은 현실적인 이유중의 하나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이 세계 과학분야 본격적으로 뛰어들어든 시기로 봤을때는 신참쪽이기 때문에 좀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면도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연구경험이 많이 축적되지 않은 측면도 강합니다). 중요한건 노벨상 그 자체가 아니라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만한 훌륭한 순수과학 연구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왜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에게 순수과학이란게 어떤 의미일까요? 언제나 이 문제를 보면서 씁슬한건 정작 과학 그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떡고물에만 관심을 가진다는 거죠.
연구자들의 능력은 어차피 장기적으로는 어쩔수 없이 과학계의 흐름에 맞춰지기 때문에 교육적 창의력이 부족하다니 뭐니 하는 얘기는 일정부분 밖에서는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쓸떼없는 얘기들입니다. 어차피 역사적으로 그렇고 그렇게 부르짖는 창의력교육밖 환경에서도 천재들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교육시스템에도 문제가 많은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위에 버티고 시스템의 부실함이 더 큽니다.
작성일 : 15-10-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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