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문제로 시끄러운데 과학영재학교 그룹 지도 해본 사람으로서 좀 어이 없는 주장 중 한가지를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이 특권증이나 상류층의 입시 특혜라는 부분 말입니다. 한겨레나 경향이 주로 이 방향으로 사설을 싣고 있어요. 특권층의 입시 우대에 대한 일반인들의 계급적 분노라는 형식으로.
이런 인식에는 아마도 스카이캐슬이나 미스터 기간제 등의 드라마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학종을 이용하여 학교나 사학재단에서 특권층에게 편법으로 스펙을 올려주고 이를 활용하는 부정직한 학생과 부모?
그런데 현실은 이와는 사뭇 달라요.
학종제도가 취지와 다르게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일겁니다. 정보에 밝은 학부모, 혹은 정보가 어둡지만 덕어도 컨설팅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재력을 지닌 중산층 부모가 정보력을 동원해 능력보다는 좋은 학교에 보내는 제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그런데 애초 취지는 특정 부분에 뛰어난 학생들이 정시라는 제도로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습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글쓰기 능력이 탁월한 인재가 있다고 합시다. 누가 봐도 천재예요. 그런데 정시를 보기 위해서는 수학도 영어도 모두 잘해야 되죠. 이런 천재가 굳이 그런 제도로 손해를 보고 대학 진학도 못한다면 손실 아닐까요?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런 형태로 SAT등 입시 점수가 낮아도 추천 입학이 허용되는 경우가 있어요. 영화 "파인딩 포레스트"를 보면 작가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작문 능력을 가진 흑인 소년이 사립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이후 장학생으로 명문대로 가는 스토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특권층이 모두 그런 특정 스펙을 갖출 정도로 뛰어난 자녀를 데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능력이 없을 때 굳이 부정직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스펙을 올려야할 리스크를 무릅쓸까요?
좀 아는 사람들이 보면 웃기는 이야깁니다. 전술한 것처럼 학종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죠. 1. 정말 한 두 분야에서 뛰어난 스펙을 갖춘 학생. 2. 정보력이 뛰어나 각 대학이 요구하는 스펙을 파악할 수 있는 중산층.
그럼 특권층은? 물론 특권층이나 금수저라도 여러 부류가 있어요. 그 아이들이 정말 뛰어나다? 어릴 때부터 영재였다? 그럼 아마 그런 루트를 밟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정도 영재가 아니라면 이들이 굳이 그런 경쟁으로 자신의 아이들을 몰아 넣을까요?
일반적으로 특권층, 혹은 금수저가 밟는 루트는 그런 경쟁이 없고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는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국제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이 보통의 방식이죠. 조국 딸이 중고등학교 입학하던 무렵에는 대부분 외국국적을 돈으로 사서 국내 국제학교에 보냈습니다. 이 방식이 감사를 받아 문제가 되기 시작할 때(몇년 되지 않았습니다)에는 정말 외국에 있는 국제학교에 보냈고 졸업하면 미국이나 영국의 사립 보딩스쿨에 보낸 다음 성적과 스펙에 따라 A급 대학, 아니면 최소 주립대이상의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 방식이 정말 아이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는 탁월한가? 그건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만나 보면 의외로 영어도 어중간하고 한국어 문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물론 일상 영어나 일상 한국어는 문제 없습니다만 영어 작문 능력과 영어문학 이해력이 상위권에 들지 못하거나 한국어 문학 이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래서는 한국에서나 미국에서 경쟁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루트를 택하느냐 하면 이들은 굳이 경쟁력이 필요없고 남들 보기에 뛰어난 스펙만 있으면 되거든요. 나머지는 부모들의 재력이 해결해 주니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것이 금수저의 트랙입니다. 그런데 외고 보내고 학종으로 가는 것이 편법이다? 이건 정말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밑에 멍한 인간이 고등학생이나 미성년 제일 저자가 없다? 금지되어 있었다? 이건 진짜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 초, 특히 과학영재학교가 설립되고 나서는 고등학생 논문 쓰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과학영재학교학생들은 전원 논문을 제출 했고요. 이후 다른 특목고에서 인턴쉽을 활용해서 그런 식으로 스펙을 높이는 것은 학교의 제도였어요.
그래서 정부에서 고등학생 논문 전수 조사 한다? 전 그것도 웃기다고 봅니다. 전수조사 해서요? 어쩌자고요? 당시 위법이었나요? 아니잖아요. 지금 문제 되니 당시를 문제로 만들자? 그런 제도를 만들고 인턴쉽제도를 만든 교육부와 학교가 문제지 학교에서 시킨대로 한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나요?
장관 후보자 한 명 까자고 일을 벌여도 너무 크게 벌입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제도 자체가 좀 웃기고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거죠.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베충이들이 베충 베충 거리고 노래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