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한 그는 정재형의 어시스턴트를 시작으로 대중음악에 입문, 선배 프로듀서팀 스윗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다 지난 2014년 동료 G-High, 이주형과 함께 모노트리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약 15년간 K팝씬에서 활동하며 소녀시대, 동방신기, 엑소, 샤이니, 레드벨벳 등 다수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를 비롯해 이달의 소녀, 레이디스 코드, 골든 차일드, 러블리즈 등과 작업하며 팬들이 꼽는 '숨은 명곡'을 남겼다. 최근에는 보이그룹 온앤오프를 전담 프로듀싱하며 음악적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저는 모두가 알 만큼 전국민적으로 히트를 친 곡은 없어요." 스스로 국민 히트송은 없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는 대중적 히트곡 대신 견고한 음악적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모노트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만 살펴봐도 "황현이 한국의 베토벤이 아니라 베토벤이 한국의 황현이다" 등 아이돌 팬 못지않은 '주접 멘트'들이 가득할 만큼, K팝씬에서 그의 음악이 가지는 영역은 독보적이다.
-반대로 타이틀 곡이 아니기 때문에 마니아층 사이에서 '숨은 명곡'으로써 많이 조명을 받아왔어요.
▶어떻게 보면 타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욕도 덜 먹을 수 있어요. 만약 제 곡이 타이틀 곡이라면 그런 평가들을 못 받았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타이틀 곡에 대해서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수록곡을 듣다가 '이 곡 너무 좋은데?' 할 때 제 곡들이 걸려드는 게 아닐까요. 아이돌 가수의 타이틀 곡은 퍼포먼스를 비롯해 고려할 장치들이 많은데, 수록곡은 무대를 덜 생각해도 되죠. 그래서 리스닝에 중점을 둘 수 있고, 좀 더 감성적인 음악도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건 SM 덕분인 것 같아요. 저한텐 친정 같은 곳이라…. 고마운 곳이죠.
-친정 같다는 의미는 건 첫 곡을 SM에서 발표해서인가요. 아니면 동방신기, 소녀시대, 샤이니를 비롯해 SM 아티스트들과 가장 많은 작업을 해서 인가요.
▶아무래도 제 곡을 가장 먼저 써준 곡이 SM이었죠. 사실 작곡가로 정식 데뷔를 하면 무언가 바뀔 줄 알았는데 변한 게 없더라고요. 다른 회사에도 곡을 주려고 노려했는데 SM에서 나온 곡이 많아요.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SM은 크리에이터만의 색깔을 좋아하고, 존중해요. 그렇게 하는 게 겹치지 않으니까. 그래서 제 입장에서도 SM과 작업이 좀 더 편했어요. 저 역시도 어릴 적부터 SM 가수들의 음악 많이 듣고 자라서 그 감성이 맞았던 것도 있던 것 같고요.
-SM은 크리에이터를 어떤 식으로 더 존중하나요?
▶예를 들면 가사적인 면으로만 봐도 제가 발표한 곡 중에 샤이니의 '방백'이라는 곡이 있어요. 다른 회사에서는 곡 제목을 '방백'이라고 하면 '무슨 말이야?'라고 반응해서 이대로 내기 어려웠을 수 있어요. 그런데 SM은 크리에이터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기 때문에 그 제목 그대로 곡이 나올 수 있었어요.
-'사랑하게 될 거야'가 큰 성공을 거둔 건 아니지만. 지난해 수많은 네티즌들이 '아이돌 최고의 명곡'으로 꼽을 정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랑을 받았어요.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작가님도 스스로 이 곡을 '내가 봐도 정말 잘 썼다 싶은 곡'으로 꼽기도 했어요.
▶'사랑하게 될 거야'는 딱 3분 몇초 안에 스토리텔링을 집어넣었어요. K팝만 할 수 있는 복잡한 구성이죠. 한 곡 안에서 장르가 바뀌고 그 안에서 감성을 중요시했어요.
또 저는 아이돌 퍼포먼스를 위한 곡을 쓸 때 SM의 음악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SM에서 발표한 앨범은 제가 참여 안 한 앨범도 다 들어봐요. SM은 항상 어렵더라도 새로운 걸 하거든요.
https://entertain.v.daum.net/v/20200408103025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