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방송/연예 게시판
 
작성일 : 23-02-14 01:37
[정보] '피지컬 100', 어떤 성공
 글쓴이 : MR100
조회 : 2,029  

▲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한 장면.
매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 운동 좀 한다하는 사람들 100명을 모아 '오징어 게임'처럼 상금을 두고 경쟁하는 넷플릭스 예능 콘텐츠, <피지컬 100> 다음 화가 공개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피지컬 100>은 공개 직후 뜨거운 관심을 모았는데, 그 관심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이어지며 더 주목을 받았다.

2월 9일 기준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등에 따르면 <피지컬:100>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이틀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예능이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다. 총 9회 분량 중 현재(2/7)까지 5회가 공개됐으니 회를 거듭하며 쇼가 정점을 달릴수록 더욱 큰 화제를 몰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프로그램이 세계적으로도 흥행을 달린다니 '물건'을 알아봤다는 알 수 없는 뿌듯함에, MBC 제작이라니 묘한 자부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피지컬 100>의 흥행이 MBC 내부에서 달가운 평가만을 받는 것은 아니다. <피지컬 100>은 연출을 맡은 PD부터, 목소리 출연의 아나운서까지 MBC 인력이 투입된 MBC의 제작물이지만, MBC TV 채널을 통한 별도의 편성은 받지 않고 넷플릭스에 바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런 구조는 '턴키(Turn key)' 방식과 유사한데,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를 포함한 콘텐츠 공급 대가를 받고 MBC가 일체의 권한을 통째로 넘기는 방식이다. 때문에, 예상보다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더라도, 기존에 계약한 소정의 계약금 이상의 수익에 대해 정작 제작사인 MBC는 아무 권리가 없다. 화제를 몰고, 흥행을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손해 보는 것 같다는 내부 평가가 여기에서 온다.

그런데 <피지컬 100>의 흥행을 두고 말이 나오는 이유는 수익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채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거부 반응이다. MBC가 만들고, MBC 자사 채널로 방영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MBC를 만들어 온 기존 인력들에게는 MBC가 갑자기 '외주제작사'가 된 듯한 인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이다. 방송 인프라를 독점하고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이렇게 주목받는 PD가 탄생하면 번뜩 드는 걱정이 바로 인력 유출 문제다. 불과 몇 해 전에도, 카카오TV의 등장과 함께 MBC 예능을 이끌던 젊은 PD들이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이 MBC 내부에 진동을 주는 것이 나는 언짢지만은 않다. 고민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새로운 길은 필시 이런 과정을 통해야만 나온다. 박성제 사장은 지난해 창사 기념일에, 우리는 이제 단지 '지상파 채널'이 아니라, 지상파 채널을 가진 '콘텐츠 그룹'이라고 회사 비전을 정의했다. 이런 변화는 그저 선언에 불과하지 않고, 현업에서 제작 환경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제작 방식은 예능본부에 입사해 조연출부터 차근히 입봉 과정을 거친 PD들이 예능 본부장 지휘 아래 때가 되면 신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과정이다. 이를테면 KBS 간판 예능 <1박2일>의 유호진PD가 조연출 시절부터 현장에서 현업을 익히다가 메인 연출PD가 되었다거나, <마이리틀 텔레비전>의 모르모트 권해봄 PD가 조연출로 일했다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하다.

지난 몇 년 동안 MBC 내부에서는 이런 기존의 틀을 말랑하게 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져 왔다. 예능, 스포츠, 시사교양 등 부문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서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PD들로 이루어진 새 조직이 운영 중이다. '예능 본부', '시사교양 본부', '스포츠국' 이런 명찰을 다 뗀 '콘텐츠 조직'이다. PD 수첩 등을 연출한 시사교양PD였던 장호기 PD가 갑자기 신개념 예능을 연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인력 유출에 대한 시각도 유연해져야 한다. 스타 PD가 빠져나간 자리는 분명 살점을 떼어내는 것 같은 아픔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스타가 뿌리를 내릴 새집이 되기도 한다. MBC 역사를 보더라도, 대체 불가능해 보였던 자리를 누군가 등장해 메워왔다. 그렇게 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내는 것도 MBC가 새롭게 거머쥐어야 할 지위다.

<피지컬 100>의 성공에 MBC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았을 테지만 앞으로 MBC가 찍힌 명찰을 내밀고 시청자를 만날 기회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때문에, MBC 콘텐츠만이 갖는 어떤 일체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그래야 '슈퍼갑'이 된 OTT 플랫폼에 대항해 양질의 콘텐츠로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 기존 채널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도 인정받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경험은 그저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이상이다. 언제라도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동력이자, 시청자들 눈에 'MBC' 로고가 보이지 않아도 MBC를 떠올리는 강력한 브랜딩이다.

10년 전에는 유튜브가, 또 지금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와 셀 수 없는 형태의 미디어가 폭포처럼 쏟아진다. 채널 독점력은 잃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과 마주할 접점은 늘었다. 앞으로도 플랫폼은 예측하지 못할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시청자와 맞닿는 방식에 불문하고 콘텐츠 하나, 맨몸으로 경쟁해야 할 '뉴노멀'을 마주하며 MBC는 어떤 값진 성공을 맛봤다. 이 성공의 경험을 내재화할 수 있을까. MBC에 모처럼 '새로운' 기대가 걸린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Kard 23-02-14 02:35
   
MBC가 은근히 수출 효자상품들 많이 내놨지 요즘 핍박도 심한데 잘되길
내점수는요 23-02-14 09:59
   
엠비쒸는 잘되야 하지만.

지상파 성공한 프로그램 피디들 대우 생각 안하네. 그렇게 고인물 된다며 물갈이 하더니만.
이제 세상이 바뀌니 생각이 바뀌었나보다.
밈밈2022 23-02-14 10:19
   
방통심의위가 지랄할까봐 제일 중요한 점 한가지를 언급 안했네..
저 예능 제작 당시 국내 방송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 이유가
바로 문신과 욕설 및 비속어...욕설, 비속어는 삐 처러도 몰입감을 방해하지만
격렬한 움직임의 예능에서 그 수많은 참가자들  문신을 쉴새없이 블러처러하는것도 미친짓이고
시간, 비용은 물론이고 몰입감 역시 큰 타격...공중파의 저런 허들을 계속 방치하면
피지컬 100같은 예능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있어도 저렇게 죽써서 개주는 상황이 발생...
돛단별 23-02-15 02:20
   
예능포맷 제일 많이 수출한 한국 방송사가 MBC 아닌가? 복면가왕으로
 
 
Total 84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24 [정보] 하이브, 유니버설·소니·워너 대항마? (5) MR100 02-15 1577
623 [정보] 이나영 '편해 보여도 차 값 가볍게 넘는 패션�… MR100 02-15 1318
622 [정보] 신혜성, 결국 법정에 선다..'만취해 남의 차 운… (1) MR100 02-15 783
621 [정보] kEY, 소속사 상황 깊은 한숨 (6) 초록소년 02-15 1899
620 [정보] 방시혁, 보유주식 2조5684억 (2) 이멜다 02-15 1868
619 [정보] K-팝 활황에 엔터테크 플랫폼도 성장…메이크스타,… MR100 02-15 1037
618 [정보] 김희철, 어른답지 못한 사과문 (21) MR100 02-15 2179
617 [정보] 경리 “보드 타다 골절… 엄마, 아빠 미안해” MR100 02-15 1584
616 [정보] 뉴진스 다음타자 "민지" 명품 엠버서더_CHANEL (6) 초록소년 02-15 1354
615 [정보] CJ, 카카오 우군으로…SM 인수 참여 검토 (7) 방황감자 02-14 2000
614 [정보] 웹툰과 만난 K팝 '웹툰싱어', 2보다 큰 1+1 (1) MR100 02-14 1309
613 [정보] BTS 뷔 손잡은 나영석 VS 인기 유튜버 앞세운 김태호… (9) MR100 02-14 1483
612 [정보] "비♥김태희, 두 딸 교육 위해 美 어바인에 타운하… MR100 02-14 1392
611 [정보] '아바타2'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연봉은 1,20… MR100 02-14 700
610 [정보] '피지컬 100', 어떤 성공 (4) MR100 02-14 2030
609 [정보] 김희철, 욕설 난무 '음주 방송' 사과했지만… (16) MR100 02-13 2426
608 [정보] 아옳이, "왼손은 대체 어딜 만지는지.." 직접 찍은 … MR100 02-13 1994
607 [정보] 타이거JK·윤미래·비비, 튀르키예·시리아에 4000만… (2) MR100 02-13 695
606 [정보] "김연아♥고우림 이혼이라니?"…도 넘은 가짜뉴스,… MR100 02-13 1845
605 [정보] 김시덕, 또 생명 구했다.."몸이 반응" MR100 02-13 907
604 [정보] 예성, 에스파 윈터와 협업한 정규 음반 발표 (2) MR100 02-13 494
603 [정보] 개그맨 박성광, 영화감독 데뷔 MR100 02-13 650
602 [정보] ‘뉴진스 프로듀서’ 250, 한국대중음악상 5개부문 … (3) MR100 02-12 1327
601 [정보] 은지원 "나는 1000억 있다"… 목소리 높인 이유는? MR100 02-12 1280
600 [정보] 이시언 "원빈, 나 붙잡았고..현빈은 부조금 20만원 … MR100 02-11 1199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