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설이 기자] 일본의 한 여성 아이돌 그룹 멤버가 자 살하자 유족이 그룹의 소속사 등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1일 버즈피드 재팬에 따르면 12일, 농업 아이돌을 표방한 에노하걸즈의 멤버 오오모토 호노카가 지난 3월 21일 16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오오모토 호노카의 유족 4인은 에노하걸즈의 소속사인 H프로젝트 등에 자 살의 책임을 물어 약 9268만 엔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마츠야마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유족 측 변호인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오오모토 호노카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2017년 4월 이후 평일 낮에도 일정을 소화해야 해 결석을 해야 했고, 오전 4시에 집합해 다음날 새벽 2시에 해산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과중한 스케줄에 시달렸다.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이 12시간을 초과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오오모토 호노카가 과로로 여러번 휴가를 요구했지만 "감상적이다"며 고압적인 태도로 이를 묵살했고, 주변에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수차례 해왔다. 그러다 2017년 6월 탈퇴 의사를 전했으나 회사 측은 "돈 걱정은 말라"며 전일제 사립고교로의 전학을 권했고, 2018년 2월 사립고에 입학하며 소속사로부터 3만 엔을 빌려 납입하고, 교복비 등으로 7만 엔을 더 빌렸다.
그러나 여전히 딸이 걱정된 오오모토 호노카의 모친은 소속사에 계약 만기일인 2019년 8월말 계약을 끝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며칠 뒤 추가 납부해야 하는 사립고 학비를 빌리러 소속사로 향했으나 소속사는 돈을 빌려주기를 거부했으며, 회사 대표는 "사직한다면 위약금으로 1억 엔을 지불하라"고 메신저로 통보했다. 오오모토 호노카는 이를 비관해 자 살을 택했다.
오오모토 호노카의 모친은 버즈피드에 "자 살하기 전 아이가 안고 있던 고민은 에노하걸즈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자 살의 원인이 명확한데 소속사 측은 사과는커녕 책임을 느끼냐는 질문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답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팬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같은 처지에 있는 무명 아이돌들을 위해서라도 오오모토 호노카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