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신화’와 ‘역사’가 혼재된 상태에서 어떻게 일본의 천황제 파시즘이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 배후의 일본 내셔널리즘은 어떻게 기술적으로 변모하며 오늘의 ‘우경화’에까지 이르는 것인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 준다.
지금 일본은 러일전쟁 100주년을 맞아 메이지의 기개를 되살리자는 캠페인이 한창이다.
일본인들은 러일전쟁이 아시아 각국의 피지배 민족에게 독립의 의지와 자신감을 심어주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러일전쟁은 조선 병합으로 이어졌고, 일본이 서구 제국주의 국가의 반열에 오르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페리의 내항 이후 일본은 급속한 서구 따라잡기에 나서는데,
당시 국민통합의 구심점으로 강력한 천황제를 만들었고, 근대국가 창출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조선과 중국에 대한 침략에 나섰다. 이른바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이른바 ‘근대천황제’는
이렇듯 주변국가에 대한 침략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천황제를 둘러싼 상징조작과 함께 국민교육도 병행된다. 히노마루 기미가요를 보급하고 교육칙어와 군인칙유를 암송하게 했다. 신도를 정비해서 ‘만세일계’ 이념을 내면화시켰고 조선, 중국 등
주변국가에 대한 멸시와 차별의 이데올로기를 퍼뜨렸다.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 만들기’ 프로젝트의 스토리도 흥미롭다.메이지의 초상은 수차례의 작업을 거쳐 합격판정을 받고난 후에야 비로소 일선학교나 관청에 하달되었고, 교토에서 도쿄로 거처를 옮기는
이궁(移宮) 행사는 제국창조의 엄청난 정치적 퍼레이드로 기획됐다.
소위 ‘가지고 논다’는 의미에서 ‘다마’(玉)로 불릴 정도로 정치적으로 유명무실했던 천황을 강력한 카리스마의 ‘현인신’으로 만들기 위해 이토 히로부미? 등 메이지유신 세력들은 고도의 상징조작을 진행했던 것이다.
그 조작된 신화가 의심받지 않고 사실이 되어 버린 일본사회에 대한 역사적 해부의 메스,
그것이 제3부 <신을 만든 사람들>이다.
* 주요 취재 내용
- 러일전쟁 100주년 기념식, 일본인들이 보는 러일전쟁의 의미
- 천손강림의 현장이라는 기리시마 현지
- 이세신궁의 식년천궁 행사
* 이 프로그램이 밝히는 새로운 사실
- 신이 된 천황 메이지
- 메이지 천황 전, 99% 일본인이 천황을 몰랐다
- 탈아입구
- 신을 만든 사람들
- 황군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