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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0-20 06:47
[정보] '장결희-문정인-이용언' 이들도 한팀이었다
 글쓴이 : 개팔복
조회 : 3,701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통화했더니 애들이 우느라 말도 못해요. 하. 제가 이런 큰 대회 앞두고 다쳐봐서 아는데, 그땐 진짜 어떤 말을 해줘도 안 들리거든요. 얘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모 관계자는 팀 내 부상자들에 대해 이렇게 전해왔다. U-17 대표팀이면 한국 나이로 고등학생 2학년. 기껏해야 빠른 생일로 입학한 고3에 불과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품 떠나 빨리 어른이 됐다고는 하나, 참 순진하다 싶을 때가 많다. 웃음도, 눈물도 많다. 여리고도 약하다. 그래서 부상 낙마가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대회 목전에 두고는 또 다른 부상자가 발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알렸다.

"U17 대표팀(감독 최진철) 장결희 선수 출국 전 국내 훈련 중 다친 오른쪽 발목 염좌 부상이 대회까지 정상 컨디션이 안 될 것으로 최종 판단하여 금번 칠례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 결정".

장결희는 지난달 응어리를 풀었다. 광복절 즈음 입국해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U-18 대표팀에 합류했고, 일주일간 몸을 바짝 올렸다. 그리고 나선 실전. 최진철호의 일원으로 9월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이하 수원컵)에 모습을 드러냈다.

몸놀림은 날랬다. 주발인 왼발의 안쪽, 바깥쪽을 고루 터치하며 드리블을 쳤다. 상체를 쓰는 것도 제법이었다. 왼쪽, 오른쪽 어깨를 씰룩이며 상대 무게중심을 무너뜨렸다. "이번 대회요. 진짜 재밌고, 좋았어요". '지~인짜'라며 강조하던 그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수원컵 이후 재소집한 U-17 대표팀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붙으며 국내 모의고사를 마감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한 법. 그럼에도 U-17 대표팀은 독하게 부딪쳤고, 승리를 쟁취했다. 그날 장결희는 벤치 옆 아이스박스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기자들 요청에 잠깐 인터뷰를 한 것이 전부. 잔디밭에 엎드려 플랭크 자세를 취하곤 했다. 좀이 쑤셨는지 이내 혼자 볼을 띄우며 놀았다.

이유는 경미한 부상 때문. "엊그제 훈련하다 혼자 발목 접질렸어요"라던 장결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최진철 U-17 대표팀 감독 역시 복귀 시기를 길게 보지 않았다. 그랬던 장결희가 미국에서도 통증이 계속된다며 호소해왔다. 미국에도, 칠레에도 날아갔으나 결국 뛰지 못한 채 돌아오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되도록 대회 출전을 하려고 했지만, 부상 부위인 오른쪽 발목 힘줄 쪽에 차도가 없어서 제외 결정을 했다"고 전했다. 조마조마하며 대회 강행을 기다렸던 그 마음도 소용없었다.

U-17 월드컵은 꼭 한번 보여주고 싶은 대회였다. 의식할수록 몸이 무거워진다며 주위에서 한 마디씩 거들었으나, 2년 전 봄부터 소속팀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한을 토해내고자 했다. 방출설이든, 계약 해지설이든 개의치 않고, 죽도록 뛰며 몰입하고 싶은 무대였다. 하지만 결국 13일 귀국해 한국에서 브라질전 승리 소식을 접했다.

운동선수의 부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네트 없이 몸을 부대끼는 축구는 말할 것도 없다. 스스로 넘어지기도 하고, 남과 뒤엉켜 엎어지기도 한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건 더 잘해보려고 발버둥 치다 미끄러지는 경우다. '이렇게도 안 풀릴까' 싶을 때. 하늘이 그리 원망스러울 수 없다.

장결희보다 빨리 대표팀에서 떠난 이들도 있다. 수원컵 이후 해산했던 U-17 대표팀은 열흘이 조금 안 되는 짧은 휴가를 보냈다. 대부분이 고등학교에 속한 자원이었던 만큼 짧은 휴식에 훈련 및 경기 출전 스케쥴을 소화했다.

그러다 탈이 난 친구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불신의 시각을 보낼 법도 하다. 일리는 있으나, 결과론적 해석의 느낌이 짙다. 실전에서 많은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던 이들은 꾸준히 감각을 깨워주는 것도 절실했다.

울산 현대 U-18팀 현대고 소속 골키퍼 문정인. 최진철 감독과 차상광 골키퍼 코치는 안준수(영석고, 의정부U-18)와 이 선수를 번갈아 기용했다. 두 자원을 두고 했던 고심은 문정인의 부상으로 더는 필요 없게 됐다. 울산은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프로 훈련에 참가할 기회를 주어 왔고, 문정인 역시 수원컵 직후 합류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일이 터졌다. 다이빙 동작에서 착지하던 중 어깨가 밀려버린 것. "훈련할 때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통증이 너무 심했어요".

어깨를 못 올릴 만큼 심각해진 부상에 정말 많이 울었다. 박기욱 현대고 감독은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으니 힘내자"며 달랬으나, 그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서울의 모 센터에서 재활을 시작한 문정인은 약 한 달간의 결장을 진단받았다. K리그 주니어 잔여 시즌과 고교리그 왕중왕전까지도 사실상 쉽지 않다. 이에 박 감독은 "경기 운영도 괜찮고, 골키퍼치고 발밑도 좋다. 키가 크다 보니 다이빙 떴을 때 작은 선수들보다는 확실히 좋은데···."라며 크게 아쉬워했다.

매탄고의 이용언은 쉬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박상혁, 유주안, 박대원이 수원컵에서 피치를 밟을 동안, 이용언은 광고판 앞 20m 안팎의 짧은 거리만 왔다 갔다 했다. 선발 자원들이 라커로 들어간 경기 직전, 그리고 전반전을 마친 뒤 하프타임이 되어서야 빈 피치를 밟으며 볼을 만지곤 했다.

그렇다고 그 존재를 가벼이 여길 수는 없다. 전력이 강한 팀은 벤치부터 단단하다. 뒤에서 서포트하는 자원들이 얼마나 힘을 내느냐가 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최진철호가 FIFA 주관 대회(남자 기준)에서 처음으로 브라질을 잡은 것 역시 마찬가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 멤버들이 지탱해냈기에 피치 역시 강할 수 있었다.

김대의 매탄고 감독은 제자에게 뛰는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매탄고 전력이 탄탄했던 만큼, 더욱이 3학년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던 만큼 이용언도 팀 내에서 엄청난 출장 시간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올 시즌에도 리그 출장 횟수는 네 차례. 김 감독은 수원컵 직후 서효원 감독이 이끄는 U-15 대표팀과의 연습 경기에 이 선수를 내보냈다.

이용언은 좌우를 살피는 시야, 볼 소유 능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크지 않은 키에 스피드 또한 느릴 수 있어도, 경기를 운영하는 노련함과 적극성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왔다. 이 장점을 세계 무대서 펼쳐 보이기도 전, 연습 경기에서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졌으니 본인도 곡할 노릇이었다. 수술에 재활까지, 3~4개월은 족히 걸릴 부상. 지난해 AFC(아시아축구연맹) U-16 챔피언십, 올해 사닉스컵 등 중요시기마다 부상으로 흔들렸다.

김 감독은 "선수가 갖는 실망이 굉장히 컸다. 위로도, 동기부여도 해줄 게 뭐가 있었겠나. 재활 잘하고 빨리 회복해서 경기 뛰자고 말하는 게 전부였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최종 명단 승선은 또 다른 얘기일 수 있지만, 몸을 다쳐 마지막까지 경쟁할 수 없었다는 데 한이 컸다.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기자실 앞에는 각 대회를 치른 대표팀의 단체 사진이 걸려 있다. 그 한 장 한 장에 설렘, 비장함,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해당 세대 중 가장 뛰어난 이들만 모아놓은 곳. 장결희, 문정인, 이용언은 고지 바로 앞에서 도전을 강제 종료 당했다.

메이저 대회를 준비하는 한 팀에는 수많은 이들이 거쳐 간다. 2013년 출범한 현 U-17 대표팀도 그렇다. 2014 U-16 챔피언십 이후 치러진 총 여덟 차례 소집 훈련에만 57명이 팀을 드나들었다. 이들 모두가 함께 호흡하고, 함께 땀 흘렸다. 위로가 위로일 리 있겠느냐마는. 이 선수들 역시 최진철호의 브라질전 승리를 함께 만든 한팀이었다.

+ 브라질전에 중앙 수비로 선발 출장한 최재영(포항제철고)은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상대 선수와의 충돌 직후 눌리면서 하중을 피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응급 치료 후 재차 운동장에 나섰으나,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결과도,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는 다치지 않고 대회 잘 마무리할 수 있길.

사진=대한축구협회, 내일은 K리거, 윤경식 기자
http://sports.media.daum.net/sports/soccer/newsview?newsId=20151019061006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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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암 15-10-20 07:09
   
선수부상관리에서 한국이 전문성이 떨어지는게 아닌가하는게  부상후 선수들 정신력에 의지해 판단을 미룸.

최재영같은경우 코칭스텝의 강력한아웃결정이 필요한시점인데 재차부상을입어 더크게 다친게 아닌가함.

국대가 이럴진대 일반소속팀은 오죽할까.

아까운 인재가 부상으로 채피지도 못하고 지는게 얼마나 큰 손실인지..
개팔복 15-10-20 07:13
   
어제 신정초vs수원  경기에서도 다리를 저는 부상선수를 출전시켜서 말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선수생명 죽이는 행위라고 해설자들도 걱정했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