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臥薪嘗膽)’

김정구 감독이 이끄는 경기 광주초등학교가 강호 대동초등학교를 꺾고 처음으로 왕중왕전 4강에 진출했다. 올해 전국대회에서 대동초를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한 광주초는 치밀한 준비로 대동초를 무너뜨렸다.

광주초는 18일 경남 고성군 스포츠파크 1구장에서 열린 2015 대교눈높이 전국초등축구리그 8강 대동초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 후반 내내 팽팽한 경기를 치른 양 팀은 후반 17분 광주초 김연준의 골로 승패가 갈렸다. 광주초는 서울 서부권역 무패우승으로 왕중왕전에 진출한 대동초보다 약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장윤식과 김연준의 연계 플레이를 앞세워 이변을 일으켰다. 광주초는 우승후보로 꼽히던 대동초를 꺾은 것과 더불어 사상 처음으로 왕중왕전 4강에 진출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광주초는 올해만 제주 칠십리배,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대동초에 두 차례 무릎을 꿇었다. 대동초는 두 전국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왕중왕전 우승도 노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두 대회에서 대동초에 패했던 광주초가 발목을 잡았다. 김 감독은 “올해 대동초에게 두 번 붙을 때마다 져서 준비를 많이 했다. 아이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대동초의 탄탄한 공격진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했다. 대동초는 이호준(188cm)-조진호(148cm)로 이뤄진 ‘빅앤스몰’ 조합과 8경기 15득점으로 권역리그 득점 1위를 기록한 김효기가 공격진에 버티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동초 중원에 초점을 두고 대비를 했다. 대동초는 30번(김효기)과 31번(조진호)이 좋은 공격 자원이다. 키가 큰 대동초 11번(이호준)의 제공권도 염두에 뒀다. 우리는 키 큰 선수가 없어 수비를 튼튼하게 두고 빠른 역습을 펼치는 경기를 준비했다. 상대팀이 우리의 역습을 대비하지 못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이어 “우리가 대동초보다 전력상 약하지만 11명 아이들의 실력이 균등해서 그게 오히려 장점이 된 것 같다. 항상 왕중왕전 8강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그래서 이번엔 꼭 뭔가를 했으면 했는데 아이들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를 이룬 것 같다”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연준은 “내가 골을 넣고 팀이 이겨서 좋다. 너무 좋아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팀 선수들이 서로 호흡이 잘 맞아 이길 수 있던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크로스가 가장 자신 있다”는 김연준은 이날 팀의 주득점원인 장윤식의 도움을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 김연준은 “오늘은 내가 장윤식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 팀이 잘해서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며 “공격수로서 골을 넣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경기가 힘든 상황에서 다들 지쳐있는 모습을 보니 꼭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공격수로서 사명감을 강조했다.

광주초는 32강과 16강에서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대전 시티즌 유소년 클럽과 성남U-12 클럽 팀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선수들의 자신감이 한층 올라갔다. “좋은 흐름을 이어왔다”는 김 감독은 준결승에서도 그 흐름이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광주초는 24일 서울 잠전초와 준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김 감독은 “세트 플레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잠전초는 우리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4강전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즐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 = 배시온 명예기자
사진 =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