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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8 19:38
[잡담] 무리뉴의 토트넘이 기대되는 이유.
 글쓴이 : 피터림
조회 : 1,750  

무리뉴는 화려함보다는 효율을 추구하고 단단하게 지키면서 날카롭게 찌르는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감독으로 보인다. 재미보다는 승리 자체를 추구하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펩, 클롭, 비엘사 감독의 축구에서 보여주는 역동성은 확실히 재미있다. 아기자기하고 역동적이기에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은 격투기 중에서도 타격전이 인기가 있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하지만, 역동성을 가지는 모든 스포츠는 그만큼 내구성이 떨어진다. 정교한만큼 쉽게 고장나기 마련이고 부품하나만 고장나도 크게 삐그득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플할수록 강하고 오래갈 수 있다. 과거의 독일 축구를 생각해보면 심플하지만 결정력이 높은 독일의 축구는 확실히 강했고 기복도 적었다. 하지만, 어느순간 독일 축구에 정교함을 필요이상으로 주입하려하면서 독일축구가 삐그덕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고 그것은 다른 기술축구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역동성이 있다는 것은 많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고 많이 뛰는 선수가 긴긴 리그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컨디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힘들다. 정교할수록 생각보다 많은 패턴을 만들어내고 축구에서 수많은 패턴을 성공시킨다고 할지라도 최종단계인 박스 안 피니쉬가 날카롭지 못하면 그것은 말짱 황인 것인데 멋있고 아기자기 할수록 그것을 수행해 줄 대체불가의 핵심자원의 숫자가 그만큼 많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스쿼드를 아무리 두껍게 꾸린다고 할지라도 정교한 축구에서는 대체불가의 선수가 그만큼 많아질뿐인 것이고 그렇기에 핵심자원들의 이탈은 그대로 팀성적하락과 경기력하향으로 이어진다. 즉 팀메니지먼트가 힘들어지는 것이다. 

하자만, 투박한 수비축구는 보기에는 답답하지만, 한골만 넣으면 이길 수 있는 효율의 축구이며 기본적으로 긴긴 시즌을 수행함에 있어서 훨씬 높은 효율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토트넘이 이번 7연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죽음의 연전에서의 사투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부분은 팀 전술의 심플함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누가 들어가도 기본은 할 수 있는 전술이란 것은 긴 호흡에서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길 수 있는 경기 아무리 잘 막아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화려함이 아니라 날카로움이다. 경기 내내 가드를 올리더라도 들어오는 상대의 주먹을 날카롭게 받아쳐 카운터를 먹일 수 있다면 경기는 승리할 수 있다. 그렇게 효과적인 카운터를 사용해서 레스터는 우승을 가져왔다. 

다시 한번 EPL은 난장판의 시즌이 열리는 것 같고 상대방을 때려부수겠다고 덤비는 야수들이 넘치는 시즌이 열리고 있다. 체력은 떨어지고 집중력은 부족한데 경기는 빽빽하다. 역습의 팀들에 의해 강호들이 고전하고 있고 맹수들이 날뛰다보니 쉬운 경기가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나는 지금 무리뉴의 축구는 안정을 바탕으로 카운터를 준비하고 있다. 

무리뉴가 맨유에서 실패한 이유는 너무 화려한 선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의 화려함은 무리뉴에게 필요없다. 무리뉴에게 필요한것은 안정적인 몸통과 하체 그리고 날카로운 카운터 한방을 넣어줄 수 있는 피니쉬를 가진 결정력 높은 스트라이크다. 맨유의 루카쿠, 린가드, 레쉬포드는 그런 역할을 해주기에는 상대적으로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화려함을 추구하는 포그바는 안정성이 떨어졌고 하체 역시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 무리뉴는 자기가 필요로하는 기본적인 세팅을 갖춘걸로 보여진다. 과거 드록바, 그리고 호날두가 보여주던 날카로움을 이제 손흥민과 케인이 대신할 수 있다. 더 적은 기회로 더 높은 결과를 내놓기 위해서는 결국 피니쉬가 좋은 선수가 필요한데 무리뉴는 현재 손흥민, 케인, 베일이라는 카드를 손에 넣었다. 단 한골을 넣어도 단단하게 경기를 운영하여 장기리그를 끌고 갈 수 있는 바탕은 마련되었고 허리도 화려함은 덜하지만, 많이 뛰고 든든하게 받쳐주는 미들진을 구축하면서 그 안정성을 바탕으로 양쪽의 빠른 풀백들을 끌어올려 순간의 카운터를 넣을 수 있는 기반을 완성했다. 

현재 센터백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골키퍼는 안정적이다. 그리고 내려앉은 팀들을 상대할때 궂은 일을 하며 어그로를 끌어줄 라멜라와 몸을 육중하게 때려박는 음돔, 시스코의 조합은 박스를 어지럽히기 좋은 조합같이 보인다 수비를 끌어올려 공격을 하는 상대의 뒷공간을 파괴할 수 있는 손흥민, 베일의 조합도 좋아보이고 내려앉은 팀을 상대로 지저분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육중한 탱크들의 조합도 과거보다 좋아진 것 같아 올해의 무리뉴의 토트넘은 확실히 포체티노의 팀에서 무리뉴의 팀으로 넘어가는 원년이 될 것 같고 무엇보다 EPL이 대혼돈의 난장판이 될 것 같아 무리뉴의 효율축구가 기대가 되는 한해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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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반메훔 20-10-08 19:42
   
장문의 좋은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병아리쓸빠 20-10-08 19:48
   
굿 ~
빅주영 20-10-08 19:49
   
잘 읽었습니다.
7먼 20-10-08 19:49
   
2년차 무리뉴팀은 리얼이라는 말 많이하던데 기대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솔직히 20-10-08 19:56
   
개념글엔 추천을 해야되는 데, 추천기능이 없네...
변딸기 20-10-08 19:59
   
좋은글인듯 싶어요 작년 토트넘의 문제점은 케인의 활용도 그리고 알리의 전술이해도 였다고 보여지는데 이번시즌은 케인이 드디어 무리뉴 전술에 녹아들었고 알리대체자로 은돔 로셀소가 하지만 베일이 온다면 그역할을 베일이 하지 않을까 싶어여 ㅎ
벌레잡는냥 20-10-08 20:30
   
선수들의 부상만 없으면 진짜 많이 올라갈 수 있을꺼라고 봄
비알레띠 20-10-08 20:31
   
공감가는 글이네요..무리뉴 실리축구야 예전부터 유명하죠..

이번 토트넘 스쿼드도 과거 첼시 우승시절의 스쿼드보다 크게 떨어지진 않는듯하고..뭔가 일한번 낼거같은 ㅋ
SuperEgo 20-10-08 20:49
   
마치 잘 다듬어진 리뷰같은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