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만 기억해.
삶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부주의한 친절이야.
그건 주어서도 안되고, 받아서도 안돼.
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지만, 단 하나,
부주의한 친절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해.
그건 마치 약음기가 없는 피아노와 같은 거야.
처음에는 어떤 멜로디처럼 들리지만,
결국 모든 것이 엉키고 엉망이 되어버려서
연주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무의미해져."
어른이 된 후에 가장 심각한 공포는 무엇이었을까?
소유했다고 안심했던 것이
허방 딛듯 천 길 나락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실과 부재의 공포가 아닐까.
그것이 사람이든 물질이든,
좁고 깊은 틈으로 영원히
하나의 희망이 빨려 들어가는 삭제의 공포.
붉은 리본 / 전경린
나는 두려움에 당황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해서는 안되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말고...
그게 인생이야. 거의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래.
때로는 에움길로 돌아가고
상황에 적당히 맞춰가며 사는게 인생이야.
우리 안에는 약간의 비열함이 있어.
그 비열함은 애완동물과 같아.
그것을 쓰다듬어 주면서 기르다 보면 애착을 갖게 돼.
그게 인생이야.
용감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적당히 타협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어.
타협하며 사는 게 한결 덜 피곤하지...
안나 가발다 /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우리가 심장에 정직하게 반응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
사실 그것은 어른이 되는 과정과 동일하다.
'절제'나 '인내'라는 고무적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고
'억압'이나 '위선'이란 어두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과정.
그러나 모두가 다 육중하고 진지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심장에 정직한 이들의 경박함을 만날 때
막힌 숨통이 트이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심장에 정직한 이들은 적어도 계산하지 않는다.
계산은 심장 박동을 '안정'적으로 뛰게 하기 때문이다.
미래란, 그리로 다가갈 구체적인 수단과 목적이 주어질 때만
존재하는 시제인지도 모른다.
수단과 목적을 찾지 못해 암담한 이들에게
미래란 허공과 다름없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또 떨어진다.
다만 어두운 오늘의 반복일 뿐이다.
그러나 한줄기 빛을 잡고 나아가는 이들에게 미래는 길이다.
발밑에 놓인 단단한 길,
한 발자국이 다음 발자국을 이끄는 길.
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오소희
가령 그것이 실제로 바닥에 작은 구멍이 뚫린 낡은 냄비에
물을 붓는 것과 같은 허망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적어도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남는다.
효능이 있든 없든, 멋이 있든 없든,
결국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의 대부분의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는(그러나 마음으로는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진정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때때로 효율이 나쁜 행위를 통해서만이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공허한 행위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결코 어리석은 행위는 아닐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감함으로써, 그리고 경험적으로써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