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경기를 보고 계속 멍한 상태로 있다가 접속합니다.
이런 식의 상황을 마주하니 상처에 소금이라도 뿌린듯 마음이 너무 쓰리네요.
쏟아낼 말이 많지만....생략! 그저 말합니다.
잡게에 아버님 편지가 있어서 퍼왔어요.
내 딸 연아야.
수고했다. 정말 고생 많았다.
올림픽 은메달.
한편으로는 속상하지만,
한편으로 최선을 다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아빠는 정말 고맙다.
아빠가 경기 후 카카오톡으로 보낸 글 봤니.
“연아야, 네가 진정한 챔피언이다”라는 말.
마지막 순간까지 그 무거운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었잖니.
소치에 가기 전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회없이 하고 오라고 했던 말,
아빠와 했던 그 약속 지켜줘 고맙다.
언제나 연아 넌 결과를 갖고 탓하거나 하는 아이가 아니었지.
현실을 그냥 인정해 버리고 이러쿵저러쿵 남탓을 하지 않았어.
조금 속상해도, 마음이 아파도 그냥 속으로 숨기고 참았지.
아비로서 그저 안쓰러운 마음에, 언젠가 한 번
피겨 강국에서 태어나게 해주지 못해 아빠가 참 미안하다고 했는데
연아 넌 씩 웃고 말았지.
하지만 네 덕분에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했다는 걸 알기 바란다.
연아야, 네가 울지 않는 걸 보고 또 한 번 감사했다.
연아 너는 모든 걸 마친 지금 이 순간,
무척이나 홀가분하고 행복할 거야.
네 표정에서 그게 느껴져 아빠도 웃음이 나고 행복했다.
우리 모두 정말 홀가분하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비록 은메달이지만,
우리 마음속에 연아 네가 금메달이다.
그리고 우리는 올림픽 금메달 한 번 따봤잖아?
이젠 연아야,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라.
우린 네가 하고 싶은 걸 하겠다면 그게 뭐든지 다 따를 생각이다.
한국에 와서 아빠랑 어디 놀러갈지, 맛있는 음식은 뭐 먹을지,
천천히 생각하자. 우리 이제 시간 많으니까.
연아야.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네가 진정한 챔피언이다.
2014년 2월 21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