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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05 22:34
[가네다 연재] 일본어를 배우는 한국인과 한국어를 배우는 일본인의 불균형.
 글쓴이 : kaneda
조회 : 2,546  

안녕하세요? 가네다 입니다. 어제 첫 연재를 잡담 게시판에 했습니다만 오늘부터는 친목 게시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첫 연재를 놓치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하나 걸어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 저에 대해서 조언과 염려를 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또한 어떤 분에게 쪽지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쪽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반갑습니다 :) 
혹시 東京の目白大?で合っていますか? 
私の大?でもそこの留?生たちが三人?ています^^"
 
친절하게 일본어로 보내 주셨더군요. 제가 메이지로 대학을 나왔다고 하니 "도쿄에 있는 메이지로 대학이 맞습니까?" 하고 물으시면서 본인이 다니는 대학에서도 저의 모교인 메이지로 대학 출신의 유학생이 세 명 있다고...

답장을 보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포인트가 모자라서 쪽지를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T.T

별 내용 아닌 그 쪽지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의아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사설 기관이나 학원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실은 일본에서 한국어 정식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 많은 일본의 대학들 속에서 그 분이 다니는 학교에 저의 모교인 메이지로 대학 출신자가 많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일본에서 한국어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교>
- 국립 도쿄 외국어대학교 외국어학부 '한국어학'과
- 국립 오사카대학교 외국어학부 외국어학과 '조선어' 전공
- 사립 칸다 외국어대학교 외국어학부 '한국어'학과
- 메이지로대학교 외국어학부 아시아어학부 '한국어'전공
- 테이쿄대학교 외국어학부 외국어학과 '코리아어' 전공

위의 6개 대학교만이 한국어를 정식으로 가르치는 주요 대학입니다. 이 외에 수십 군데가 더 있지만 100군데가 안됩니다. 숫자도 적지만 "도쿄대"에도 한국어 학과가 없다는 점에 놀라는 분이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서울대와 도쿄대는 오래 전부터 협약을 맺어 "일본학과"와 "한국학과"를 설치하고 재휴해 왔지만 그렇다고 도쿄대학교에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것은 아닙니다.

도대체 일본 내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이 왜 이렇게 적은지 조사하면서 저도 놀랐는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국어"는 일본에서 "한국어"로 불리긴 하지만 "조선어" "한글어" "코리아어"등 그 명칭도 중구난방 입니다. 왜 이럴까요?

그것은 한국 국내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가 깊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모든 것을 대한민국(남한)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양 진영으로 나뉘어진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웃나라인 일본 입장에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모든 원인과 잘못은 일제에 있지만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 땅에 살게 된 상황에서 이들 역시 재일민단과 조총련계로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상에서 일본은(그것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올바르지 않다고 하더라도)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랜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언어를 한국어로 해야 할지 조선어로 해야 할지 논쟁의 대상이 되었었고 처음에는 과거 "조선어"가 대세였다가  점차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지자 "한국어"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한글어" 또는 "코리아어"라는 명칭입니다. 한국어는 대한민국어 이기도 하지만 조선인민민주공화국(북한)어 이기도 하기 때문에 "한국어"라고 하는 것보다는 "한글어" 혹은 "코리아어"가 더 합당하다는 주장도 많은 형편입니다.

 그래서 대학들도 같은 "한국어"를 가르치지만 저마다 "조선어" "한국어" "코리아어"라는 재각각의 이름으로 학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희 메이지로 대학교와 도쿄 외국어대학교는 사실 과거에는 한국어학과가 "조선어학과"라는 이름이었으나 나중에 한국어학과로 바뀐 캐이스 입니다.

한 때 NHK에서 방송한 한국어 강좌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프로그램 제목은 "한국어"가 아닌 "한글어" 였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이름이로 불리면서 뭔가 "통일되지 않은" 이미지의 한국어는 일본 내 한국어 학습의 큰 장애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분명 같은 한국어를 연구하면서 "한국어" "조선어" "코리아어" "한글어"를 연구한 논문과 기관이 다 다른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일본내 한국어 연구는 지지부진했고 여러개 기관으로 갈라져 한국어 학습의 구심점이 되어 줄 기관도 없는 형편이라 한국어 보급 역시 탄력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방언이 공존하지만 "만다린어"라는 표준을 정하고 일사분란하게 일본에 침투한 중국어와는 대조적인 형국이라 한국어를 전공하는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중국어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일본어의 인기가 높습니다. 전국의 '어지간한' 대학교라면 일본어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사이버대학교나 학원 등을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한국어를 입어버려 어딘가에서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마땅지 않은 것이 현재의 상황이므로 일본 열도에 한국어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산더미 같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어 그런 것 해서 뭐하냐" "대세는 중국어 일본어는 해도 쓸모가 없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고 실제로 "한국내"의 상황만 생각한다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등으로 스스로 일본어 실력을 쌓은 이른바 "재야의 고수"도 많습니다. 아마 한국인들이 일본에 한국어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교가 적은 것에 놀란 만큼이나 저도 일본어를 잘 하는 한국인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쇼크를 받았는데 그 충격의 정도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쯤 해서 오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꺼낼까 합니다. 확실히 한국에서 일본어만으로 먹고사는건 소수의 엘리트 일본어 전공자이거나 곁다리 식으로 하나의 "스펙"일 뿐 쓸모없는 언어일지 모릅니다만 지금 일본의 상황이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평범한 일본인인 제가 한국에 왔듯이 한국인 여러분들이 일본어 실력을 발휘할 길은 일본에 대단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원어민 한국인 교사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 많습니다. 일본어를 잘 하는 한국어라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도 어떻게 생각해도 가장 가까운 나라의 언어인 한국어를 계속해서 외면하는 현실은 이상하니까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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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15-03-05 22:45
   
가네다씨 잘읽었습니다.
즐겁게 놀다 가시기 바랍니다.
투니 15-03-05 23:30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하늘나비야 15-03-05 23:35
   
흠 많이 불편하실텐데.. 그래도  2ch처럼  한국이라면 무조건 욕하진 않지만 직설적인 글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서 많은 고통을 안겨 주었고 그 뒤로도 과거 침략전쟁에 대해서 반성하는 듯하다돌아 서서는 침략전쟁이 정당했다고 미화하거나 침략전쟁중에 일으킨 범죄는 일어난적 없다고 발뼘하는게 반복
거기다 요즘은 일본의 침략전쟁의 일환으로 집어 삼켰던 독도도 일본 땅이라고 우기는 통에 인터넷상에서 일본에 대한 반응은 싸늘할수 밖에 없습니다 .. 아 그리고 일본어 .. 저도 제2외국어 일본어 배웠던 사람인데요 아주 기초정도는 알아 듣고 쓸줄 아는 정도 입니다 뭐 배우길 그정도 배웠으니까요  그런데 좀더 솔직하자면 영어 다음에 배울게 그 당시 불어 일어 뿐이었습니다  불어는 .. 영어보다 더 어렵다니 어쩔수 없이 그나마 기초는 쉬운 일본어를 대부분 선택할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지금도 그런거 같긴 합니다만 ..요즘은 일본어 보다 중국어쪽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푸키 15-03-05 23:43
   
그렇군요.. 잘읽었습니다 ^^
아  가네다님.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럼 가네다님처럼 한국말을 할줄아는 외국인들도 보통
남한억양과 북한억양 다 알아 맞출수 있나요?
     
kaneda 15-03-05 23:50
   
그것은 아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북한 방송이 아닌 평어로써는 경상도(부산) 사투리가 북한 쪽 말보다 더 이질적인 억양으로 느껴집니다.
기타사운드 15-03-05 23:52
   
제동생이 일어과 재학중인대 일본 유학을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대
일어과로는 어느 대학이 괜찮은 편인가요?
     
kaneda 15-03-06 00:07
   
거기까지는 제가 확실한 답변은 해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일본어학과라면 입시 점수나 인지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iel 15-03-06 01:01
   
무거운 주제로 시작해서 죄송하지만 정확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한일관계 구축의 기반이 되어주시길 기원합니다.
좋은 추억과 함께 학문적 성과도 가지고 귀국하시길 빌겠습니다.
백미호 15-03-06 04:13
   
가끔 가생이에서 진짜 외국인 회원분들이 계신다더니 말만 들었지 오늘 처음 봤네요.. 아무쪼록 반갑습니다.
글 읽어보니 상당한 지식을 갖고계신 분 같네요..
나리 15-03-06 08:42
   
저는 어릴때 중국에서 부모님이랑 같이 살다와서 중국어는 프리토킹 가능하고,
영어는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하고,
영어에 좀 능숙해지면 독일어를 배우려고 계획중이고
아직까지 일본어에는 별 생각이 없지만,
그래도 배워서 나쁠건 없으니까 일본어도 좋게 생각하고 있긴한데
제가 들은 바로는 한국어를 알면 일본어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하던데
그럼 일본인들도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나요?

그리고 이런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가생에서 많은 회원분들이 가생이는 일본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이트라는 걸 알려주셨고, 또 가네다씨 본인도 가생이를 좀만 다니셨다면 잘 아시겠지만, 일본에 호의적인 글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말인데, 지금은 한국에서 방송하는 일본인들이 꽤 있지만, 예전에 사투리를 잘 쓰던 일본인 한 명이 있었습니다. 한국어도 잘하고 한국에도 호의적인 사람이었지요, 최소한 방송에서는 말이죠. 방송에도 가끔씩 나오고그랬었는데, 나중에 뭐하는지 찾아보니까, 일본에서 한국험담을 하고 있더라고요. 방송에선 한국좋아라하고, 일본에서는 한국험담하고, 그때 제 기억으론 많은 한국사람들이 배신감을 느꼈던 걸로 압니다.
물론 그 인간은 본성이 그렇게 되 먹은거고, 가네다씨는 안 그럴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안 그래도 일본에 호의적이지 않은 가생이에 더 혐일을 부추기지 마시고, 비록 규모도 작은 일개 커뮤니티이긴하지만, 그래도 양국우호에 도움이 되주셨으면 합니다.
이 점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뿡뿡이 15-03-06 11:42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일본쪽에서 남한과 북한을 동시에 배려? 안배해야 하는 어려움 정도는 느끼고 있었는데, 그런 이유로 한국어학과가 많지 않았던 거군요.
그럼에도 가네다씨는 한국어학과를 배우게 된 거구요.  (친구 덕에 말이죠^^)
지해 15-03-06 12:04
   
잘 읽었습니다.
제 아들놈이 일본에 유학한지 거의 10년째입니다.
무었을 배우는지 잘 배우는지 모르겠으나
지 좋아서 하는것을 어쩌겠습니까

몇년전에 집에 왔을때 일본교수님께 선물하라고
은수저 두벌을 보냈는데  그 교수님이 사용은 안하고
주방벽에다 장식을 해 놓았더라고  하더군요

많은 한국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일본인과 사이를 두려고는 하지않습니다
다만 일본정부가 하는일이 못마땅 할뿐이지요.

사람사는곳은 어디에나 비슷합니다
네가 미워하면 나도 널미워하고
네가 사랑하면 나도 널 사랑합니다.
진주소녀 15-03-06 21:32
   
가네다님 잘 봤습니다ㅎㅎ
가네다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군요ㅎㅎ
벽골재 15-03-07 15:00
   
잘보구갑니다
참치 15-03-07 15:04
   
음... 한국의 외교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금 느끼게 만들어주는 글이군요. 씁쓸합니다.

한국어의 명칭을 정하지 못 한것은, 일본내부의 사정이 있다고 해도, 한국어 자체가 주목을 받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면서도, 어느정도 수긍이 됩니다.
당근당근 15-03-07 18:38
   
이런글.. 너무 좋아요..
추천이 있다면 무한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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