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네다 입니다. 어제 첫 연재를 잡담 게시판에 했습니다만 오늘부터는 친목 게시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첫 연재를 놓치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하나 걸어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 저에 대해서 조언과 염려를 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또한 어떤 분에게 쪽지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쪽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반갑습니다 :)
혹시 東京の目白大?で合っていますか?
私の大?でもそこの留?生たちが三人?ています^^"
친절하게 일본어로 보내 주셨더군요. 제가 메이지로 대학을 나왔다고 하니 "도쿄에 있는 메이지로 대학이 맞습니까?" 하고 물으시면서 본인이 다니는 대학에서도 저의 모교인 메이지로 대학 출신의 유학생이 세 명 있다고...
답장을 보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포인트가 모자라서 쪽지를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T.T
별 내용 아닌 그 쪽지가지고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의아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사설 기관이나 학원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지만 실은 일본에서 한국어 정식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 많은 일본의 대학들 속에서 그 분이 다니는 학교에 저의 모교인 메이지로 대학 출신자가 많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일본에서 한국어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교>
- 국립 도쿄 외국어대학교 외국어학부 '한국어학'과
- 국립 오사카대학교 외국어학부 외국어학과 '조선어' 전공
- 사립 칸다 외국어대학교 외국어학부 '한국어'학과
- 메이지로대학교 외국어학부 아시아어학부 '한국어'전공
- 테이쿄대학교 외국어학부 외국어학과 '코리아어' 전공
위의 6개 대학교만이 한국어를 정식으로 가르치는 주요 대학입니다. 이 외에 수십 군데가 더 있지만 100군데가 안됩니다. 숫자도 적지만 "도쿄대"에도 한국어 학과가 없다는 점에 놀라는 분이 적지 않으리라 봅니다. 서울대와 도쿄대는 오래 전부터 협약을 맺어 "일본학과"와 "한국학과"를 설치하고 재휴해 왔지만 그렇다고 도쿄대학교에 "한국어학과"가 설치된 것은 아닙니다.
도대체 일본 내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대학이 왜 이렇게 적은지 조사하면서 저도 놀랐는데 여기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한국어"는 일본에서 "한국어"로 불리긴 하지만 "조선어" "한글어" "코리아어"등 그 명칭도 중구난방 입니다. 왜 이럴까요?
그것은 한국 국내의 정치적 상황과 관계가 깊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모든 것을 대한민국(남한)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양 진영으로 나뉘어진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웃나라인 일본 입장에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모든 원인과 잘못은 일제에 있지만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 땅에 살게 된 상황에서 이들 역시 재일민단과 조총련계로 극명하게 대립하는 양상에서 일본은(그것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올바르지 않다고 하더라도)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랜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언어를 한국어로 해야 할지 조선어로 해야 할지 논쟁의 대상이 되었었고 처음에는 과거 "조선어"가 대세였다가 점차 대한민국의 국력이 커지자 "한국어"로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져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육지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한글어" 또는 "코리아어"라는 명칭입니다. 한국어는 대한민국어 이기도 하지만 조선인민민주공화국(북한)어 이기도 하기 때문에 "한국어"라고 하는 것보다는 "한글어" 혹은 "코리아어"가 더 합당하다는 주장도 많은 형편입니다.
그래서 대학들도 같은 "한국어"를 가르치지만 저마다 "조선어" "한국어" "코리아어"라는 재각각의 이름으로 학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희 메이지로 대학교와 도쿄 외국어대학교는 사실 과거에는 한국어학과가 "조선어학과"라는 이름이었으나 나중에 한국어학과로 바뀐 캐이스 입니다.
한 때 NHK에서 방송한 한국어 강좌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프로그램 제목은 "한국어"가 아닌 "한글어" 였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이름이로 불리면서 뭔가 "통일되지 않은" 이미지의 한국어는 일본 내 한국어 학습의 큰 장애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분명 같은 한국어를 연구하면서 "한국어" "조선어" "코리아어" "한글어"를 연구한 논문과 기관이 다 다른 이상한 상황이 지속되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일본내 한국어 연구는 지지부진했고 여러개 기관으로 갈라져 한국어 학습의 구심점이 되어 줄 기관도 없는 형편이라 한국어 보급 역시 탄력을 받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방언이 공존하지만 "만다린어"라는 표준을 정하고 일사분란하게 일본에 침투한 중국어와는 대조적인 형국이라 한국어를 전공하는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정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중국어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일본어의 인기가 높습니다. 전국의 '어지간한' 대학교라면 일본어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사이버대학교나 학원 등을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울만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많은 재일 한국인들이 한국어를 입어버려 어딘가에서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마땅지 않은 것이 현재의 상황이므로 일본 열도에 한국어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산더미 같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어 그런 것 해서 뭐하냐" "대세는 중국어 일본어는 해도 쓸모가 없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고 실제로 "한국내"의 상황만 생각한다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등으로 스스로 일본어 실력을 쌓은 이른바 "재야의 고수"도 많습니다. 아마 한국인들이 일본에 한국어 학과가 설치되어 있는 대학교가 적은 것에 놀란 만큼이나 저도 일본어를 잘 하는 한국인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쇼크를 받았는데 그 충격의 정도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쯤 해서 오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꺼낼까 합니다. 확실히 한국에서 일본어만으로 먹고사는건 소수의 엘리트 일본어 전공자이거나 곁다리 식으로 하나의 "스펙"일 뿐 쓸모없는 언어일지 모릅니다만 지금 일본의 상황이 말씀드린 대로입니다.
평범한 일본인인 제가 한국에 왔듯이 한국인 여러분들이 일본어 실력을 발휘할 길은 일본에 대단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원어민 한국인 교사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 많습니다. 일본어를 잘 하는 한국어라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할 일이 많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