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
손에 남겨진, 언제 충동구매해버렸는지도 모를 편견이라는 색안경...
하늘하늘 원피스를 입은 그녀에게 끌렸다가,
어느날 촌티나는 트레이닝 복 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동네슈퍼 가는 그녀를 접했다면,
그래서 그런 그녀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렸다면,
나는 지금껏 무엇을 보아 왔던 것일까...
가생이 식구를 만날 때, 나도 모르는 설렘으로 사람을 만나고,
그 첫인상은 오래도록 나의 게시판질을 이끄는 잔상으로 남는다.
그런 아름답던 잔상위에 또 다른 잔상이 겹치더니,
어지럽고 혼탁하게 나를 괴롭힌다.
나는 무엇을 보아 온 것일까...
옷차림을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보고 싶은 것이다.
그 안에 숨어있는 네가 보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