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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20 21:33
하와이 체류기 #1 (동성애자에 대한 개인적 경험 하나)
 글쓴이 : 아발란세
조회 : 185  

하와이에서 인턴쉽으로 생활할 때였습니다.



하와이대(UH) 부설 연구소 인턴이라 대학 기숙사를 외부 스튜디오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기숙사에서 생활을 했죠.


작은 기숙사는 아니지만, 자는 방 이외에는 다 층별 공용이라 며칠만 있으면 


다 안면을 트게 되는 좋은(?) 구조의 기숙사였습니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식당 겸 부엌에 자연스레 다 같이 모여 먹거리 준비하고


식사하면서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곤 했죠.



하와이에 도착해서 짐 풀고, 정리하면서 슬슬 적응해 갈 때 즈음, 맞은편 방에 


살고 있던 일본인 친구를 기숙사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냉장고도 공용이라 각자의 식재료를 넣어두는데, 그 날 따라 이 친구가 


냉동실을 뒤적 거리다가 난처한 얼굴을 하더니 뭐라고 궁시렁 거리더군요.


뭔 소린가 싶어 쳐다봤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혹시 얼린밥 남는 거


있으면 하나만 빌려줄래?" 였습니다.


그때까진 이야기도 한 번 안 해본 친구가 그러니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선뜻 얼린 밥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몇 번을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니 요리를 시작하더군요.


저는 저대로 요리를 해서 테이블에 앉았죠.



이 일본인 친구가 자기 먹거리를 가지고 오더니, 제가 앉은 테이블에 앉더군요.


"한국인?" 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답 했더니,


"여기 한국인들 많던데, 무슨 일로 왔어?" 라고 묻기 시작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을 식당에서 마주치다가 친해지기 시작했지요.



어느날, 저녁을 같이 먹다가, 이 친구가 묻기를,


"내일 주말이라 강당에서 영화 상영을 한다는데 같이 볼래?" 라고 제안을


하더군요.


저도 별 약속도 없고 해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다음날, 같이 영화도 보고, 교내 식당에서 점심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친구가 한참 말이 없더니 묻는 말이,


"혹시 남자에 관심 있어?" 이러더군요.


그 전까진 게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만, 그 질문 한마디에 눈치를 챘습니다.


동시에 당혹스러움과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난감한


맘이 순간 교차를 했죠.


이럴 땐 단호하게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다 싶어,


"음.. 나는 여자를 좋아해. 게이가 아니야." 라고 대답을 했죠.


이 친구도 이런 상황에 익숙한지, "아 그래? 그렇구나. 미안해, 기분은 


안 나빴어?" 라고 이야길 하길래,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 줬죠.


'조금 당황스럽긴 했다. 한국은 동성애자를 보기도 힘들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용납이 안되는 분위기'라고, 그리고 '나는 네가 보통의 남자로만 보이니 나한테


더 이상 다른 관심을 갖지는 말아달라' 라고 했더니, 


그냥 친구로 잘 지내자더군요.



그렇게 1년여 동안 기숙사 floor 메이트로 잘 지냈습니다. 


이 친구가 여성쪽이라 (홍석천씨 생각 하면 되겠습니다.) 밥 먹으면서 새로 


사귄 남자친구 험담도 들어주고, 때때로 그 친구의 일본인 친구들과도 술도


같이 먹고, 같이 놀러도 잘 다녔지요.



제가 귀국 하고 나서는 한국에도 한 번 놀러 왔었네요. 마침 그땐 제가 취업을


못하고 있을 때라 여기저기 안내도 해 줬구요.


하루는 한국의 목욕탕에 가 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뒤통수를 한 대


때려주며 말렸습니다. 약간의 겁도 줬지요. '목욕탕에서 너 게이인 거 들통나면


맞아죽는다'고.. ㅋㅋ



요즘도 가아끔 페북을 통해서 인사는 합니다.


지금은 뉴욕에서 교수질 하고 있더군요. (전공이 일본 문학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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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늑대 19-01-20 21:36
   
내가 당한 썰도 풀어주구 싶지만
풀었다간 바로 지 먹을 듯
     
아발란세 19-01-20 21:38
   
ㅋㅋㅋ 안좋은 기억인갑네유 ㅋ
트라우마 19-01-20 21:37
   
i'm straight
라고 저도 한국에서 한 번, 일본에서 한번, 이태리가서 한 번 말했어유 ㅋㅋ

한국에서는 양성애자한테, 일본에서는 게이한테
이태리서는 그 말만하고 냅다 도망감 ㅜㅜ
     
아발란세 19-01-20 21:39
   
저는 그 때, '똑같은 사람인데 뭐 별 일 있겠어?' 라고 생각을 했지요.
뭐.. 그 친구가 워낙 순하기도 했고. ㅋ
물망초 19-01-20 21:38
   
아발님 천생연분 ? ㅎㅎ
     
아발란세 19-01-20 21:39
   
글을 제대로 안 읽으시는 군요 ㅋㅋㅋ
          
물망초 19-01-20 21:40
   
한번 팅긴걸로 봤습니다 ㅎㅎ
               
아발란세 19-01-20 21:40
   
독서 좀 하세요 ㅋㅋㅋㅋ
                    
물망초 19-01-20 21:42
   
ㅋㅋㅋ 그 일본분은 결혼 했나요?
                         
뿔늑대 19-01-20 21:52
   
                         
아발란세 19-01-20 21:54
   
왜유 ㅋㅋ 소개시켜 드려유? ㅋ
               
트라우마 19-01-20 21:42
   
한번 팅기다니 ㅋㅋㅋ
뭘 보신거에유 ㅋ
                    
물망초 19-01-20 21:43
   
ㅋㅋㅋㅋ
귀요미지훈 19-01-20 21:55
   
아흐흐흐 잼나유~~~~~~~~ㅋㅋㅋㅋ
저런 홍석천과(?) 친구들이 걍 친구로서는 참 좋더라구유~
다음편도 기대할게유~^^
     
아발란세 19-01-20 21:56
   
너무 글만 있어서 잼 읍을거에유 ㅋㅋㅋ
글도 좀 재미나게 쓸 줄 알아야 하는디 ㅋㅋㅋ
          
귀요미지훈 19-01-20 21:57
   
생생하게 잘만 쓰셨구만유~ ㅋㅋ
술술 잼나게 읽었네유~~~~ㅋㅋㅋㅋ
달콤제타냥 19-01-20 22:17
   
성적 취향이 다른 친구들이 오히려 더 편할때가 있어요.
꼭 동성애자를 말하는건 아니고
가끔 남사친들이 더 편할때도..ㅎ
     
아발란세 19-01-20 22:27
   
그렇쥬~ 일단 편해야 된다는 ㅋ
아이유짱 19-01-20 22:42
   
그래도 쿨한 친구네요 ㅋㅋ
     
아발란세 19-01-20 22:53
   
네. 그 이후로 안 질척거리고 친구로 잘 지냈습니다. :)
바람가람 19-01-20 23:47
   
오호 이렇게 은근슬쩍 본인이 능력자임을 어필을 하셨군여 크으 역시 능력자셨어
     
아발란세 19-01-21 08:31
   
저에게 초능력을 주떼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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