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날짜가 잡히고는 교육이 이어졌다.
물리치료사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교육하고
뇌신경외과의는 절대로 땀 나게 운동하지는 말아라, 뛰지 말아라...
내과의는 당뇨의 위험성과 섭취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짜장면, 라면, 냉면 등등의 밀가루 음식과 지방이 많은 육류를 금하라며
프린트 해주는데 내가 여태 먹고 살아왔던 모든 음식의 4분의 3이상을 먹지 말란다.
집으로 귀가 후 제일 반겨 주는 우리 집 강아지의 꼬랑지가 매우 빨리 돌아간다.
분명 내 집에 왔는데 낯선 느낌이다.
가족들도 충격이 컷던 탓에 반기는 마음이나 왠지 무거운 기운이 감돈다.
내가 쓰러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모두가 지쳐가는데
끝까지 나를 포기 하지 않으시고 내 편이 되어준 유일한 분 어머니.
어머니께선 쓰러진 날부터 지금까지 날 위해 제발 낫게 해 달라시며
매일 기도를 드리신다.
어느 정도 건강도 추스리고 거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사기 당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소송이 점점 길어져만 가고
또 그로 인해 경제적인 압박감과 주변의 압력으로
지쳐갔고 우울증에 극단적인 생각에 까지 이르렀고 시도도 몇 번이고 했었다.
그때마다 내가 극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막아준 것이 어머니였다.
차마 어머니를 앞서 가는 불효를 저지를 수는 없었다
이미 어머니 앞에서 쓰러지는 불효를 저질렀는데.....
점점 심해지는 스트레스로 미치기 직전 이였고
술을 좋아라 했지만 평소에 즐겼다기 보다는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마셨었던거라 그닥이였고
담배는 하루 세 갑을 피워 대던 골초였으나, 일년여간을 끊고 있었기에 별 마음이 없었는데
우연히 쓰러지기 전에 사두었던 담배가 눈 앞에 .....
어느새 담배를 물고 있는 나를 발견 하고는 화들짝 놀라는데 머리가 핑~ 도는게
왠지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그러다 도둑이 제발 저린 다고 의사샘에게 터 놓았다.
이미 마음으로 결론을 내린 내가 명분을 얻기 위함으로,,,
사정을 설명하고 너무 큰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다고 하니
의사샘이
"휴~....."
스트레스로 죽으나 담배를 피고 죽으나 어떤게 더 최악이냐 물으니
"어쩌겠냐 , 허락은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만...."
에둘러 말하더라.
사람이 몸에 병이 들면 마음도 병든다고
참 사소한 일에 흥분하고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데 그나마 담배에 의지해 넘기는 내가 너무 초라하다.
하루가 1년이 되고 또 2년이, 3년이 지나자 가족들은 힘들어 했고
하나 둘 씩 삐그덕 댔으며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고
일은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고 점점 지쳐갈 때 위기가 찾아왔고
나는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그저 내가 옳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버텼고
다행이 온갖 수모에도 견디어 주변의 도움과 가족들의 도움으로 이겨내었다.
몸에 병이든 자는 마음에도 병이 오니 부디 여러분들도 주변에 아프신 분이 계시면
따듯하게 위로해주세요 그게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이 글을 읽고 이렇다 저렇다 잘잘못을 따지는 말씀들을 삼가해 주세요
그저 한 사람이 죽도록 어려운 상황을 힘들게 극복해 나가고 있고
다시금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때 선뜻 컴퓨터를 기부해 주신 황룡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낯선 분께 받아본 따듯한 마음 이였습니다.
주저리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댓글로 남겨주신 소중한 응원이 제겐 힘이 되었습니다.
ps: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다 불행은 아니었네요
뇌졸증 약의 성분에 아스피린 성분이 있어서 인지...
암튼 잘 섭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