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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05 22:14
[기타] 제가 겪었던 인생에서 가장 소름돋았던 경험..
 글쓴이 : 싸뱅
조회 : 3,267  


2020년 여름..

자동차 동호회에서 활동을 하던 저는 동호회 회원 한명과 셀프 세차장에서 밤 12시까지 세차를 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이 제주도라 날이 습하기도 하고 여름이고 해서 약 3시간 가까이 세차를 하고 나니
땀도 살짝 나고 굉장히 꿉꿉한 날이었죠.

밤 12시가 다되어서 세차가 끝나고..
세차장이 시내쪽에 있었고 저희 집까지는 차로 약 1시간. 
동호회 동생이 살고 있던 동네까지 가는 길이 같았기 때문에 가는 방향에 있는 편의점에 들려서
커피한잔 마시고 30분정도 수다떨고 1시 다되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원래는 고속도로 비슷한 국도를 타고 쭉 달려서 집까지 계속 달리면 되는데     
그날 따라 세차도 했겠다 드라이브도 좀 하고싶어서 외진 숲길을 통해서 가기로 했습니다.




2.JPG

대략 이런 느낌의 길이었는데 4차선 도로로 작은 숲길은 아니었습니다.







동호회 동생넘이 먼저 앞장서서 달리고 제가 그뒤를 쫓아가고 있었는데
집까지 절반쯤 왔나.. 교차로 신호등이 하나 있는겁니다.
저희가 도착할때즈음 신호가 노란불로 바뀌고 있었고 앞서가던 동생은 그대로 지나 가버리고..

새벽 1시가 다된 시간.. 당연히 지나가는 차량 하나 없었고 어두운 숲속길에 가로등도 없이
어두운 신호등만 있는 곳이었네요.

그렇게 빨간불로 바뀌고 저는 차를 정지했습니다.
먼저 앞서간 동생에게 "나 신호 걸렸다.. 기다.."

운전석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카톡을 하던 그 순 간.




똑.똑.똑.똑.똑?!!





선명히 들리던 누군가 내 차량을 두들기는 소리.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소리였습니다.
창 밖은 어둡고 아무도 없을 시간.
아니 아무도 있어서는 안되는 장소에.
1차선에 멈춰있던 저는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카톡을 하던 제 핸드폰만 계속 보면서
약 3초간의 정적이 3시간 처럼 느껴졌던 그 순간.




쿵쿵쿵쿵쿵쿵!!! 덜컥덜컥!!!!




조수석 창문이다!!!!!!!!!
차마 밖을 내다볼 용기가 나지 않아서
고개를 숙이고 그대로 얼어있었는데
내가 잘못 들은건 아닐까 라는 의심을 깨부시기라도 하듯
아무도 앉아있지 않은 내 조수석 창문을 주먹으로 두들기는 소리
그리고 차량에 울리는 물리적인 진동.

이건 분명 내가 잘못들은게 아니야.
이건 동물이 부딪힌것도 아니고.
분명 사람이 두들기는 소리다.

쿵쿵쿵 소리와 함께 잠겨있는 내 조수석 문을 누군가 열려는 소리
덜컥덜컥 계속해서 조수석 손잡이를 당기고 있었습니다.

천만 다행이도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만....
만약 문이 열려있었더라면 ..

그렇게 오른쪽 창문을 용기를 내어 쳐다본 저는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됐죠.

키가 120cm 정도 된것같은..
머리만 간신히 창문에 보이는 울고있는 남자아이

불빛조차 제 차량의 헤드라이트와 신호등 빨간 불빛 뿐이었던 어두운 산길에
분명히 보이는 건 울고있는 남자아이였습니다.

전 어렸을때부터 공포영화나 토요미스테리등 무서운 것들을 좋아해서
자주 즐겨 보았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제게 직접 닥칠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그 아이는 계속 창문을 두들기며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라고
울고있었고 저는 너무나 놀라서 하마터면 심장마비로 그대로 죽을뻔했습니다.

정신차리자. 정신 놓치면 죽는다.
뺨도 때려보고 다시 쳐다봐도 분명히 한 10~11살쯤 된 남자아이.

창문을 살짝열고 냅다 소리질렀습니다.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니!!!!

그러자 살짝 열린 창문에 매달리듯이 들어온 아이의 손가락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때 문득 든 생각.
전 1차로에 서있었고.
아무도 없는 한밤중 교차로. 근처엔 집이나 불빛이라곤 없고
세워져있던 차량조차 없던 그시간에
그 아이가 서있는 2차선으로 만약 어떤 차라도 쌩 하고 지나간다면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위험하니까 저기 옆으로 가있어!!"
그래도 그 아이는 계속 울면서 창문에 매달리듯이 서있는채로 울부짖었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저씨

"아저씨가 도와줄께. 그러니까 저기 옆으로 가있어 차 그쪽으로 세울테니까"

그러자 그 아이는 슬그머니 옆쪽 숲길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차량을 세우고 나서 ..
심호흡을 한번하고.
백미러와 사이드미러로 주변에 혹시 누가 있나 살펴보았는데도
아무도 없는 아주 어두운 숲속이었습니다.

떨리는 손으로 동호회 동생놈에게
"빨리와.. X됐어"

카톡을 보내고..
차량을 아이쪽으로 주차했습니다.
그리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차에서 내렸는데

분명히.
사람이다.

울고있는 어린 아이였습니다.
아이에게 다가가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냐 라고물어보니
그 아이는 계속해서 울면서

"아저씨 저 집에좀 데려다주세요"

라고 반복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너희 부모님 어디있니?"
라고 계속 물어보아도 대답을 안하고 집에 데려다달라고 울부짖을뿐..

그 순간 먼저 앞서갔던 동생놈이 제가 있던곳으로 돌아왔고
처음엔 사고가 난줄 알았답니다.

울고있는 아이를 보자마자 그놈도 너무 놀라 충격을 받고..

거의 경기를 하듯이 울기만 하는 아이를 겨우 달래고
부모님에게 전화해 라고 했더니 전화기도 없고 엄마한테 전화하면 자기 혼나서 안된답니다.

여기서 이 시간에 뭐하냐고 물어봤더니
엄마가 오일장에서 장사를 하는데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고
자기를 택시에 태워 친구네 집으로 보냈는데 친구네 집에 도착을 하니
집에 아무도 없고 핸드폰도 없고 해서 사람을 찾아 이 길까지 걸어왔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이해가 가시나요?

그 아이는 계속해서 울면서 집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하고.
집이 어딘데? 라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가는 길을 안다는 겁니다.

주소를 말해보라고 했더니 그건 말을 못하고.

그 순간 별에 별 생각이 다드는 겁니다.
이거 장기밀매 이런거구나.
아니면 무조건 뭔가 범죄가 연관되어 있는 일이다.
혹시나 주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있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지 아무리 둘러봐도 없었습니다.

그때 동생놈이 제게 
"형 절대 안돼요. 경찰서 가야되요"

이 모든게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제 머리속은 온통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그 아이 말에 의하면 본인은 약 9시부터 새벽1시가 넘은 지금까지
이곳에 서서 계속 지나가는 차량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차들이 신호를 지키지 않고 그냥 지나가거나
너무 쌩쌩 달려서 차마 차를 세울수가 없었답니다.

아무 캄캄한 어두운밤에 산길을 빠르게 지나가며 울고있는 아이를 본 사람들이
토요미스테리나 이야기속으로 같은 공포프로그램에 귀신을 봤다고 제보하는 사람들이었겠죠.

우선 동호회 동생과 상의를 해서
여기서 차를 타고 10여분 정도 가면 있는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
아이를 데려다 줘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112에 신고를 하는게 맞지않나 잠깐의 생각이 스쳤는데
생각을 해보니 여기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이 모든일이 일어난 이 산속에 그대로 있는게 너무 무서웠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아저씨가 파출소에 데려다줄께"

그러자 이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면서 파출소에 가면
엄마한테 자기 맞아죽는다고 쌩난리를 치는게 아니겠습니까

이건 누가봐도 아동학대 수준의 방임이었는데
이미 이성적인 판단의 끈이 끊긴 상태였던 저희는
아이를 안심시키고 우선 여기는 위험하니까 파출소로 가면 경찰아저씨가 도와줄꺼야 하고
아이를 태워 파출소로 갔습니다.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
읍내에는 개미 한마리 차량 한대 보이지 않고
혼자 당직근무를 서고있던 50대 경찰분에게 이 상황을 알리고 
아이를 인계했습니다.

이 모든 말도안되는 상황에도 너무나 침착하던 경찰분(?)
있었던 일들을 진술서 비슷하게 적고 제 연락처를 적으시더니 이제 가봐도 좋다는 겁니다.

파출소를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는데
이 모든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같이 있던 동생놈도 너무 놀란상태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파출소에서 저희 집까지는 약 30분정도 떨어진 거리였는데
그런 비슷한 산길을 또 지나서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라 
진짜 공포스러웠고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집에와서 청심환 하나 먹고 잠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얼마전에 그 이후의 일처리가 어떻게 됐는지 너무 궁금해져서
제가 아이를 데려다 줬던 파출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2020년 여름에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혹시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 알수있을까요?
그러자 심드렁한 경찰분의 반응

아 그거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전 그 이후에 배치받아서 온거라 잘 몰라요.  제가 모르는걸보면 아마 부모한테 잘 인계됐을겁니다.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다시 물어보시는거죠?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 끊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너무나 놀랐고 믿을수 없고 소름돋았던 그날의 경험.
제가 만약 여자였다면..
그 동호회 동생과 함께 있었던 게 아니였다면..
만약 혼자서 그 아이를 집까지 데려다 줬다면..

제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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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생이만세 23-05-05 22:22
   
나 같았으면 다음날이든 다음주든 경과 지켜보러 갔을텐데 3년 뒤에 물어보다니 참 매정하오
     
싸뱅 23-05-05 22:25
   
지금 생각을 해보면 그게 맞는데 그때 인계하면서 경찰관이 제 인적사항과 연락처 직업 주소 등을 다 적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에 혹시나 부모가 연락되지 않거나 뭔가 확인해야 될 부분이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라고 해서 연락이 없길래 정신없는 부모가 데려갔나보다 하고 넘긴 기억이 있네요.
애초에 정상적인 부모였다면 애를 그렇게 대하지도 않았을테니까요.  시골에 살다보니 아주 간혹 그런 정신나간 년놈들이 있더라고요.
체사레 23-05-05 22:43
   
읽다보니 소름 저 상황이면 침착하진 못할 듯
ㅇㄹㄴ 23-05-06 00:34
   
나였음 뒤도 안돌아보고 풀악셀 밟았을듯
축구중계짱 23-05-06 00:42
   
아무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블루올인 23-05-06 03:34
   
외국이라면 모를까 우리 나라에선 별 무서운 느낌은 없을 듯....아, 그런데 제주도는 또 모르겠네,
늅늅 23-05-06 08:26
   
120cm 짜리 남아가 주소 얘기 못한다고 장기밀매?
그건 너무 간거 같은디...
술 꼴아서 자기 자식 케어도 안하는 얼빠진 부모들 우리나라에 엄청 많아요...
아이 말 들어보면 아동학대 맞는듯
miyubba 23-05-06 11:31
   
현실감이 ㅎㄷㄷ.. 상상만해도 진짜 아찔하네요.
폭풍의언덕 23-05-06 12:03
   
정말 집중해서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마치 소설 혹은 영화의 한 장면같네요
실제 저런 장소에서 저런 일을 겪는다면 온 몸에 소름이 돋고 공포스러울것 같아요
젤루조아 23-05-07 01:27
   
만약에 내가 도움 청할일 있으면 앞에서부터 다가가야겠네 ㅋㅋ
옆에서 갑자기 나타나면 개무서울거니까...ㄷㄷ
다같은생수 23-05-07 20:24
   
ㄹㅇ 소름돋으실만하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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