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반이 편한지 빡센지는 어떤 부대냐에 따라 다르죠..
인원이 적을수록, 독립 부대일수록 취사반이 편할걸요..
저희부대는 군단의 군수물자를 관리하는 군지단에 같이 주둔했는데요..
영내에 경자대, 탄약대, 정비대, 급양대, 보수대, 의무대, 군단직할 포병대, 1군사령부 직할 통신대 외에 보병연대까지 있었죠..
영내에 대대만 십여개가 되다보니 규모가 큰 대형 식당을 지었는데요..
식당 완공식할때 군단 참모장이 다녀갔지요..
식당은 군지단 주임원사가 책임자 역할을 했고
취사반 병력 대다수가 군지단 각대대에서 파견나온 인원이었습니다..
우리 포병대와 통신대에서도 파견식으로 취사병을 보내야 했습니다.
우리 포병대대 전체에서 2명을 차출하여 취사반에 파견했는데..
서로 아저씨들? 끼리 일하다보니 얼마나 기댈데가 없었겠습니까..
완전 임무 분담해서 빡세게 일만하는거죠.. 아저씨들끼리 계급으로 짬 대우 받기 힘들고..
취사반에서 일하고 잠은 우리부대 막사에 와서 자고 그랬는데..
말년에 당직근무 설때 밤 늦게 복귀하는 녀석이 저를 붙잡고 울었더랬죠..
제가 포반장 하던 시절에 신병으로
체격 좋고 단단해서 포반 막내로서도 귀염 받았던 놈인데..
취사반 파견 나갔던 인원이 전역을 하게 돼서, 새로 뽑아야 할 시기에
당직 사관이 일석점호 시간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원자 손들라고 하니까.. ㅎㅎㅎ
이놈이 냅다 손을 들어버린거죠..
취사반 가면 먹을거 잘 먹는다는 말 한마디에 혹한겁니다...
맛스타를 무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말에 ㅎㅎㅎ
고작 처먹는거에 포반을 배신했다고 엄청 갈궜는데..
이등병땐 항상 배고픈거 알잖아요..
그래도 웃으면서 보내줬는데..
취사반 간지 한달쯤 후에, 잠자러 막사 복귀하다가 저를 보더니 울더라구요..
다시 전포로 오고 싶다고.. ㅋ 자기 다시 못데리고 오냐고...
반은 괘씸하기도 하고, 반은 꼬숩다는 심정으로 잘 달래긴 했는데..
그래도 그 후로는 취사반에서 무사히 잘 지냈습니다..
힘들다고 할때 잘 달래줘서 그런가.. 제게 몹시 고마워하면서
이후로도 저 당직근무설때면 행정반 와서 놀다 자러가고 그랬죠...
제가 전역한 후에도 이놈이 가끔 부대 공중전화로 제게 전화도 하고 그랬는데 ㅎㅎ
자기 무사히 전역한다고 전화 온 후로 연락이 끊겼네요..
암튼 큰 부대 일수록 취사반이 힘들죠..
더구나 파견나간 취사반 인원이라면.. 정신적으로 더 힘들듯..
게다가 취사병은 군대 내에서도 고생하지만 휴가 나와서도 좋은 대접 못받는 다는 거....
엄마, 나 왔어!
어, 아들, 엄마 동창회 갔다올테니까 밥 해놔...
단체로 어디 놀러갔을때 취사병 출신이란 거 들통나면 주모나 식모처럼 부려먹는다는 거...
어머, 요리 잘하시겠네, 이따 저녁 전담하셨도 되죠?
결혼해봐라, 아내 아침밥은 네 몫...
여보야, 찌개 이 따위로밖에 못끓여? 남의 집 이쁜 딸 손에 물 묻히려고 나랑 결혼했어?
내가 해본직책중 가장 땡보직은 급수병.. 산꼭대기에 부대가 있었는데, 그 부대에 아래에 있는 시설에서 물펌프로 부대에 물공급하는것 .. 사실 하는일이 거의 없음. 기계 고장나면 골치 아프기는 해도 크게 고장날일도 없고, 정전되면 발전기 돌리고 연결해 주면되는일임, 부대와 떨어져 있어서 혼자 먹고 자고 놈.. 급수병 휴가가는 바람에 대신해줬는데 정말 땡보직임.
논산 훈련소에 입소했는데 쌀 씻을 사람 나오라고 함... 그래서 나감...
청소보다는 낫겠지...ㅎ 그리고 따라갔더니 무슨 목욕탕으로 끌고감...
취사반이기 때문에 몸을 깨끗이 씼으라는 얘기인가 했는데 쌀 포대
가지고 오라고 시킴... 그래서 들고 왔더니 욕탕에 부으라고... 그리고
장화와 삽을 주면서 쌀 씻으라고 해서 한참을 삽질 했던 기억이 나네요.
쌀을 삽으로 씻어 본 사람은 드물 듯...
현역 취사병이였는데 절대 꿀은아니였습니다.,,
제가 겪은 취사병의 현실은
인간 쓰레기같은 역대급 선임들과 쉬는날없는 괴로움.,.조기 기상 필수에
(취사병특성상 자는시간빼고 항상 선임과 함께하기떄문에 스트레스UP)
군번도 꼬여서 상꺾까지 후임못받음~ 막내생활 오지게했고~
간부들의 취사장 터치와 민간조리원의 끝없는 갈굼 ㅎㅎ
언제 올지도 모르는 검열로 인해 항상
취사장 청결유지 및 창고관리 매일 청소하고~냄새나는 배수로 까고 푸고~
찌는 여름날 짬통에 가득찬 짬도 산으로 묻으러 가고~ 취사장 쓰레기 리어카로 끌고~
3~40가마씩 들어오는 나라미,주3회부식,1종까지 싹 다 취사병들이 옮기고~
훈련때는 타부대인원 몇백명 플러스에 트레일러까지 돌려야되는 야전취사까지.
차라리 남들다하는 소총수로 가고싶었음ㅠ
논산에서 뜬금없이 조리병으로 보직되서 양구가서 2년 개고생하고 전역~
좋은 기억은 없지만 하나의 추억이 됬는,,,
인원에 따라 다르고 부대마다 다름.
더럽게 힘들다는 말이 무슨말인지 군대서 배움. 진짜 더럽고 힘듬 ㅡㅡ+
주말도 없고 총보다 더 무서운 칼이 항상 주방에 있기때문에 군기도 더럽게 빡샘
군생활중에 취사장비에 손짤려서 의가사제대 2명 봤고 탈영까지 한 동기도 있었음
가서 후회하지 말고 남들 많이 하는거 그냥 해
유일한 장점은 말년에 신급으로 편해진다는거.. 그나마 기수 꼬이면 이것도 꽝
혹시라도 잘못되서 식중독 생기면 군생활 길어짐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