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배추의 원형은 1800년대에 중국에서 넘어와 토착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성배추’다. 당시 채소 재배 기술이 앞섰던 개성을 중심으로 재배되다가 1900년대에 서울로 생산지가 옮겨지면서 개량품인 ‘경성배추’가 등장했다. 1931년 발간된 <조선총독부농업시험장 25주년 기념지>에는 배추 중 유명한 것은 경기도의 ‘개성배추’와 ‘경성배추’라는 기록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점점 중국배추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임오군란 이후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로 집단이주를 시작하면서 산동을 비롯한 여러 중국 지역의 배추도 함께 들여온 것이다. 일명 ‘호배추’라 불리는 중국배추는 토종배추보다 감칠맛이나 씹는 맛이 떨어졌지만, 수확량이 좋고 추위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토종배추와 ‘호배추’는 공존했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물량공세에 밀린 토종배추는 점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