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빌리지
2기 촌장: 햄스타 | (구)카라게시판
 
작성일 : 13-04-16 03:14
[잡담] 왜 카라인가
 글쓴이 : 게으리
조회 : 677  


나이 먹을만큼 먹었다는 자들이 
한참이나 어린 처자들의 살랑거리는 춤사위에 미쳐서 이러고 있으니 얼마나 꼴 사나울까.

요즘 아청법이 철컹철컹 거리며, 
나이 든 자에게 나이든 티를 내라고 강요하지만,
이 불나방같은 자들은, 젊은 불길 한가운데로 뛰어들어가 찬란한 봄을 맞이하고 싶어한다.

왜 카라인가.

사실 딱히 어떤 취향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음악도 들었다, 저 음악도 들었다... 뭐 소시적에는 있는 척 어려운 음악만 골라들으며 가면놀이에 심취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한국음악이 좋더라. 뭔소리인지 가사를 펼쳐놓고 사전을 뒤적여야 비로소 귀에 들어오는 그들의 노래보다는, 한마디 지껄이면 바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쪽집게 선생같은 대중가요가 좋더라. 음악이 꼭 수십가지 악기들의 가락을 전부 취하고, 마디마디 조잘대는 콩나물 대가리를 이해하려고 골머리를 써야 하는 가발 쓴 코쟁이들의 수준까지 오를 필요도 없이, 한 소절 간드러지게 가려운곳을 긁어주면 그냥 좋다 한마디로 퉁칠 수 있는 대중가요가 좋더라.

그렇게 듣다보니, 발라드도 좋구, 댄스가요도 좋구... 종국에는 트롯도 좋아지더라. 일본 엔카의 찌꺼기라 경멸하기까지 했던 그것이건만, 그저 가슴으로 듣는 귀를 열어두니, 저절로 들어오더라. 그래 그렇다고 머리가 죽어선 안돼지. 그래 안다. 가슴으로 이해하더라도, 머리가 사는 세상은 달라야 한다는 것을... 다만 소리 그 자체에 차별을 두지 말자. 그것으로 족한 것이었다.

어린 소년들이 떼거지로 등장해서 떼창을 한다. 뭐야 이것들은... 그래 놓고는 뒤 돌아서 흥얼거리는 이율배반적 나를 만난다. 어찌 아낙도 아닌 남정네가 건 후크에 당하는가 싶기도 한데, 그게 바로 대중가요의 매력아니겠는가. 가볍게 만나는 음악은 또한 가볍게 내게 머물다 가볍게 떠나가더라. 항상 음악이 진중함으로, 진정성으로 나를 압도할 필요는 없었다. 그저 그때그때 내 감정에 충실하게 나를 이끌어주면 그것으로 충분한 위안이 되는 것이었을 뿐. 아이돌 음악 또한 우리삶에 필요한 부분이었다.

냉면, 냉면 외치고, 아찔한 제기차기로 종아리를 내 머릿 속에 각인 시킬 때... 이거 참,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동영상을 여러번 반복해서 플레이하던  시절이 있었다. 두손을 들고 살랑살랑거리다가 쉴 새 없이 찔러대는 복고댄스 UCC에 심취한 때도 있었다. 아이돌 음악은 점점 아가씨들의 봄바람같은 춤사위와 어우러져 갔고, 수많은 사람들이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그들의 마력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왜 결국 카라인가

모르겠다.
그렇게 춤이 뛰어나서 그랬던 것도 아니고, 노래가 나를 확 잡아끈 것도 아니었다.
가창력이 탁월한 것도 아니고, 대중적 인기가 높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결론은 카라였다.

오랜기간 지켜봐오면서 동화되어버린 존재.
그 이름은 나의 또다른 정체성이었다.

보잘 것 없이 시작했던 초라한 내 아픈 과거를 되살려, 쓰라린 고통을 주기도 하고, 앞이 보이지 않은 미래를 향해 무릎꿇지 않는 용기가 되기도 한다.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았던 그 이야기에, 왠지 나는 꾸역꾸역 살아온 내자신이 대견해졌다. 또한 한가지씩 이루어가는 내 또다른 자아의 성공담은 스스로 삶의 보상이 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음악만으로 얘기하기에는 불충분한 것이 아이돌 세상. 나이먹은 인간들이 노래가 아닌 얼빠질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얘기들 하겠지만, 사실 팬질이란 것의 본질은 노래에 있지 않다. 가수의 팬이라 해서 그 음악을 사랑한다기 보다, 배우의 팬이라해서 그 연기를 사랑한다기 보다... 그 매력의 본질이 되는, 바로 사람을 사랑한다는 감정에 있다.

팬이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일 뿐.
나는 지금 카라의 노래나 연기, 외모, 끼가 아닌, 카라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자연스런 자연현상에, 좁디좁은 이성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마는 단순한 사고논리가 아쉽다. 사람냄새가 그리운 시절을 사는 오늘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손에 쥐기 힘든 신기루 같은 존재여서일까.

나는 사람 냄새가 그립다.
어쩌면 언젠가 풀려버릴 환각이라 할지라도, 나는 지금 사람 냄새를 맡아야겠다. 이 세상 홀로 살아가고 있지 않다는 자기세뇌를 해야겠다. 차가운 넷 세상에 따사로운 봄향기가 풍긴다고 나를 설득하련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카라를 만나고 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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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13-04-16 09:49
   
결론은 카라는 '패닉'이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실 이거슨 곧 진리 ㅡ_ㅡb

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ㄴ ㅑ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게으리 13-04-16 15:19
   
닥챠라~ 뵨네야~
아뿔싸 13-04-16 10:29
   
2008년에 나온 "Rock you"에 뒤늦게 2010년에 빠져버림 ;;;
     
게으리 13-04-16 15:19
   
학교빡쉐~
Aster. 13-04-16 11:37
   
나이 먹고 트로트가 좋아지는 게 아니라
원래 좋아하던 걸 나이 핑계로 좋아진다고 대놓고 얘기하는 것뿐!

하하하! (^_^)
     
게으리 13-04-16 15:19
   
네 어르신 ^^
Aster. 13-04-16 11:38
   
한국 트로트는 일본 엔카와 같이 이어져 왔고,
어느 쪽이 먼저라고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제 강점기 잔재라고만 볼 수 없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한국 가요 주류는 트로트 아니면 통기타 포크 음악입니다.

걸그룹만 해도 원더걸스를 비롯하여 대다수가 '뽕짝자매'이며,
카라, 소녀시대, 2NE1 등 몇몇 그룹 노래처럼
트로트를 벗어난 음악은 사실 따지고 보면 비주류입니다. (^^;)
     
게으리 13-04-16 15:20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우리의 전통음악보다 일본의 전통음악에 가까우니, 원류는 일본쪽이라는 얘기가 더 설득력이 있기는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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