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미국이 미사일 인티를 안 해준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듯 하군요.
미국이 한 얘기는 단순합니다. 완제품이 없는 기종에 인티 작업해준 전례도 없고 인티 작업해준다는 확답도 못 한다.
바꿔 말하면 KFX 완제품 나오면 그 때 인티작업해줄 수 있으니 그 때 얘기하란겁니다.
최악의 경우 KFX 와 뭔가 궁합이 안 맞아서 인티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며느리도 모를 미래의 일을 미리 약속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유럽애들 ? 그들은 돈만 주면 뭐든 준다 말만 앞선 놈들이죠.
고속철도 (TGV) 채택해주면 직지삼경 반환해준다 호언장담했던 프랑스가 고작 도서관 사서가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서 반환 거부한 것 잊지 않으셨겠죠 ?
인티해준다고 ? 불가능할지도 모르는데 무슨 배짱으로 그런 약속 날리는건데 ?
만약 그 약속만 믿고 있다 KFX 다 완성된 다음에야 불가능한 것 알면 그 때 가서 미사일 없는 깡통 KFX 가 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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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가서도 미국이 몽니 부릴 수 있지 않느냐고요 ? 미사일이 미국산만 있답니까 ? 유럽산도 있고 국산 미사일도 있겠죠. 미국산 미사일 팔기 위해서라도 먼저 인티 작업 자청할 수도 있습니다.
완제품이 없다 해서 인티 작업 못 한다 ? 이거 이해 못 하실분들도 많을텐데요.
무장이 달린 전투기와 무장을 하나라도 떨궈낸 전투기는 완전히 다른 기종으로 봐도 됩니다.
미사일 하나 발사할 때마다 항력, 무게, 무게 중심등등 모든 것이 휙휙 바뀌어버리죠.
미사일 하나 발사하면 비행 제어 소프트웨어의 파라미터들을 모두 갱신해야 합니다.
완전한 플라이 바이 와이어가 아닌 기종이라면 순간적 기체 특성 변동을 인간의 감각으로 교정할 수 있기라도 하죠. 물론 사이드와인더 같은 가벼운 미사일의 경우는 아주 큰 영향은 없을 수 있겠고요.
실제로 인티가 안 된 KGGB 를 달고 다니다가 떨구면 기체 무게가 줄어드니 순간적으로 기체가 붕 뜹니다. 조종사가 이걸 미리 예상하고 수동으로 자세 교정을 하니 문제 없지만, 급박한 전투 환경이라면 이는 문제의 소지가 있죠.
미사일을 인티한다는 것은 단순히 조종석의 컴퓨터를 통해 미사일에게 지령 내리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일이 떨궈지면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반영해서 자세 제어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고, 미사일의 예상 경로와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 역시 필요합니다. 미사일 떨궜는데 갑자기 적기의 존재를 알고 공격 또는 회피기동하다 자신이 떨군 미사일과 충돌 ? 이런 일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스텔스기의 경우는 내부 무장창에서 떨군 미사일과 충돌하는 일도 발생했다나요. 회피기동한 것도 아닌데요. ^^;
미사일 역시 떨궈진 순간 속도 변화를 겪습니다. 떨궈진 후 잠깐 있다가 로켓 엔진 점화되죠. 이 때까지 짧은 순간이지만 그 전에 갖고 있던 운동 에너지와 기상 상태에 따라 예측 불능일 수 있습니다.
로켓 엔진 점화해서 전진하는데 하필 자신을 떨군 전투기가 바로 앞에 있다면 ?
이 외에도 피아식별 등등 해줘야 할 일들도 많죠.
인티해준다는 것을 100 %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그 가능성이 비록 크지 않다 해도 궁합이 안 맞아서 인티가 안 되거나, 인티된다 해도 뭔가 불편한 제약 사항이 따를 수 있습니다.
일단 KFX 완성부터 하고 볼 일입니다.
완성품이 나오고 나서도 실제 운용에 들어가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그 시간동안 미국산이든 유럽산이든 인티 요청하고 받으면 됩니다.
지금 거부(?)되나 안 되나 마찬가지입니다.
어차피 전투기 본체와 미사일의 링크 규격 같은 것은 이미 다 알려져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만드는데 아무 문제가 없고, 소프트웨어 만드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나중에 가서 전투기와 미사일 둘 사이 궁합 맞추는 인티를 하는 것은 유럽애들이 한다 해도 완성품이 나오고 난 다음에야 인티 작업할 수 있습니다.
지금 무슨 말을 하든 실제 행동과 그 결과는 그 때 가봐야 알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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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미사일이 KFX 보다 먼저 만들어져서 0 순위로 인티되길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