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3-03 19:47
[외계] 외계인은 왜 큰 머리에 작은 몸으로 그려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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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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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거듭하면서 뇌 발달해 머리 갈수록 커지고
무중력이어서 ‘힘’ 쓸 필요 없어 몸집은 작아져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때, 과연 그들의 외모는 어떤 모습일까. 공상과학영화 ‘에이리언’에 등장하는 무시무시한
외계인은 머리만 클 뿐 인간처럼 행동한다. ‘인디펜던스 데이’에 나오는 외계인은 오징어 모양의 기묘한 머리에 손가락과 발가락이
달려 있다.
‘E.T.’의 외계인은 우스꽝스런 모습의 땅딸보이다. ‘E.T.’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아마도 모든 SF영화, 소설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외계인 캐릭터일 게다.
외계인들은 왜 이렇게 다 문어처럼 머리가 크면서 머리카락이 없고, 왜소한 몸에 긴 팔, 그리고 항상 징그럽고 흉포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일까? 간혹 미끈한 몸매에 신비스런 눈빛을 가진 외계인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그 모습 역시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문어와 비슷한 모습의 외계인을 처음으로 생각해낸 사람은 영국의 작가 H.G. 웰스이다. 그가 그려낸 화성인의 머리 지름은
1.2m나 되는데, 그 이유는 진화를 거쳐 뇌가 고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왜소한 몸은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둥둥 떠다녀
몸을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몸집이 매우 작은 가분수 형태의 외계인을 상상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인간이 추정한 것이어서 과학적인
근거를 대기는 어렵다.
다만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흉포하게 묘사되는 것은 인간은 본능적으로 외부의 존재를 경계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항상 우주를 동경하고, 외계인을 만나고 싶어하며, UFO에 열광하는 겉모습과는 다른 속모습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외계인의 모습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외계인이 우리와 같은 환경에서
살아왔다면, 우리 지구의 생명체와 어느 정도 비슷한 특징이 나타날 수도 있다. 가령 물에 사는 외계인들 중에 빨리 움직이는 종류는
물고기처럼 유선형일지 모른다. 그래야 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계인들은 좌우 대칭이나 방사 대칭을 이루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 데 무리가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같은 고등동물의 신경계는 집중식이다. 즉 뇌처럼 한곳에 신경이 집중된 부위가 있고, 이 부위가 몸의 다른 신경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에 하등 무척추동물의 신경계는 분산식이다. 즉 뇌 같은 것이 없이 몸 전체의 신경들이 그물처럼 퍼져 있다.
만일 외계인이 우리처럼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고, 자외선이나 불과 같은 위험한 자극을 피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비록 다르긴
하겠지만 그들에게도 신경계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또 고도 문명을 이룩한 외계인은 집중식 신경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도 문명에는 필연적으로 언어·협동·갈등 등이 수반되며, 그런 일들은 신경을 집중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외계인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즉 지구인과 매우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으리라는 것이다. ‘외계인이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은 늘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다지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 외계인의 존재 여부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저 바깥 어디에선가는 우리의 문명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은하 연방 소속의 외계인들이 잔뜩 모여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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