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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3-23 00:57
[괴담/공포] 정신병원
 글쓴이 : 붉은kkk
조회 : 5,600  


나는 정신병원 의사였다.

내가 일했던 병원에는 중증 정신병자들이 모여있었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데서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무척 짧다.

그때 내 밑에는 유능한 조수가 있었다.

그는 정신병자들한테도 인기 있었고, 일도 잘 했다.



어느날 그가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정신 분열증은 정신병이 아닐지도 몰라요.

사실 우리처럼 정상적인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하고

정신 분열증 환자한테는 그 세계와 우리가 보는 세계가 섞여 보여서

행동이나 사고가 이상해지는 게 아닐까요?」라는.



과학적으로는 전혀 신빙성이 없는 이론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이론을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그냥「재미있는 의견이군」하며 흘려 들었다.



어느날 그가 급하게 나를 찾더니

「굉장해요! 이것 좀 한 번 봐주세요!」라고 했다.

뭔지 보러 갔더니 환자 두 명이 프리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확실히 중증 정신병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건 드문 일이지만

그들의 대화는 서로 전혀 이어지지 않는 혼잣말이라 대화라고는 볼 수 없었다.



조수의 의견은 이랬다.

그들의 대화는 분명 이어진다. 다만 지금 대화로 보이지 않을 뿐 이다.
 
만약 그들이 둘이 아니라 셋이서 대화하고 있는 거라면?

그들은 지금 보이지 않는 한 명을 포함한 세 명이서 대화하는 게 아닐까?





나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그건 우연이야」라고 흘려 넘겼다.

하지만 조수는 분명히 ”안 보이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을 토대로

더 연구해 보고 싶어했다.



그는 그 날부터 일은 거의 제쳐두고

그 "안 보이는 세계" 의 "안 보이는 사람" 을 필사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나에게

「언젠가 분명 저도 그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현대 사회를 뒤집는 대발견이 되겠죠.」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나에게 달려 왔다.

「보인다! 보인다! 보인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라고 외치며.



나는 바로 일을 그만뒀다.

그는 아직 그 병원에 있다.

의사가 아닌 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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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12-03-23 01:27
   
우왕~
     
붉은kkk 12-03-24 18:56
   
하앗...안녕하세요
날라a 12-03-24 07:56
   
kkk님꺼는 언제나 재밌음ㅋ
     
붉은kkk 12-03-24 18:57
   
별말씀을요 ㅋㅋ
시바 12-03-25 00:39
   
붉은kkk님 오랜만에 올리셨어요 자주좀 올려주세요 재밋게 읽고 있어요
     
붉은kkk 12-03-25 20:08
   
네 감사합니다 ㅎ
홍초 12-03-25 20:33
   
아 저 이론 재미있네요
도제조 12-03-26 13:55
   
으아...... 글고보니 미국 소설중에 저런게 하나있었는데요..

결말이 주인공이 그 정신병자의 세계(?)에서 갑자기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대당 12-05-07 16:23
   
뭐지? 이 허무함은 .....
에치고의용 16-03-10 19:30
   
김마이 21-08-10 17:35
   
이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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