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귀신같은거 눈꼽만큼도 안믿었던 사람입니다.
무신론자를 넘어서 사람에겐 아예 혼조차 없다고 믿는 무혼론자였어요.
당연히 무당은 전부다 사기꾼이고 종교인들은 다 한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서론이 길었네요 ㅈㅅ
제가 중1이었던 때였어요. 방학이라 어머니와 여동생 저 셋이 외할머니댁에 놀러갔어요.
워낙 조용하고 작은 동네라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다 친분이 있었어요.
저희가 놀러 간날 동네할아버지가 저수지에 밤낚시를 가셨대요.
할머니는 당연히 밤낚시 갔으니까 늦게돌아오겠다 생각하고
먼저 잠자리에 드셨대요.
다음날 아침에도 돌아오지 않으셔서 아직도 낚시를
하고 계신가 하고 저수지에도 가보시고 이집 저집 돌아보셨어요.
다음날 저녁이 돼도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으셔서 동네 사람들이
찾으러 다녔어요. 저도 엄마랑 같이 찾아다녔죠.
근데 사람들이 찾으러 다닌지 겨우20분쯤 지나자 어떤 아저씨가
할아버지를 저수지에서 발견하셨어요. 이미 익사하신 상태였구요.
저희 가족은 집에 돌아갔구요 장례는 어찌저찌 치렀다고 들었어요.
근데 할아버지가 자꾸 할머님 꿈에 나와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먼저가서 미안하다 이러시더래요. 한두번도 아니고 보름동안 매일
그러시더래요. 그래서인지 어째선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굿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 어머니도 친분이 있던 터라
저도 따라가서 구경을 했지요.
근데 무당이 굿을 하던 도중에 정말 서럽게 울더군요.
주저 앉아 정말 서럽게 울었어요.
한참 울다가 말을 하는데...
진짜 말도 안되게
돌아가신 동네 할아버지였어요. 목소리가..
그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단번에 알아챌 완전히 똑같은 목소리였어요.
무당이 그 할아버지 목소리로 할머니한테 이름을 부르시면서
먼저 간다며 더 오래있다 오라는 얘길 하셨어요.
저는 정말 귀신 안믿어도 너무 안믿었는데 그일 있고 나서
믿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귀신은 있습니다.
믿던 안믿던 귀신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