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게 정말 과연 가능할까 좀 의심이 들기도 했는데요. 관련정보를 공부를 해보면서 평상시에도 많이 경험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안에는 참 신기한 현상들이 많이도 있구나 새삼 느끼게 됩니다.
위그림을 보시면 알겠지만 1976년 SR-71이 기록했던 26km상공을 넘어서 27km 상공까지 가겠다는건데 이미 2006년 아르헨티나 남단의 엘칼라파테 지역에서 15.46km 상공까지 올라간 기록이 있긴합니다. 그때의 프로젝트가 Perlan Mission I 입니다.
(여기서 잠시 딴소리를 좀 첨부해보자면 Aircraft로 가장 높은 고도에 올라간 기록은 2004년 SpaceShipOne으로 112km 상공 즉 중간권계면을 너머 열권 하단부까지 올라갔습니다. 대충 예상하시겠지만 그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려면 일반적인 제트엔진으로는 불가능하고 로켓엔진을 장착해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2dZbVPS7Zs
사실 열기구로 올라갈수 있는 최대고도 40km와 저궤도 위성의 최저 마지노선인 120km고도 그 사이의 영역 즉 성층권 상층부와 중간권 전 영역 그리고 열권 하단부가 일종의 장시간 비행의 마의영역(?)입니다. 탄도미사일이나 관측로켓으로 어느정도 짧은시간동안은 띄울수 있지만 - 준궤도(Sub-Orbit) - 장시간 머무는건 현재 기술로는 아직까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영역에 대한 과학적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편입니다.)
그럼 다시 글라이더로 넘어와서 어떻게 27km 상공까지 글라이더를 띄우겠다는 것일까요?
글라이더가 높은고도로 상승하게끔 할수 있는 상승류는 써멀, 사면풍, 리웨이브(내리바람파), 수렴현상 이런 정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산사면에서 아래로부터 불어오는 사면풍을 이용해서 보통 초기 비행을 합니다 - 아니면 적정위치와 고도까지 비행기에 매달려 올라가기도 하고 - 써멀은 햇볕으로 인해 데워진 지면의 상승류를 말하고 수렴현상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정반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서로 만나면서 그 흐름이 위로 바뀔때 나타나는 상승류입니다.
보통 이런 상승류로는 대류권 범위를 넘어서지 못합니다.적란운의 거대한 기둥 맨꼭대기에 넓직하게 퍼진 모루모양의 구름(Anvil Cloud)은 단순한 대류순환으로 올라갈수 있는 최대높이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뜨겁게 데워진 공기는 고도가 올라가면서 팽창하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부력을 잃기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높이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생각하게 된 수단이 위에서 설명하지 않은 Lee Wave라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Lee Wave라는 말은 좀더 포괄적인 용어고 구체적으로는 위 기사에서 언급한 산악파(Mountain Wave)라는걸 이용하겠다는 것인데
그럼 산악파라는 것이 무엇이냐?
보통 산을 타고 바람이 분다면 아주 단순하게 보자면 위와 같은 형태를 띄게 됩니다.
하지만 특수한 조건이 맞춰지면 아래와 같이 산을 넘어서면서부터 물결무늬 형태를 띌수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산악파입니다. 산악파는 중력파(Gravity Wave) - 천체물리에서 사용되는 Gravitational Wave(중력파)와 우리말 번역은 같지만 정의는 완전히 다름 - 의 일종입니다. 바람에 의한 파도도 파장이 짧은 수면에서의 중력파입니다. 파도의 경우는 중력과 표면장력으로 맞추어진 평평한 수면(Free Surface. 자유수면)에서의 요동이 위아래의 진동을 만드는 것이고 산악파의 경우는 중력과 부력을 각기 위아래 공에 매달아놓은 용수철이라고 하고 위아래서 서로 잡아당기는 그러한 원리입니다. 일단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아야 위와 같은 선명한 파동이 생기는데 일단 그 조건중에 하나가 바람의 방향이 산맥의 방향에 거의 수직에 가까워야 한다입니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아래처럼 보입니다. 마치 잔잔한 연못위에 만들어진 잔물결처럼 보이죠. 단 그 규모가 대략 작게는 수십킬로에서 크게는 수백킬로미터까지라는 것이 차이일뿐이지만.
(실제 파동은 눈으로 보이지는 않고 파동의 최하단에 형성되는 난류(Turbulence) 바로위의 마루에서 형성되는 말린구름(Roter Cloud)을 실제 보는 것입니다)
산 정상부가 아닌 지금까지 얘기한 산악파의 마루영역의 산에서 일정정도 떨어진 부근에서도 형성이 됩니다.
이 렌즈구름은 고도로 따지자면 대략 2-7km 영역의 중고도 영역에서 생성되는데 산악파는 대류권 영역에서 렌즈구름뿐만 아니라 고위도나 극지방에서 성층권에서의 위 두번째 영상의 진주모운같은 구름을 만들기도 합니다. 위 유튜브 영상속의 두 구름을 자세히 살피면 뭔가 비슷하다는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완전히 고정되지고 않고 조금씩 꿈틀되면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구름의 위치는 변화가 작다는걸 알수 있죠. 그 이유는 그 지점이 산악파의 마루이고 거기서만 공기가 이슬점 이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산악파는 Trap타입이라고 하죠)
단 진주모운의 경우는 대류권의 렌즈구름과는 달리 응결되는 대상이 약간 다릅니다.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이 얼음알갱이와 만나서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생성되는 그고도에서 기온이 대략 영하 70-80정도이기 때문입니다. 15-25km 성층권 상공에서 만들어집니다.
사실 이 진주모운이 이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이름인 Perlan은 아이슬란드어로 진주라는 뜻입니다. ㅋㅋ
사적인 목적이야 기록갱신에 있겠지만 돈을 따오기 위해선 왜 그러한 행위가 필요한지를 외부에 이유를 설명해야 겠지요. 그 이유가 바로 저 진주모운이 형성되는 성층권을 연구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저 진주모운은극지방에서의 오존홀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나쁜인자로 현재 알려져 있죠. 그리고 저 고도에서의기압이 대략 해수면의 2퍼센트 수준인데 화성표면에서의 기압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래서 화성에서 날릴 수 있는글라이더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목적도 추가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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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위에서 일단 넘어간 산악파가 대부분 대류권에서만 형성이 되지만 극지방이나 고위도지방에서는 어떻게 성층권을 넘어 심지어 중간권에 도달하는 수준까지 이를까에 대한 설명.
거기에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와 극야제트류(Polar Night Jet Stream)라는 대기현상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극소용돌이라 함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비관성력인 전향력(코리올리의 힘)이 발생해서 북반구에서는 운동방향의 직각오른쪽 남반구에서는 운동방향의 직각왼쪽으로 움직이는 물체가 힘을 받게 되고 이게 극지방으로 갈수록 sin(위도)에 비례해서 커지되면서 형성되는 일종의 거대한 공기덩어리의 소용돌이입니다.
보통 겨울에 이러한 극소용돌이가 생기는데 그 이유는 지구의 극지방은 자전축이 기울어진 관계로 햇빛을 못받는 수개월이 존재하게 되고 이때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죠. 이렇게 떨어진 기온과 적도지방의 온도차로 인해 양쪽의 기압차가 커지게 되면서 바람이 더 강하게 불게 되기 때문입니다.주로 고층대기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극소용돌이 가장 자리에 극야제트류가 발생합니다. 이 극야제트류는 제트류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바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반구나 남반구나 모두 겨울에 만들어지지만 북반구보다는 남반구쪽이 더 지속적이고 강한 바람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극소용돌이와 극야제트류는 겨울 남극의 기온을 급전직하로 떨구고 오존홀을 발생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남극주변의 순환류인 주극류가 주변바다로부터 남극주변을 고립시키는 것처럼 이 극소용돌이와 극야제트류는 남극주변의 공기를 다른 위도의 공기로부터 차단하는 효과로 작용합니다.
(북반구의 경우 보통 북극진동이라고 하는 현상으로 바로 이 극소용돌이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면서 가끔씩 허벌나게 추운 날씨를 선사하시기도 하죠)
위와 같은 생긴 극소용돌이는 남극을 넘어 다른 대륙으로까지 확장이 되는데 바로 위그림의 빨간색 부근을 잘 살펴보시면 남미대륙의 하단부를 스쳐지나가는걸 알수 있습니다. 자 저 남미지역에는 어떠한 지형이 있나요? 바로 다름아닌 안데스 산맥이 놓여 있습니다. ㅋㅋ
지형적 영향으로 생긴 산악파가 상층대기를 지나가는 극소용돌이나 제트류와 만나면서 그 파동이 그 위에서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그쪽 관계자들은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산맥 뒷편으로 양쪽에 바다가 맞닿아있죠. 산악파가 안정적으로 생기려면 저렇게 산맥뒤로 평평한 바다와 같은 지역도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이미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서 2006년 Perlan Mission I의 경우 아르헨티나의 엘 칼라파테 지역에서 성공을 했구요.
단지 이번 목표의 경우엔 이전보다 글라이더의 성능을 개선해서 27km 고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른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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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사람들의 이런 도전정신을 보면 참 부러울때가 많습니다. 주로 후원을 받거나 나사같은 거대기관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때에 따라선 백만장자나 억만장자들 본인들이 직접 이러한 모험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울나라도 도전정신을 갖춘 분들이많지만 여기에 과학적 목적까지 더해진다면 일석이조삼조가 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