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미스터리 게시판
 
작성일 : 17-05-19 16:08
[괴담/공포] 사신의 속삭임
 글쓴이 : 폭스2
조회 : 801  

스가노 씨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 자영업하는 분인데 말이죠. 중고년 때 어느 큰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입원했다고 합니다. 잠시 입원해서 렌트겐이나 혈액 검사 같은 걸 해서 온몸을 조사하는 거예요. 그 대병원에서 대기용 침대가 비었기에 아들 부부의 도움을 받아서 자기 병실로 갔지요. 그 병원 입구에서 자기 카드가 꽂혀 있었습니다. 또 하나, 사와구치 ○○라는 남자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즉, 이 방은 이인실이지요. 

그 방에 들어가 보니 자기 침대 건너편에 있는 사람은 칸막이용 커튼을 닫고 있었지요. 아들도 옆에 있는 환자에게 인사하려고 했으나 커튼이 빈틈없이 닫혀 있었고 소리 하나 안 나는 겁니다. 아들이 자고 있으면 깨우기 미안하다 싶어 그날은 인사를 하지 않았지요. 이윽고 간호부장이 와서 입원 이야기를 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도 와서 상담하고, 스가노 씨도 자기 몸이 어떤지 이야기를 했지요. 그러는 사이에 저녁도 먹고 병문안 온 사람은 돌아갈 시간이 되었지요. 아들도 내일 오겠다며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등 시간이 되어서 방 불이 꺼졌습니다. 병동이 깜깜해졌지요. 어두운 밤이 되니 그 병동 전혀 소리가 안 납니다. 쥐 죽은 듯이 정적만이 감돌지요. 그 날 스가노 씨는 묘하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습니다. 스가노 씨 몸은 딱히 나쁜 건 아니었고 조사하러 입원한 데다 병원에 들어온 당일이니 기분도 고양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좀처럼 잠이 안 오는 겁니다. 침대에서 눈을 감아도 왠지 진정되지 않고 잠이 안 와요.

'아무래도 잠이 안 오네. 큰일이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계속 눈을 감고 있으니 겨우 잠이 오기 시작했지요. 

밤중 무슨 소리가 들려서 스가노 씨는 번쩍 눈을 떴습니다. 소리는 옆에 있는 침대에서 들렸어요. 커튼을 친 옆 쪽에서 중얼중얼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게 들리는 겁니다. 아무래도 환자랑 병문안 온 손님이 얘기하는 것 같았지요. 

'어라, 이런 시간에 병문안 오는 사람이 있나? 이런 밤중에 오다니 이상하지 않나?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

스가노 씨는 이상하게 여겼지요. 아무리 봐도 간호사랑 이야기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사람이 들어오는 기척도 없었고 병문안 온 손님이 계속 남아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옆에서 이야기하던 소리가 쓱 사라지는 겁니다. 다시 병실은 정적이 찾아왔어요. 그때 갑자기 콜록콜록 괴로운 듯 기침 소리가 들립니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들렸어요. 

'옆에 사람이 있을 텐데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이상한데?'

스가노 씨는 옆 사람에게 말을 걸었지요. 

"괜찮습니까. 괴로워 보이네요. 간호사를 부를까요?"

그러자 커튼 너머에서 다 스러져가는 괴로운 목소리로 남자가 작게 대답합니다.

"아, 아뇨, 괜찮습니다."

시중 드는 사람 같은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갈 기미도 없습니다. 

"옆에 오게 된 스가노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커튼 너머로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잘 부탁해요..."

남자 목소리만 들렸지요. 

'왠지 이상하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인사를 나눈 후, 스가노 씨도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이 되어서 자기 부인이나 친척들이 병실에 병문안을 왔어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하지만 옆에는 여전히 커튼을 단단히 쳐둔 겁니다. 어제랑 완전히 똑같아요. 소리 하나 나지 않지요.

스가노 씨는 그 날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실을 들락날락했지만 옆 사람은 어제랑 마찬가지로 커튼을 닫은 채로 꿈쩍도 하지 않는 겁니다. 스가노 씨는 이 사람 아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사람인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이윽고 저녁을 먹고 병문안 온 사람들도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소등하게 되었지요. 스가노 씨는 완전히 잠에 빠져 있었어요. 그러자... 역시 밤중이 되니 커튼 너머로 이야기하는 소리가 중얼중얼 들리는 겁니다. 

'어라? 어느새 시중 들러 사람이 온 거지?'

스가노 씨가 입구와 가까이 있으니까 누가 들어온다면 분명히 깨달을 겁니다. 

'소리도 기척도 없었는데 이상한데?'

하지만 옆에서는 분명히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이런 한밤중에 대체 누가 온 걸까?'

스가노 씨는 묘하게 궁금해졌어요. 그러자 갑자기 이야기 소리가 딱 멈추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콜록콜록 괴로운 것 같은 기침 소리가 들렸지요. 어제랑 똑같이 스가노 씨는 "괜찮습니까? 간호사를 부를까요?"라고 말했고 옆에서 커튼 너머로 작은 목소리로 "아뇨, 괜찮습니다."라고 말했지요. 어제랑 똑같은 대화를 나눈 후, 스가노 씨는 잠이 들었어요. 

이렇게 검사를 받으러 입원한 동안, 매일 밤이 되면 이야기 소리랑 기침 소리가 나는 겁니다. 하지만 스가노 씨는 자기 앞을 지나서 옆 커튼 너머에 있는 환자를 만나러 가는 사람을 한 명도 본 적이 없어요. 

'어느새 와 있단 말이지. 시중 드는 사람.'

스가노 씨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혼자서 책을 읽으면서 보냈지요.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아날로그 17-05-19 19:31
   
 
 
Total 8,69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미스터리 게시판 개설 및 운영원칙 (23) 가생이 12-26 171221
8692 [괴담/공포] 대한민국 희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 ' 엄여인'.… 드슈 04-22 519
8691 [괴담/공포] 안산 리어카 토막 살인 사건.jpg 드슈 04-17 997
8690 [잡담] 영화와 실제의 차이, 과거와 현재의 차이 보리스진 04-15 763
8689 [잡담] 한국의 블랙 벨트는 다르다. 보리스진 04-14 847
8688 [잡담] 중동 갈등의 확대, 경제는 어떻게 되나. 보리스진 04-13 376
8687 [괴담/공포] 전세계에서 전례가 없던 한국의 엽기 ㅈ살 사건.jpg 드슈 03-27 2076
8686 [잡담] 총선 수도권 표심은 어디로. (1) 보리스진 03-26 1024
8685 [잡담]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1) 보리스진 03-22 646
8684 [잡담] 표류하는 청년 표심 어디로....... (1) 보리스진 03-21 951
8683 [초현실] 요즘 핫한 고구려 최대강역 ( 원제 : 사서로 고증한 고… (12) 아비바스 02-25 4123
8682 [괴담/공포] 일본 10살 잼민이가 쓴 공포소설 (4) 심문선 02-10 5082
8681 [잡담] 한국 정치, 선의의 경쟁 실종되었나? (4) 보리스진 01-26 2274
8680 [초현실] 이상한 나라의 동화 (1) 미아동몽키 01-08 3344
8679 [잡담] 장수(長壽)의 비결 (4) 보리스진 12-09 3959
8678 [잡담] 행즉안행(行則雁行) (2) 보리스진 12-01 2522
8677 [잡담] 국내은행의 홍콩 ELS 수수료 장사와 역대급 이자 수익 보리스진 11-25 2619
8676 [잡담] 슈퍼리치의 기부 문화와 은행의 폭리 보리스진 11-22 2537
8675 [잡담] 경제에 도움이 되는 사회 문화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보리스진 11-22 1507
8674 [잡담] 포퓰리즘과 부동산 투기 근절 (1) 보리스진 11-10 2613
8673 [잡담] 청산은 나를 보고 바람처럼 살라고 하네 (2) 보리스진 11-05 2152
8672 [잡담] 세계 경제 이제 어떻게 되나? (2) 보리스진 10-14 4250
8671 [초현실] 철령과 철령위의 위치 분석 (지도 첨부) 보리스진 10-06 2814
8670 [초현실] 함흥차사의 함흥은 어디인가? (지도 첨부) 보리스진 09-29 3977
8669 [초현실] 부처님의 영혼은 웃는 모습으로 : 염화미소의 이야기 (3) 보리스진 09-09 3801
8668 [초현실] 디플 무빙처럼 나에게도 초능력이 있을까? (5) 클린스만 08-25 4632
8667 [잡담] 세종대왕 4군 위치를 실록, 지리지와 비교 (지도 첨부) 보리스진 08-19 3844
8666 [잡담] 세종대왕 4군 위치 고지도 분석 (지도 첨부) 보리스진 08-05 463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