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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13 00:25
[괴담/공포] 25년간 빙의
 글쓴이 : 통통통
조회 : 1,584  

지난 92년 10월 뉴저지 후암정사에 머물 당시 영혼에 관한 첫 번째 저서인 `영혼의 목소리`를 출간했다. 그 책은 산 사람에게 침묵이 있듯이 죽은 사람에게는 외침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영혼 비망록이었다. 여기서 영혼이라 함은 죽은 이의 영혼 뿐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영혼까지 아우른다. 

13년 전 뉴욕 스탠포드 호텔에서 한국인 노총각 사업가와 만났다. 그는 금은방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친구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받지 못해 경영난에 쪼들리고 있었다. 결혼도 서둘렀지만 이 또한 힘들어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그는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할 뿐 별다른 얘기는 하지 않고 일어나려는데 내가 그를 잡았다. `주머니에 들어있는 거 꺼내놓고 가십시오.`순간 그는 아연 실색했다.
 
`뭐가 들어있다고 그러십니까?`황급히 나가려는 그에게 `청산가리가 들어있지 않습니까? 빨리 꺼내세요`라고 했다. 그제야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더니 주머니 안에서 작은 플라스틱 약병을 꺼냈다. 물론 안에는 청산가리가 들어있었다. `사실 마지막으로 차법사님을 한번 뵙고 난 뒤 죽으려고 했습니다. 죽기 전에 제 인생을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xx 직전 면죄부를 받고 싶은 일말의 희망으로 왔다며 어깨를 들썩이며 통곡했다. 당시 그는 내가 `독심술`을 썼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선 주머니 안에 청산가리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것은 독심술이 아니었다. 그가 주저리주저리 신세타령을 하는 동안 그의 영혼은 내게 절실한 목소리로 구조요청을 해왔다. `저는 곧 죽습니다. 제 주머니 안에 청산가리가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결국 그의 영혼이 그를 살린 셈이었다. 

영혼의 목소리는 비단 사람에게만 들리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자연과 벗 할 때,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 모두가 영혼의 목소리다. 영혼 천도는 영혼이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해석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능력이 생긴 것은 금강에서 부친이 돌아가신 뒤, 갑자기 부친의 음성을 들은 후부터. 수많은 영혼의 소리를 나 혼자 듣는 일은 무척 괴롭다. 오히 려 보는 편이 더 나을 때도 있다. 

한 달 전 법당을 찾은 40대 여인은 15세 때부터 25 년간 영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갔어요. 그 후부터 어떤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턴가 사사건건 제 모든 것을 간섭해요.`간단히 말해 그녀는 연고도 없는 할머니 영혼에 빙의됐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장례식장에서 영감(靈感)이 뛰어난 소녀를 발견한 영혼은 그녀의 의식 안에 둥지를 틀었다. 물론 잠시 영가가 스쳤다고 누구나 빙의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를 이겨낼 힘을 갖고 있지만 그녀는 그렇지 못했다. 이렇게 할머니 영가가 들어온 뒤 차츰차츰 잔소리가 심해 졌고 급기야 자기 말대로 하지 않으면 큰 화를 불러와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할머니 영가 때문에 결혼도 못하고 늙어가고 있다면서 영가한테서 벗어날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사정했다. 본의 아니게 고차원의 영혼이 아닌 진화되지 못한 영혼이 빙의되는 바람에 평탄치 못한 삶을 살게 된 처지가 딱해 구명시 식을 허락했고 이후 할머니 영가의 잔소리는 사라졌다. 

25년 만에 의식의 고요를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얼마 뒤 그녀는 다시 나를 찾아왔다. 할머니 영가는 사라진 것이 분명한데 안색은 썩 좋지 않았다. `아직도 할머니 영가가 괴롭히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할머니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옛날엔 잔소리처럼 귀찮았는데 25 년 동안 듣던 소리가 사라지니 심심해 죽겠어요.`할머니 영 가를 다시 불러달라며 생떼를 쓰는 여인을 보니 기가 막혔다. 인생의 3분의 2를 영혼의 목소리와 동거한 그녀는 다시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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