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집에 가다가 겪은 일입니다
밤 아홉시가 넘은 시각
저는 골목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집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지만 아무도 없는 골목길은
오싹한 기분이 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전 걸음을 재촉하여 집을 향했는데 그날따라 길었던
골목길을 1/3 정도 걸었을 때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제야 저는 안심이 되서 걸음을 늦췄습니다만...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니 묘하게 저와 닮아 있었습니다
귀에 꼽고 있는 이어폰이나 걸음걸이 심지어는 팔을 흔들지 않는 것까지!
그렇게 묘한 기분에 휩싸인 채
그 사람과 저는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걸음 정도 걸었을 때 그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전 뒤를 돌아보았는데
마침 그 사람도 뒤를 돌아봐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얼굴마저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밤늦게 약속이 있어서 밖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약속시간이 늦은 터라 저는 평소에는 잘 가지 않았던 일 전에 기묘한 일을
겪어서 발길을 피했던 골목길로 향했습니다
역시 아무도 없는 골목길은 어두워서 으스스했지만 골목길만 지나면
버스 정류장으로 나갈 수 있었기에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사람을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골목길에 혼자 있다는 게 무서웠던 전 안도감을 느꼈습니다만...
전 이게 꿈이 아닐까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는 그 사람은 ...저와 똑같은 그 사람이었습니다 이어폰에 걸음걸이 등등...
하지만 이번에도 별일 없이 서로 스쳐 지나갔고 마치 계획이 짜여진 것처럼
서로 뒤돌아보고 사라졌습니다
모든 것이 한 달 전과 똑같았습니다
옷차림이나 상황도...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서로의 시점이 이번에 달랐던 점이었을까요?
다행이도 그 후로는 그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