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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12 14:31
[괴담/공포] 언젠가 한번은 보게될것들의 대하여
 글쓴이 : 팜므파탈k
조회 : 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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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았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한다.
한달이 넘도록 악몽에 시달린 2003년 여름을.
2003년.
군대를 제대하고 아직 6개월이나 남은 휴학기간에, 학교가기전 공부나 해야겠다고,
지방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는 친한 친구에게 빌붙어 한달정도 살아볼까 하고 친구랑 같이 기숙사로 갔다.
방학기간이라 왔다갔다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딱히 감시가 심하지도 않았고, 항상 경비 아저씨는 주무시고 있는 그런 조용하고 조금은 외딴 기숙사였다.
이층침대 2개가 있는 방에 친구와 나, 그리고 가끔 왔다갔다하는 친구의 친구와 3명이서 생활을 시작했다.









근래에 생긴 기숙사처럼 화려하진 않았으나, 1층부터 5층까진 기숙사 방 및 휴게실이고, 지하에는 체력단련장 및 도서관이 있는 평범함 기숙사.
왠지 기숙사에서 살아가는건 기분 설레이는 일이다. (적어도 경험이 없는 나에게는)
아침에 공부하고 저녁때 들어오는길에 술마시고 들어와서 티비보고,게임하다 자는게 일이었던 우리에게 그일이 있던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밤이었다.
소주를 한잔하고 10시쯤 들어와서 맥주한캔마시면서 스타한판.
친구는 축구 본다고 휴게실로 갔고, 친구의 친구는 본가인 경주에 다녀온다고 들었던 터라,
혼자 방에 있기도 뭐하고 해서 한번도 안내려가본 지하 체력단련장에서 러닝머신이나 뛰어볼까 생각하곤
휴게실을 지나서 간다
'어데가노?"
"지하에 운동하러"
"불꺼졌을낀데.."
"키믄대지"
'방학때는 오픈 안해서 드럽데이.. 그라고 그기...쫌 이상할껄..."
"머가 이상한데"
"몰라... 가보믄 안다. 윽쑤 쪼릴껄..~~"
전체적으로 사람이 없는 기숙사의 분위기도 그닥 밝진 않아서인지 친구가 하는 이야기가 그냥 농담처럼
흘려들어지진 않았던거 같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아... 그냥 안갈껄 그랬나... ㅅㅂ 쪼리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지하1층을 누르고 기다렸다.
잠시간의 고요함이 찾아왔다. 거울속에 나를 보고 "마. 쫄지마라~" 혼잣말도 해본다.
"땡! 스르르.."
도착해서 문이 열렸다.
칠흙같은 어두움에 습함이 밀려온다. 마치 지하 20층정도 된거 같은 과도한 습함. 그리고 중압감.
잠시 잠깐 다시 문을 닫을까를 고민하다가 엘리베이터 불빛에 비친 전등스위치가 보이길래 손을 뻗으면서
엘리베이터를 나왔다. 손이 스위치에 닫기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혀간다.
손을 뻗어서 불을 켰다. .. 넓지 않은 공간.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우회전하면 양쪽에 유리로된 문이 있고, 한쪽은 독서실 책상이 가득한 검은 방.
한쪽은 초록색 바닥의 체육관이다. 그냥 ..드러운 기분이 들었다. 그런 습함이 싫었다.
체육관 문을 열고 바로 옆에 있는 불을 켜니.
정면으로 보이는 면은 전체가 거울이고,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러닝머신들과 반대쪽 벽이 그대로 거울속
에 드러났다. 러닝머신에 올라서 천천히 작동을 시작했다.
지...익... 매끄럽지 않게 러닝머신이 밀리면서 기분나쁜 소리를 낸다.
속도를 붙이자 중저음의 소리는 가벼운 소리로 바뀌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바로 정면에 있는 거울을 유심히 바라보며 러닝머신을 뛰는데.
거울에 비친 뒤쪽 벽을 보니, 독특하게도 눈높이에 설치된 손바닥 2개 정도의 아주 작은 목욕탕
창문들이 쭉 늘어서 있는게 보였다.
너무 촘촘하게 되어있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창문들은 닫혀진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중간중간 반쯤
열린 창문들은 바로 뒤쪽에 붙은 벽에서 생긴 초록색 이끼들이 보기 흉하게 드러나 보이게 했다.
10분쯤 지났을까, 호흡이 가빠지고 땀이 나는걸 보니 운동이 되나보다..생각하고 있었다.
뛰는 몸때문에 거울에 비친 모습도 조금씩 흔들려보일때쯤..
흔들리는 창문들을 아무생각없이 바라보다가 번쩍하고 나와 눈이 마주친 눈동자를 발견하고
등부터 머리까지 따끔거릴정도의 소름을 느끼고선 런닝머신에서 뒤로 넘어졌다.
무엇인지 궁금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얀얼굴과 큰 눈동자였다.
마치 이토준지의 '소용돌이'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선명한 두 눈 . 이끼낀 담벼락에서 날 보고 있는 보호색을 띈 그 눈동자.
그게 아직 나를 보고 있는지 아닌지는 알 수없지만, 거울을 통해서 다시 봤을때 그게 보인다면 정말
뭔가 터져나올꺼 같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거울을 응시하지 않으면서 출입국쪽으로 돌아섰다.
계속적으로 쭈뼛거리는 뒷목을 잡으면서 출입구쪽으로 가서 문을 열고 달렸다.
엘리베이터 문에 바짝 붙어서 엘리베이터가 오길 기다렸다.
4층
3층
2층
1층
지하1층
땡... 문이 열렸다.
아까 켜둔 불때문에 어둡진 않았으나,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밝음이 너무 고마웠다.
들어가서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고 5층을 눌렀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과 다리를 본다.
문이 닫길때쯤 용기를 내서 체력단련장쪽으로 눈을 돌렸다.
러닝머신이 빠르게 돌고 있다.
축축한 습기찬 체력단련장 어두스름한 불밑에 러닝머신이 계속 돌고 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5층으로 올라와 휴게실 축구를 보고 있는 친구를 보고 옆에 가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티비를 봤다.
"어? 와이래 늦게왔노?"
"야 ... 힘들더라 한 20분 뛰니까 인자 몬뛰겠다 진짜 힘들데.."
"그라믄 빨리 오지, 할것도 없는 지하에서 한시간이나 있다가 오노?"
"머라하노 ?"
하면서 시계를 봤다. 내려갔을때의 시간을 몰랐기에 티비옆에있는 시계를 봐도 큰 놀람은 없었지만.
내려갈때 축구는 시작하고 있었고, 지금은 후반전 70분을 지나고있었다는 점은 마치 시간여행은 다녀온
듯한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가 물었다.
"야..근데 안무섭드나?"
"머..머가 무섭노 임마"
'아..무섭든데..나는 ..그래서 나는 몇번 가보고 그뒤로는 죽어도 안간다아이가. 임마 간크네'
"아 살짝 쪼리긴 하던데 불켜니까 개안튼데"
"야 그래도 러닝이나 사이클하면 거울에 그 창문들 보인다 아이가..난 그게 기분드럽든데."
"아 맞다. 그래 그 창문은 좀 쪼리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친구의 친구가 왔다. 아마도 내가 운동하고 있는 사이에 온다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나보다.
새벽1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휴게실에서 3명이서 앉아서 축구를 보고, 봤던 영화를 다시본다.
친구가, 친구의 친구에게 말했다.
"야, 임마 오늘 지하에 내리갔다왔데이..간 x나 크제?"
"아...진짜?"
"어 그것도 한시간이나 있다가 왔다 완전 행님이다'
"근데 머하러?"
"러닝뛰러 댕기왔지"
친구의 친구가 내쪽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야....근데.... 니 뭐 봤제?"
"머를?"
"운동할때 뭐 몬봤나?"
아무렇지도 않게 , 그리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친구의 친구 말에 심장이 멈추는줄알았다.
친구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보기는... 머를 본단말인데?"
친구의 친구가 다시 내눈을 보면서 물었다.
"봤잖아 니...하얀 얼굴!"
머리가 헤머링 치는데 내 입에서 한마디가 쑥 튀어나왔다.
"니도 봤나?"
쫄면이 되어있는 나랑 내친구를 안심시키기라도 하듯 그 친구의 친구가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다.
"봤다. 근데 보고 아는척안하고 조용히 지나가면 해코지 안한디.. 그리고 나는 자주 본다. "
예전에 친구가 나한테 자기 친구중에 귀신보는 친구가 있다고 한게 퍼뜩 떠올랐다. 그친구가 이친구 였나보다.
친구는 계속이어나갔다.
"이게 나같은 사람은 워낙 자주보니까 그냥 그런데, 볼라고 마음 먹으면 방에도 있고, 우리방 앞에 있고, 베란다에도 있고, 많다. '
친구는 영웅담처럼 계속 해서 이야기를 해줬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그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많은 이야기들을 해서 다 적긴 어려울것이다.
단지 그 친구가 했던 마지막 당부의 말이 떠올랐다.
'책상 밑 , 장농 위, 그리고 뭔가 습하고 어두운곳, 우리가 굳이 찾아서 보지 않으면 보지 못할 곳을 끊임 없이 응시하면서 마치 뭔가 있을것이다....있을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언젠간 한번은 꼭 보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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