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유령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도시다. 특히 런던탑과 햄프턴궁은 런던에서 가장 오싹한 장소로 손꼽힌다.
유령이 나타난 도시를 소개하는 히스토리 채널 ‘세계의 유령을 만난다’가 16일 런던 햄프턴 궁에 얽힌 전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지만 햄프턴궁 유령 이야기는 최근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2003년 햄프턴궁측은 폐쇄회로에 헨리 8세로 추측되는 유령이 나타났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햄프턴궁 관리소가 설치한 CCTV에 잡힌 헨리 8세로 추측되는 유령(흑백사진)은 당시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호사가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1515년, 런던 서쪽 교외 템즈 강변에 세워진 햄프턴궁은 온갖 유령들이 나타난다는 말이 떠돈다. ‘유령의 도시’의 저자 리처드 존슨은 “여기에 유령이 없다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며 햄프턴궁에 출몰하는 유령의 존재를 확신했다.
특히 헨리 8세의 다섯 번째 아내 캐서린 하워드의 유령 목격담이 가장 인상적이다. 캐서린의 얽힌 전설은 다음과 같다.
방송에 따르면 캐서린은 어린 나이에 헨리 8세와 결혼했지만 왕의 총애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캐서린은 토머스 콜페퍼라는 젊은 남자와 바람을 피웠고 그 사실을 왕에게 들켰다.
왕의 처분을 기다리며 근신하던 그녀는 어느 날 왕을 설득하겠다며 뛰쳐나갔다. 왕의 기도실앞에서 문을 두드렸지만 헨리 8세는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캐서린은 병사들에게 끌려나와 다음 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 후 햄프턴궁엔 캐서린을 봤다는 증언이 계속 터져 나왔다. 목격자들은 캐서린이 소리를 지르며 복도를 돌아다닌다고 밝혔다. 특히 그녀가 체포된 기도실 앞에 자주 나타났다는 것. 심지어 단체관광객들 가운데 일부 여성들은 기도실 앞 같은 지점에서 기절한 사건도 일어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두려움에 떨며 갑자기 한기를 느꼈고, 뭔가 자신의 목을 베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햄프턴궁 총 책임자 데니스 맥기네스 또한 방송을 통해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기도실 문 반대편에 서 있는데 순간적으로 뼛속까지 스며드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다. 당시 옆에 있던 관광객들은 맥기네스씨가 유령을 통과하는 것을 봤다며 경악했다.
확인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맥기네스씨는 “처음 느끼는 극한의 공포였다”며 “뼛속까지 스미던 그 때의 공포를 말로 할 수 없다”고 밝혔다.
1078년 정복왕 윌리엄이 만든 런던탑은 헨리 8세 두 번째 부인 엔 블레인을 비롯, 수많은 왕비, 여왕, 귀족들이 비명횡사한 곳이다. 불행한 죽음이 많았던 탓인지 런던탑 유령 목격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전되고 있다.